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번엔 진짜 죽을 뻔 했다."
어떻게든 중간 보스로 추정되는 쉐도우를 처리한 나는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바닥에 주저앉아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있으니-
"남자가 그 정도로 엄살은-"
아루스 녀석이 나를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작게 혀를 찼고, 내 옆에서 괘씸하기 그지없는 가슴이 흔들릴 정도로 거칠게 숨을 헐떡이던 '닥터'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미안해. 아루스. 나도 조금-"
"뭐- 마스터 같은 경우는 이번이 '첫 작업'이니- 어쩔 수 없지. 그나저나 괜찮은 거지? 물 줘?"
라고 아루스에게 사과하자, 아루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을 권했다.. 어이- 나랑 대우가 다르잖아? 이 망할 바이러스 정령. 나는 그런 그녀의 차별대우에 작게 눈썹을 찌푸리며-
"남녀차별 금지. 슬슬 내게도 데레를 보여줘라."
"... 정말이지."
검은색의 미니스커트 수녀 복 어디에서 꺼냈는지 모를 물병을 '닥터'에게 건네주고 있던 아루스에게 항의하자, 아루스는 퉁명스럽게 또 하나의 물병을 내게 던졌다.
"아-! 고마워. 잘 마실게."
"딱히- 그나저나 이제 슬슬 끝이 보이네. 이 팔라스도-"
그녀가 던진 물병을 가볍게 낚아채며 감사인사를 하자, 아루스는 여전히 퉁명스러운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눈앞의 '계단'에 손을 얹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역시 이 다음이 마지막 층. '그녀'가 기다리고 있어."
"드디어- 인가? 정말이지. 전직 만화가답게 골 때리는 '팔라스' 였어."
"아아- 동감이야. 두 번 다시 여기는 오고 싶지 않아."
나의 중얼거림에 닥터는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계단에서 손을 때고 천천히 눈을 뜬 아루스는 나를 쳐다보며-
"하지만, 이 위는 '역시' 잠겨있어. 열쇠는-"
"아아- '이거'지?"
라고 말하기에 나는 주머니에서 지금까지 모은 '마음의 파편'들을 꺼내 아루스에게 건네줬고, 닥터는 내가 아루스에게 건네준 파편들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저기- 혹시나 싶어서 확인하는 건데- 나 때도 그랬어?"
"뭐, 괜찮아. 문제 없어. 나는 친구가 별로 없고, 입이 아마도 무거운 편이니까."
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묻기에 나는 그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대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위로의 말을 전하자, 그녀는 홍당무처럼 붉어진 얼굴로 이미 '가면'으로 가려진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확실히- 안 그랬으면 그렇게 자세히 알 리가- 하지만- 이렇게 적나라게- 이츠카라면 모를까- 하필이면-"
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을 하기에 나는 그녀에게 딴죽을 걸었다.
"어이- 내가 어때서?!"
"너는 성가시고, 무신경하며- 성격도 나쁘잖아."
"아- 그건 확실히 그러네."
"거기서는 부정해야 할 대목 아니야?"
뭐, 그렇지만- 역시 부정을 못하겠다고 해야 하나? 역시나 날카롭게. 후타바. 라고 속으로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아루스는 기가 막힌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뭐, 틀린 말은 아니니까- 어찌됐든 이제 슬슬 가자고."
"아아-"
라고 제안하기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가면을 쓰고, 가볍게 기지개를 핀 후. 후타바를 향해 손을 내밀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가볼까? 의뢰인 씨."
"아아-"
후타바. 아니, 닥터를 일으킨 나는 그녀들과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은 꽤 길었다. 짜증날 정도로- 이거 돌아가는 길이 걱정- 어라?
"아- 그러고 보니- 우리. '그녀'를 훔치고 난 후. 어떻게 여기를 빠져나가지?"
""... 아.""
라고 문뜩 머리 속에 떠오른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자, 뒤따라 걸어오던 닥터와 아루스는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내뱉었다. 어이어이-
"저기- 닥터. 아니, 의뢰인 씨. 일단 이 섬의 비밀기지는 의뢰인 씨 덕분에 들어왔으니- 나오는 방법도-?"
"... 미안. 이 비밀기지에 침입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아루스. 혹시나 싶어서 묻는 건데- 비밀 통로 같은 건?"
"... 없어."
닥터와 아루스의 대답에 나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들-"
"조, 조커야말로- 아무 생각 안 했잖아."
어이가 없어서 그녀들을 쳐다보고 있자, 아루스가 적반하장으로 화냈다. 뭐, 그렇게 말하면 나도 할말이 없잖아.
"... 잠깐 생각 좀 정리할게."
