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와치독 1, 2다.
따로 따로 하자니 그냥 유비 게임이라서 따로 떼놓고 할 말이 없어서 엮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
전문용어로 떨이, 땡처리라고 한다.
* 와치독은 해킹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터치 한 번으로 도시를 내 마음대로 막 쭈물럭 쭈물럭 할 수 있다.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 이제는 설명하기도 귀찮을 지경인데.
유비 게임이 늘 그렇듯 신박한 소재 위에 재미 없는 플레이를 씌웠다.
하품이 다 나올 지경.
* 이야기와 완전히 동 떨어지게 느껴지는 반복퀘와 건조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도통 흥미가 붙질 않는다.
그냥 오픈월드 뽕, 그래픽 뽕, 분위기 뽕만 믿고 가야 한다.
* 그나마 1편은 각 미션들이 단순해서 속도감이 있는 편이었다.
금방 금방 진행이 가능하다.
이런 미션제 게임은 속도감과 리듬감이 무척 중요하다.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도 멋있었고.
그리고 마지막 미션에서 도시가 개발살 날 때도 제법 멋이 있었다.
원래 어지간한 게임은 시작과 끝이 좋으면 중간이 좀 지랄 같아도 나쁘지 않은 게임으로 기억되는 법이다.
*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유비는 2편에서 주인공을 교체해버린다.
이거 얘네 고질병인 것 같다.
기껏 1편에서 에이든 피어스라는 뻔하지만 멋진 배드애쓰 캐릭터를 뽑아 놓고 바로 버려버린다.
2편에서는 웬 집중력 떨어지는 애송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 유비측에도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와치독을 어쌔신 크리드처럼 무한으로 뽑아먹어야 하는데 캐릭터에 귀속 되면 이야기가, 세계관이 뻗어나가질 못 하니까.
그래서 캐릭터를 버리고 시리즈 간의 연결 고리는 최대한 느슨하게 하는 거다.
어크 같은 경우도 보면 산업혁명 시대 영국 갔다가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갔다가 바이킹 시대 가는 게 캐릭터를 내다 버려서 가능한 거다.
* 잘 만들면 캐릭터를 살리면서 세계관도 확장할 수 있을 텐데 참... ...
캐릭터를 만들어서 키울 생각을 안 하고 냅다 버리다니. 기업 단위의 자해 같은 걸까?
그래놓고 나중에 유비판 히오스 같은 폰 게임을 내놓더라.
이러니까 샘 피셔가 신작도 못 내고, 은퇴도 못 하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기나 하지.
초대 주인공인 에이든 피어스도 와치독 리전의 시즌패스 팔이 인질로 쓰이더라.
븅신들.
* 2편은 그냥 맵이 커지고 전작의 간편했던 과정을 번잡하게 늘어놓았을뿐이다.
원래 있었던 걸 더 잘게 쪼개서 늘어놨으니 많아 보일뿐이다.
스킬이 많아진 것까지는 좋은데 그만큼 번거롭게 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단순히 경험치뿐만이 아니라 특정 지점에 가서 수집품을 먹어야 스킬이 언락이 되는 경우가 생겼다.
장치 해킹도 선택지가 늘어났지만 어차피 쓰는 거만 쓰는지라 의미도 없고,
전작에서는 원터치로 쫓아냈던 경찰차가 진짜 미친 새끼들처럼 죽어라고 따라붙고,
수집품은 진짜 말도 안 되게 꽁꽁 숨겨놔서 드론 두 개 동시에 돌리면서 구석구석 뒤져야 되고.
진짜 유비소프트 뒤졌으면... ...
* 기절 시키면 나중에 다시 일어나는 기믹이 생기는 바람에 전기총이나 트랩이 크게 의미가 없다.
트랩으로 기절시킨 놈은 가까이 가서 소음기 달린 총으로 확인 사살을 해야 한다.
아니 십... 시체 치우는 기능도 없는 게임에서 기절한 놈이 깨는 기믹을 대체 왜 넣음?
후속작이랍시고 시스템과 플레이에 덕지덕지 뭐가 붙었지만 그로 인해 플레이의 상쾌함이나 리듬감이 팍 죽었다.
* 스토리도 재미 없다.
유비소프트에서 만드는 설정은 참 멋있지만 왜 스토리는 재미가 없을까.
이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연출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냥 애들이 멀뚱멀뚱 서서 대화를 나눈다거나, 카메라 시점이 정적이라거나.
