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파파!"
"...응? 왜 그러니. 리오?"
리오가 수즙은 얼굴로 다가가자 시도는 흐뭇한 얼굴로 웃으면서 리오를 바라봤다.
"파파는 리오아 좋아?"
"물론이지. 파파는 리오가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
"정말? 리오 기뻐! 헤헤헤...리오도 파파가 세상에서 제일!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
그 말에 시도는 정말로 기뻐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서 리오를 쓰다듬었다.
"엔젤 스마이이일! 아아...리오. 요시요시농 해줄게!"
어째 위험하게 들리는 말이었지만, 요시요시농이란 그냥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말했다. 시도는 인생의 쾌락의 끝을 달리는 것 마냥 리오를 쓰다듬었고 리오 역시 기분이 좋은지 아기고양이처럼 눈을 감으면서 기뻐했다.
"저기, 파파."
"응?"
"파파는 바쁘지? 어른들은 죄다 바쁘다고 코토리 쨩이 그랬어."
어느새 고모에서 다시 쨩으로 바뀐 리오의 호칭을 코토리가 듣는다면 눈썹이 흔들리겠지만, 그건 그냥 재쳐두고 시도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뭐, 추후에는 그렇겠지...?"
"그렇구나! 그러면 파파가 힘들지 않도록, 리오가 파파의 신부가 되서 파파를 챙겨줄게!"
그 말은 이제껏 들었던 말들 중 가장 마음속 깊은 곳을 정화해주는 말이었다.
...아아. 이토록 사랑스럽다니, 살아있길 잘 했다. 내가 묻혀지기 전까지 리오의 주변에 남자는 얼씬도 안 하게끔 할 것이라 결심한 시도는 손에 힘을 꽉 쥐고서 기쁨의 눈물을 흘렀다.
하지만 그랬던 리오가 지금은....
"소노라미 씨. 옆에 앉아도 될까?"
"리오 쨩. 단 거 좋아하지? 이 조각 케이크 리오 쨩이 먹어줘!"
"리오. 이따가 학교 끝나면 나랑 같이 하교길에 어울러 줄래?"
"옆 반의 미나모토인데 기억하고 있어? 리오 쨩"
학교 점심 시간. 수많은 남학생들이 리오의 주변에 얼씬 거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같은 반의 학생들 뿐 아니라, 다른 반의 남자애들이 수즙은 얼굴로 리오에게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리오의 외모는 지나치게 눈에 띄었고, 귀엽기까지 했으니 무척 당연했다. 시도가 봐도 자신의 딸은 세상에서 제일로 귀여운 생물체였다.
그런데 그 치명적인 귀여움 때문에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었다.
리오를 좋아하는 남자애들의 존재는 너무나도 신경에 거슬리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성으로 부르는 것은 극소수. 대부분이 이름으로 부르고 심지어는 쨩을 붙었다. 감히 시도도 안 붙이는 쨩을 붙이다니...도저히용서가 되지 않았다.
시도는 마음속 깊은 곳을 진정시키며 오리가미가 준비해준 리오 학교 주변에 설치된 47개의 카메라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참고로 이 카메라들을 설치해준 대가로 시도는 자신의 팬티 5장이랑 베게와 이불시트그리고 땀이 배인 체육복이랑 등가교환했다.)
"...으으으. 감히 저 천한 것들이 내 인생 최대의 보물을...!"
이를 갈면서 매서운 눈으로 스마트폰 모니터 너머의 남학생들을 노려보는 시도의 그 모습은 무척 꼴 사납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한편, 그런 시도의 모습을 근처에서 바라보고 있던 같은 반 학생들이 수상하다는 식의 표정으로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왜 저러는 거야? 이츠카 군. 평소에 짓지 않던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혹시 지금까지 우리가 지적했던 게 쌓여서 저렇게 분노로 이성을 잃은 거야?"
"정말 깬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지금 시도에게는 도저히 신경 쓸만한 가치도 없었다.
근처에 지나가던 토노마치가 "뭐야, 이거? 도촬...일 리는 없고. 대체 무슨 동영상이야? 응? 주소 좀 알려줘!" 라면서 방해했지만 시도는 그저 무시하면서 귓가에 꽂은 이어폰으로 상세한 내용을 들으면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오른손을 부르르 떨었다.
한편 아직까지 주변에서 얼쩡대던 토노마치의 두 눈이 휘둥그래 떠지면서 곧 난리법석 떨기 시작했다.
"오오옷. 저기 있는 것은 리오 쨩이 아닌가? 자칭 이츠카의 딸! 어때? 장래에 동갑내기의 사위가 필요하지 않아? 장인어른...쿠허어어억?!"
토노마치가 장난 삼아 내뱉은 농담은 시도의 귓가에 뚜렷하게 들렸다. 시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산달폰을 출현시킬 것 마냥 안광을 불태우면서 그대로 토노마치에게 아이언크로우를 작렬시키면서 중얼 거렸다.
"너도 나의 리오를 노리는 거야? 나의 리오를 노리는 거지? 나의 리오를 노리는 거 구나? 응?"
