사실 저는 제가 꽤나 대중적인 취향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째 작년 한해 동안은 일반적인 평가와는 꽤 반대되는 작품들만 재미있게 즐겼던것 같습니다.
에이스컴뱃7을 역대 에이스컴뱃중 가장 재미있게 즐겼고..
그 후 데이즈곤은 좀비 게임중 가장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데스스트랜딩도 좋았고, 게다가 최근 플레이한 메트로 엑소더스는 제 개인적으로는 작년 고티를 주고 싶네요.
에이스컴벳은 이전에 묶어서 짧은 감상을 남겼으니 넘기고,
데이즈 곤은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게임의 흐름을 완벽하게 조율해 냈죠.
특히나 약탈자 캠프->좀비 소굴->빠른이동의 가능 이라는 사이클은 반복식 플레이 임에도 내 스스로가 해야하겠다는 목적이 부여됩니다.
해당 지역이 안전해져야 빠른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역의 위험->좀비소굴을 토벌해야할 목적->이를 위해 좀비의 소굴을 표시한 지도의 필요성->해당 지도를 얻을 수 있는 약탈자 캠프의 토벌.
오픈월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반복 퀘스트인 '적기지 점령'의 당위성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재미있는 사이클로 제시하는
이 기획이야 말로 데이즈곤의 가장 뛰어난 부분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오토바이 연료나 주섬주섬 폐지모아 무기를 쓰는 서바이벌의 분위기도
이런 요소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부분이었죠.
위험한 영역을 안전한 지대로 바꾸었을때의 재미.
디스토피아, 또는 포스트아포칼립스 류의 장르 자체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를 이렇게 풀어낸 기획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데스스트랜딩도 역시 아주 번뜩이는 기획이 돋보였는데요
한때 유행했던 유로트럭 시뮬레이션이라고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한 배달을 하는 게임인데도 너무 재미있어서 멍하니 몇시간이고
시간을 녹여내는 게임으로 유명했죠. 이처럼 단순한 '이동'에 재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꽤 예전부터 있어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데스스트랜딩이 보여준 이동/배달의 재미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위의 데이즈곤에도 그렇지만 해야할 목적, 즉 당위성이 부여되었을때 유저는 몰입하게 되고, 거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이를 풀어가는 과정의 재미까지 존재한다면, 해당 장르를 원하던 플레이어에게는 완벽한 선물이 되어줄 수 있다라는 것을 알게된 게임이었습니다.
물건 배달이라는 플레이에 이처럼 다양한 요소를 녹여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 또 감탄.
아주 단순한 발상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경우가 있죠. 스티브 잡스가 제시했던 아이폰과 아이폰을 통해 보여주었던 새로운 UI가 어느 순간 모든 휴대폰의 '기준'이 되었듯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코지마 히데오는 역시 대단한 천재가 아닌가 생각 된 게임이었습니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경험이었지만, 사실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온전히 제가 너무나도 선호하는 분위기와, 스토리였던 탓이긴 하니까요.
멸망한 세계의 열차를 타고 달리며 각 지역을 탐방하고,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찾아간다는 이 줄기 자체가 제겐 너무나도 매력이었습니다.
극한의 김장감이 부여 되는 멸망한 세계의 탐험과 안전함과 행복이 있는 열차안의 생활.
이 이분법이 만드는 재미는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봄부터 겨울까지 이어지는 1년 동안의 변화는 마치 라스트 오브 어스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인생처럼 온갖 역경과 사건들이 다가오고 그걸을 견디고 이겨나가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주인공 아티욤(아르티옴)의 엄청난 활약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도 주었구요.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여러 세력들과 갈등을 풀어내는 스토리 텔링까지.
이렇게 찬양만 하기에도 부족할 정도인데 욕하지 않을 수 없는 모랄 포인트를 위한 잠행플레이의 강요만큼은 제게도 큰 단점이기는 했습니다 ㅋㅋㅋㅋ
전투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 놓고 선엔딩을 보려면 싸우지 말라고?=_=???
....
그러나 역시 과거 수많은 전례가 그러하듯, 스토리 텔링이 먹혀 드는 순간 그런 단점은 다 희석이 되는 것 같네요.
하지만 이런 잘만든 게임들만 했더니 이제 슬슬 쉽-덕 게임을 하고 싶은 욕망이 들끓기에,
저는 신사쿠라 대전과 이스9를 즐기러 이제 가볼까 합니다.
후, 쉽덕후 주제에 트리플A게임을 너무 많이 해버렸잖아? A급 냄새가 묻기 전에 어서 덕후의 땅으로...
(IP보기클릭)39.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