그렇게 말한 닥터는 바닥에 주저앉아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혼잣말하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일단 '그녀'를 훔치고, 팔라스에서 탈출하는 것은- 쉐도우들이 걸리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하지만, 팔라스 바깥으로 나와도 여기는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작은 섬이자 DEM사의 실험기지. 우리끼리라면 어떻게든 나올 수 있지만- '그녀'까지 데리고 나가는 것은 무리. 여차하면 '그녀'에게 탈출을 협력- 하지만, '그녀'의 체력이-"
"... '그 녀석'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할까?"
탈출방법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닥터에게 그렇게 한마디를 하자, 그녀의 옆에 주저앉아 계단에 손을 얹고 있던 아루스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 여자'에게요?"
"뭐, 그 녀석도 '그녀' 를 노리고 있으니까 협상만 잘 하면-"
"싫어."
라고 대놓고 싫은 티를 냈고, 닥터도 오만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그 녀석과 닥터는-
"죽어도 그 여자만큼은-"
"... 알았어. 그렇다면- 일단 '그녀'를 훔치자. 그리고 '그녀'와 함께 이 섬에서 나올 방법을 생각하자. OK?"
"... 그거 결국 뒤로 미루는 거-"
"... 저기. 나 말이야. 이 섬에서 탈출하면 햄버거를 먹을 거야."
"어이- 그거 사망 플래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누그러트리기 위해- 80%의 본심을 담은 농을 던지자, 아루스는 흠칫 몸을 떨며 딴죽을 걸었다.
"아하하- 아루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나는 그런 그녀에게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띄우며 반박했다.
"사망플래그는 말이야. 많이 세우면 세울수록 오히려 생존플래그가 늘어난다구."
"... 그럴 리가-"
"그러니까 꼭 살아서 햄버거를 먹자고-"
"... 나는 햄버거보다 만두가..."
"그래? 그렇다면 이 마지막 임무를 해결하면- 내가 거하게 한 통 쏠게."
"진짜?"
"..."
아루스와 나의 만담에 후타바 녀석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래. 무사히 돌아가면 파티를 하자. 야토가미 양이나 이츠카도 불러서-"
"어이-!"
라고 망언을 하기에 나는 무심코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 녀석. 이츠카 녀석은 둘째치고, 그 글러트니를 부르겠다니-?!
"후타바! 네 녀석이 지금 무슨 말을 한 건지 알아?! 내 통장잔고를 살해할 생각이냐?!"
"네 지갑의 목숨이 사라지는 대신 우리가 살수 있다면- 당연히-"
"... 우후후. 기대되네. 마스터."
"아아-"
그런 폭언과 망언을 하며 유유히 계단을 올라가는 두 녀석을 보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너희들. 돌아가면 각오해."
그녀들의 뒤를 따랐고, 얼마 오르지 않아 커다란 문이 우리를 반겨줬다.
"아루스."
"아아- 이 앞에 있어. 문 열까?"
"응."
아 루스의 질문에 나와 닥터는 무기를 꺼내 들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루스는 어느새 하나로 합쳐진 마음의 파편. 아니, 조각을 꺼내 문에 가까이 대자, 조각에서 빛이 나더니- 문이 저절로 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섰다.
"... 어라? 오랜만의 손님인가?"
안은 굉장히 넓고, 기묘한 공간이었다. 역시 만화가답게 상상력이 뛰어나구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방안에는 두 명의 소녀가 있었다. 그 중에서 검은색의 반투명한 수녀복을 입은 회색 빛 머리카락의 소녀는 금색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우리들을 반겨줬다.
"반가워. 소년소녀제군들. 나는 니아. 지금 절찬 친구 모집 중이야. 아- 거기 있는 소년은- 소년만 원한다면 '애인'도-"
"진짜? 하지만- 으음- 역시 가슴이 조금 아쉬- 하지만, 허벅지가 아주-"
"어이-"
수녀 아가씨의 말에 나는 반투명한 수녀 복에 어렴풋이 보이는 몸의 라인을 관찰하며 무심코 감상평을 내뱉자, 닥터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고, 아루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죽어."
"큭-!"
라는 독설과 함께 나의 정강이를 찼다. 그러자 수녀 아가씨는 깔깔깔 웃으며-
"아하하- 재미있는 소년소녀제군들이네. 마음에 들어. 아- 그런데 이 언니는 말이야- 외로움을 잘 타는 주제에 겁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그, 그만-"
라고 무언가 말하려는 것을 우리들의 눈앞에 서있는 수녀와 붕어빵처럼 똑같은 얼굴에 구속복 차림을 한 소녀가 힘겨운 목소리로 중간에서 가로채며-
"말... 하지마..."
"어째서? 나는 겁쟁이잖아?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인간은 원래 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너는 그 추악한 면이 무서워서- 2차원으로 도망쳤지?'"