그런 시도의 짙은 살기에 반응하면서 주변의 클래스메이트들이 말리기 시작했다.
"이, 이츠카 군. 갑자기 왜 그래?"
"그래 맞아. 아무리 열 받는 유인원이라 해도 죽이면 범죄라고?"
"정말 깬다~."
그렇게 안전부절 못 하면서 멀리서 말리는 아이마이미이 트리오랑 직접 몸으로 막아서는 이들도 있었다.
"자, 잠깐 기다려봐. 시도. 토노마치 군이 그냥 농담하는 거야! 진심일 리가 없잖아!"
난처하게 웃으면서 아이언클로우를 날리고 있는 오른팔을 붙잡고 있는 린네나
"시, 시도. 대체 요즘 왜 그러는 거냐? 이런 것은 시도가 아니다. 오리가미. 너도 아까서부터 비디오만 찍지 말고 좀 도와다오!"
시도를 붙잡으면서 진정시키려는 토카나 방관자인 채로 시도의 새로운 모습을 찍어서 기록하려는 오리가미 등등 시도의 교실은 그 어느 때보다 떠들썩 했다.
그렇게 하교시간이 찾아오고 시도는 재빨리 린네와 리오가 머무는 정령멘션으로 전진했다.
그 속도는 실로 야마이자매와 비교해도 손색이 전혀 없었고 주변에서 지켜보던 모두가 '이츠카 녀석 뭐 잘못 먹었나?'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시도는 남들의 시선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지금 머릿속에서는 리오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리오의 방 문 앞까지 도착한 시도는 곧 긴장한 신입사원마냥 침을 꿀꺽 삼키고선 노크를 하자 곧바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리오...?"
"응? 왜 그래? 파파."
시도가 맨 처음 방 안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목격한 것은 리오가 손에 쥔 작은 러브레터였다.
보아하니 또 고백을 받은 것임이 틀림없었다.
"...크흠! 저기...리오. 혹시 최근에 마음에 두는 남자 있니...?"
어린애를 상대로 대체 뭔 말을 하는 건지, 자신에게 태클을 걸고 싶었지만 시도는 대충 생각나는대로 말했고 리오는 눈을 희번뜩 뜨면서 말했다.
"신기해! 어떻게 알았어, 파파?"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내뱉은 그 말에 시도는 그렇게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로 기절하고 말았다.
참고로 마음에 두는 남자란 시도를 말한 것이었지만(왜냐하면 늘 가장 옆에 있는 사람은 시도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시도는 그 어떤 말도 들리지가 않았다.
그 날 밤. 시도는 생에 살아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끔찍한 악몽을 꾸고 말았다.
잠을 자던 도중. 수많은 남자들이 외모, 나이, 국적없이 하나 같이 리오에게 구애를 하는 장면을 말이다.
그 중에는 토노마치가 "아버님.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라고 외치는 것을 걷어차거나, 리오를 태운 채 짐승마냥 네 발로 직립보행하는 칸나즈키라던가, 마지막에는 "인사드립니다. 장인어른." 이라고 내뱉는 웨스트코트 등등. 그야말로 이 세상의 종말을 보는 것과도 같았다.
그렇게 몇 번이고 가위에 눌리면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코토리가 "닥치고 잠 좀 자자! 이 바보 오빠야!" 라고 소리를 내지르며 발차기를 날리는 등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정말 끔찍한 밤을 보내고 말았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면서 온 몸이 멍이 들었고 얼굴에는 레이네 못지 않은 무수한 다크서클이 시도의 눈 밑에 새겨져 있었다.
"...시...시도 정말 괜찮은 게냐?"
토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시도는 쓴웃음을 짓고서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아. 그보다 리오."
"...응? 왜 그래, 파파?"
"...아니...천천히 꼭꼭 씹어먹으라고...."
그 말에 리오는 해바라기처럼 눈부시고 씩씩한 미소로 대답했다.
"네에에!"
그런 사랑스러운 딸의 밥 먹는 모습이랑 등교하는 것을 다 지켜본 시도는 그대로 등교했지만, 시도의 근심은 나날이 지날수록 더 더욱 위험해졌고 끝내는 수업시간에 몰래 스마트폰을 통해서 리오의 수업을 도촬했다.
최근에 가장 화가 나게끔 만든 인물은 다름아닌 리오의 담임선생이라는 작자였다.
자기 반 애들에게 장래희망이 뭐냐고 묻자, 리오는 "장래에 예쁜 새 색시가 되는 거!" 라고 힘차게 대답했고 "곧 파파랑 결혼할래!"라고 덧붙었지만, 담임선생님은 "리오 쨩. 아쉽지만 가족끼리는 결혼할 수 없어."라고 대답했고 리오는 그저 시무룩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 전까지는 "크면 파파랑 결혼할래!"라고 말한 리오가 그 이후로 그 말을 내뱉은 적이 없었다.
저 담임선생이라는 작자는 자신의 철천지 원수다. 여자라도 해도 상관없다. 그저 미울 뿐이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면서 하교길에 리오는 친구들과 어울러서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했다.
