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시골 학교 체육 교사가 되셨고 다른 지방에서 여행 온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 저를 나으시고 제가 두 살이 되던 해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버지는 20대 중반 팔팔 하던 시절이라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엔 장발에 오토바이가 유행 이였다고 하더군요.
출근길이 멀어 아침 일찍 나서시는 아버지를 어머니는 그날따라 느낌이 안 좋았다고 합니다.
안 좋은 예감은 왜 언제나 잘 맞는 걸까요?
중앙선을 넘어오던 트럭과 부딪혀 아버지는 크게 다치셨고 병원으로 간 할머니와 어머니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의사 말로는 포기하시라고 빈사상태라고...
어머니랑 할머니는 엉엉 우시며 안 된다고 의사 선생님을 붙잡고 살려내라고 억지를 부리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 8일째 아버지가 의식 불명이던 날...잠깐 눈을 붙이시던 어머니 꿈에 엄청 덩치가 크신 아저씨 한분이 관을 하나 끌고 가고 계시더랍니다.
그 관속엔 아버지가 들어가 계신데 입모양은 살려달라고 하는 것 같았답니다.
어머니는 다짜고짜 쫓아가서 관을 끄는 아저씨를 말렸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내려달라고 매달리고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아저씨는 관을 턱 하고 놓으며 끌고 갈수 있으면 끌고 가라라는 말을 나기고 사라지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 무거운 관을 죽을힘을 다해 끄셨다고 합니다. 도저히 안 끌리자 아버지를 관속에서 빼내어 발목을 붙잡고 뒤도 안보고 질질 끌고 온 길로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잠에서 깼는데 그 꿈을 깨자마자 아버지가 눈을 뜨셨단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처음 깨신 아버지는 정신이 온전치 않으셔서 오락가락 하셨는데 며칠이 지나 어느 정도 정신이 드셨는지 아버지도 꿈 이야기를 어머니께 하시더랍니다.
꿈에서 깨기 전 아버지는 중학교 때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그 꿈속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의식불명이던 며칠간 계속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꿈을 꾸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몹시 화를 내시며 큰 빗자루로 아버지를 때리시며 왜 일찍 와서 이러느냐 얼른 다시 가거라라는 말을 하시며 혼을 내셨답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무서웠지만 어릴 적 받지 못한 아버지의 그리움 때문이셨는지 가기 싫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밀치셨고 결국 집 앞의 연못으로 밀려 빠지셨습니다. 그리곤 허우적대며 살려달라고 소리치셨는데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욱 깊숙이 빠져들어 가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올라가야만 살 것 같은 느낌이셨는데 누군가 자꾸 발목을 당기는 것 같아 연못 바닥 쪽을 바라보니 어머니가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던 것이였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아 이곳이 사는 곳이 아니구나 어머니 쪽으로 가야겠구나 하고 그 힘에 이끌리듯 연못 속으로 들어가셨는데 그때 정신이 돌아오셨다고 하십니다.
어머니의 꿈에 아버지 발을 끄시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는 다시 깨어나셨을까요?
지금도 아버지의 얼굴에는 그 때의 사고의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고 무언가 이해를 할 때 쯤 이 꿈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처음 들을 땐 무서웠지만 지금은 참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따뜻한 이야기 같습니다.
저승사자에게서 구해내신 어머니
어머니를 보고 살길을 찾으신 아버지 두분이 더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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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재밌고 따뜻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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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재밌고 따뜻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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