"그만..."
"그런 주제에 3차원의 친구를 원하며 그렇게 어느 정도 좋아하게 된 사람이 생기면- 또 호기심에 못 이겨-"
"그만...해... 말하지..마."
"라지엘을 열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검색하려고-"
"제발-! 그만해-!"
라고 말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에 닥터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녀들에게서 고개를 돌렸고, 아루스는 작게 혀를 찼다. 그리고 나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전부 사실이잖아? 또 하나의 '나'."
"-아니야... 아니라고-! 너 따위-!"
"... 아아. 저질러버려. 속 시원하게-"
자기 자신을 '부정'하려고 하는 '그녀'. 혼죠 니아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로 응원했다.
"그리고 마주하는 거야."
"-너 따위 내가 아니야!"
"우후후후- 그래. 나는 네가 아니야. 내가 바로 진짜야. 내가 바로 '나'야!"
"자기 자신과-"
니아의 외침에 그녀의 쉐도우는 검게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그 모습이 변형되기 시작했다. 몸이 커지고, 날개가 생기고, 팔다리가 변형되어-
"아..."
"나는 그림자. 진정한 나. 자- 소년소녀 제군들. 나와 친구가 되지 않겠니?"
해골 지팡이를 든 거대한 파리의 모습으로 변한 '그녀'는 유쾌하게 웃으며 우리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 그건 좋은데-
"위... 위험해."
몇 번의 '실전'이라는 것을 경험해봐서 그런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저건- 위험하다고-
"... 무, 무리야."
탐지계통 능력이 없는 나와 닥터조차도 그렇게 느낄 정도로 위험한 기척에 탐지계통 능력이 있는 아루스는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우리들에게 말했다.
"저, 저건- 우리들의 힘으로 상대하게 무리...."
... 이럴 줄 알았으면 사망 플래그 적당히 새울걸. 라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작게 심호흡을 한 나는 아루스와 마찬가지로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하고 있는 닥터에게 말했다.
"후타바."
"왜?"
"괜찮아?"
"솔직히 무리."
-그렇겠지? 나는 이번에는 아루스에게 말했다.
"아루스."
"응?"
"움직일 수 있어?"
"일단은-"
"그래? 그렇다면- 최후의 수단을 써야겠군."
"최후의 수단?"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루스와 닥터에게 나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전속력으로 니아에게 달려가-
"-튀는 거야!"
"에?!"
당혹감에 물든 그녀를 들쳐 매고, 이미 뛰기 시작한 아루스와 닥터와 함께 전속력으로 아직 열려있는 출구 쪽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하늘 위에 떠있던 파리는-
"헤에- 숨바꼭질? 재미있겠네? 부흐다인."
라고 웃음소리를 내며 빙결 계 최고주문을 사용했다. 잠깐- 마법은 반-
"킹 프로스트!"
어떻게든 마법이 직격하기 전에 갑옷을 입은 거대한 눈사람 형태의 페르소나. 킹 프로스트를 꺼내 그녀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좋아. 이렇게 방어를 굳히고, 이대로 방 밖으로 빠져나오면-
"... 메기도라."
"아- 만능계는 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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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 드디어 내가 히로인인 소설이 떴다!! 그나저나 페르소나 시리즈라니- 명작이지. 그래서 나는 어느 아르카나야? 영겁? 아... 혹시 벨제붑이 나왔으니- 악마? 잠깐- 그거 조연 커뮤.... 설마.... 패배의 연인은-
쿠로코아: ....
[시선회피] 사실 니아 씨를 포함해서 몇몇을 제외하고 아직-
니아: 헤에- 히로인인 나를 제외하고, 누구누구를 정했어?
쿠로코아:.... 달: 토카. 사형수: 요시노. 악마: 쿠루미.
니아:... 꽤 납득이 되는 아르카나 선택이군.
쿠로코아: 아루스 마리나: 별. 닥터(후타바): 연인.
니아:.... 오리캐가 연인? 뭐, 연인은 패배 플래그니까- 뭐...
쿠로코아: 영겁: 이츠카 시도..
니아: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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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녕하세요. 지금 니아 님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쿠로코아입니다. 일단 페르소나 5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번 저질러 봤는데요. 아마 신작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일단 기본 틀은 페르소나 5에서 많이 가져왔습니다만- 이래저래 짬뽕입니다. 또 하나. 다음화에 주인공은 죽습니다.[응?] 또 한가지... 아르카나는 바뀔지도 모릅니다. 네, 이러면 됬죠? 니아 님?![]()
추신)재목을 어떻게 해야 하나? 데이트 어 페르소나는 묘하고- 으음- 조언 부탁.
추신) 그래도 영겁(진 히로인)은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