평소에 그저 시도의 말대로 바로 집으로 귀가했지만 오늘은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리오를 불러서 같이 놀이터에서 놀게 되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친구들에 말에 의하면 놀이터에서 자신들이 항상 같이 놀아주는 언니가 있는데 약간 특이하고 이상한 어른이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고 꽤나 재밌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름 관심을 가지게되었다.
그렇게 친구들의 유혹에 못 이겨 놀이터에서 리오는 '그 여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응?"
20대 초반 채도 안 되는 젊은 소녀는 어울리지도 않는 회사원 코트를 입은 채, 이쪽으로 도도하게 걸어왔다.
리오는 실제로 그녀와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리오는 에덴을 발동시켰을 때, 시도의 기억을 통해 분명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있었다.
백금발에 푸른 눈을 한 여성. DEM의 실질적인 헤드인 웨스트코트의 심복이며 세계 최강의 위자드라 불리는 존재. 바로 엘렌 미라 메이저스였다.
"와아아! 언니. 안녕하세요?"
리오의 절친한 친구인 하냐 쨩이 그렇게 고개를 숙이면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엘렌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오랜만이군요."
"뭐야, 누군가 했더니 누나였어? 난 또 누구라고."
언제나 리오와 그 친구들과 같이 놀던 미야모토가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리자 엘렌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죠? 그 반응은...?"
"그야...누나 숨바꼭질이며 육체적인 놀이는 전혀 못 하잖아? 최강이라면서."
그 말에 엘렌은 어금니를 물면서 주먹에 힘을 줬다.
"...이, 이게...!"
"이제는 너무 재미없어서 별로야."
"맞아맞아."
어린애들의 입에서 하나 같이 그런 말들이 나오자 최강이라는 위자드의 자존심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고 엘렌은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에이이잇! 제가 진심으로 나서면 당신들은 제 상대 측에도 못 껴요!"
"...그 말 이제 몇 번 째로 들었는지 생각도 안 나."
"나 20번째서부터 그만 샜어."
모두가 하나 같이 심드렁한 반응을 하고 엘렌이 부들부들 떠는 그 장면을 목격한 리오는 곧 얼이빠진 얼굴로 엘렌을 바라봤다.
"응? 누구죠, 당신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엘렌이 그렇게 말하자 리오의 바로 옆에 있던 또다른 절친한 친구 시키 쨩이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말했잖아. 언니, 굉장히 예쁜 전학생이 왔다고. 소개할개 리오 쨩이야."
"...아아. 분명 그...듣던대로 꽤 귀엽게 생겼군요."
엘렌이 싱긋 웃으면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신청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엘렌 밀라 메이저스입니다."
악의라곤 전혀 없는 얼굴. 하지만 리오는 알고 있다. 이 여자의 본성을...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나 토카를 괴롭혔고 끝내는 그녀의 검이 시도의 가슴 정중앙을 꿰뚫는 광경은 리오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감돌고 있었다.
"흥!"
리오는 고개를 돌리면서 볼을 부풀었다.
"...응? 왜 그러시죠...?"
엘렌 그렇게 묻자 리오는 그대로 엘렌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리오는 최강언니 싫어!"
그러자 주변에 있던 리오의 친구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말았다.
평소에 활기차고 누구에게나 상냥했던 리오의 입에서 저토록 단호하게 누군가를 싫다고 선언하다니...어린 소년소녀들에게는 여러모로 쇼크였다.
"...흐음?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최강언니는 진짜 나빠. 파파를 아프게 만들고, 먹보 씨들을 괴롭혔잖아?"
"...파파...? 먹보...? 대체 무슨 말씀을...?"
"에잇!"
리오는 잔뜩 볼을 부풀고서 그대로 모두가 충격먹을 광경을 제공하고 말았다. 바로 엘렌의 정강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버린 거였다.
"...뭣?!"
"...헉?!"
"...리, 리오 쨩?!"
하나 짱을 비롯해 경악에 찬 표정으로 리오와 엘렌을 바라봤다.
"...이, 이게...!"
엘렌이 맞은 부위를 감싸면서 매섭게 노려보자, 리오는 혀를 내밀면서 말했다.
"메에에에~."
리오치고는 너무나도 의외인 모습에 (특히 남학생들) 주번에 있던 아이들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리오 최강언니. 싫어! 흥!"
그러자 엘렌은 눈물을 머금고서 일어서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리오에게 선언했다.
"결심했습니다! 오늘 술래잡기에서 당신이 저한테 붙잡히면,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볼을 있는 힘껏 꼬집어주죠!"
"그럼 리오가 이기면 최강언니는 파파랑 먹보 씨들에게 사과해."
리오가 말하는 파파랑 먹보가 누군지는 알 턱이 없었지만, 엘렌은 오로기 이 귀엽기만한 소악마에게 벌을 내리고 싶다는 의욕에 가득 차서 그 조건에 승락했다.
"덤비세요. 최강이라는 명예를 걸고, 당신을 무너뜨리죠."
...어느새 에덴의 주인인 또 하나의 룰러와 세계최강의 위자드의 사투(?)에 휘말린 하나 짱 일행은 그저 두 사람의 술래잡기에 동참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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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겠네요. 므후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