와치독 1, 2는 위쳐나 매스이펙트처럼 자동 애니메이션을 자주 쓰지도 않았는데, 그럼에도 보는 재미가 없다.
* 퀘스트를 통한 이야기도 연속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야기가 주체적이지 못 하고 반복퀘 위에 형식적으로 덧씌워진 느낌이 진하게 풍긴다.
누가 게임 하는데 스토리 따지냐면서 뭐라 뭐라 할 수도 있는데, 이야기는 잘 짜기 위해서 딱히 돈이 들지 않는다.
모션 좀 삑나거나 텍스쳐 약간 아쉽거나, 몸이 옷을 통과하는 걸로 개지랄하는 것보다는 양심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오픈월드 게임이라 제작비 오지게 드는데 거기다 대고 돈 더 투자하라고 하는 것보다는
돈은 안 들지만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 잠깐 딴 이야기 하자면.
했던 이야기 자꾸 또 하는 것 같지만, 그리고 이미 지난 게임에 이런 이야기 하는 게 의미는 없지만.
이동하면서, 운전하면서 대사 나오는 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더빙 된 게임 아니면은 플레이 도중에 자막을 읽을 수가 없다.
자막을 읽으면 플레이에 집중이 안 된다.
모든 시장에 더빙으로 발매하는 것도 아니고, 영어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팔아먹을 것도 아닐 텐데,
제작 효율이야 좋겠지만 글로벌 판매 전략에 어울리는 방식이 아닌 것 같다.
* 퀘 도중에 유비가 함정처럼 심어놓은 수집품이나 반복퀘의 유혹에 걸려서 잠깐 빠지면 더더더더더욱 몰입감이 깨져버린다.
전에도 이야기 한 거지만 나는 유비소프트가 그 알량한 자유도에 대한 미련을 버렸으면 좋겠다.
메인퀘 하다가 수집품 먹으러 가고, 섭퀘와 메인퀘를 마구잡이로 병행 하고.
이런 자유도가 게임에 어떤 이점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도리어 몰입감을 해치고 유저를 방황하게 만든다. 게임을 재미 없게 만든다.
나는 게임을 구매했고 게임이 준비한 즐거움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다.
게임을 재미 없게 만들지만 왠지 안 하기도 뭐한 반복퀘, 수집품과 밀당하면서 신경전 벌이고 싶지 않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 고의로 반복퀘와 수집품을 무시하는 것도 싫고 힘들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 자유도라는 건 시작하자 마자 우호적 NPC의 대가리를 날려도 진행이 되는 베데스다식 게임에나 어울리지,
유비처럼 각 스튜디오에서 팔 다리 머리 다 따로 만들어서 대충 결합하는 공산품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 자유도 챙길 거면 한 미션 안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걸 잘 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다양한 스킬과 아이템이 있으니까 유저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마인드로 적 거점에 적들을 대충 아무렇게나 욱여넣었다.
얘네들은 자유도를 논할 자격이 없다.
* 유비는 2편부터가 시작,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이라는 말을 듣고 솔깃 했는데.
내가 봤을 때는 아니다. 차라리 1편이 더 낫다.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는 개인 취향으로 넘기더라도, 지나치게 사족이 많은 붙은 후속작이었다.
1편이 더 직관적이고 손에 착 붙었다.
* 내가 봤을 땐 한국 직원이 인터넷을 통해 프레임을 짜는 거 같다.
짝수 징크스라거나 그래도 할 만 하다거나, 악평하면 '취향에 안 맞으시나 보네요 ㅎㅎ' 라고 댓글 달린다거나 등등.
최근의 와치독 리전도 웃긴 짤 똑같은 거 계속 올라오는 거 보면 이거 수상한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나.
와치독의 악덕 기업이 하던 짓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와씨, 소름...;;;
<특징>
사람 대가리만한 밥덩이에 티스푼으로 고추 참치를 딱 한 번만 바른 삼각 김밥 같은 오픈월드 게임.
<장점>
그래픽이 좋음.
오픈월드임.
반복적이긴 해도 어쨌든 컨텐츠는 많음.
<단점>
재미가 없음.
각각의 컨텐츠가 과도할 정도로 반복적임.
(2편)명색이 후속작이면서 전작과의 연결성이 거의 없음.
(2편)조작 해야 할 버튼이 괜히 많은 느낌.
(2편)유쾌한 하이틴 너드, 힙스터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주인공들이 실탄을 사용하는지라 괴리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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