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 팔릴 게임 만들자" 드래곤즈 도그마 개발 뒷이야기
그는 캡콤 고위층이 신규 게임을 개발하라고 해서 승인을 받기 까지의 이야기, 게임 컨셉을 내부 직원들에게 설명했던 이야기, 신규 기술로 모션 작업량을 줄인 사연, 도쿄게임쇼에서 트레일러를 공개할 계획이 취소된 사연 등을 공개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드래곤즈 도그마 개발이 시작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캡콤 고위층이 "세계에서 00만장 팔릴 오리지널 게임을 만들어라"는 뜻을 전달해왔다. 저 문장의 '00만장'에 대해서 이츠노 히데아키는 "고위층분들이 저 부분은 회사 기밀이라고 해서 저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백만장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긴 합니다"고 말했다.
지시를 받은 이츠노 히데아키는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했다. 액션, RPG,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 놓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고위층과 논의했다. 그런데 의외로 쿨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냥 액션 RPG 만들면 되잖아?"
드래곤즈 도그마의 장르는 그렇게 정해졌다.
지금은 여러 가지 유명한 오픈 월드 게임들이 나와있어서 오픈 월드라는 개념이 어느 정도 알려져있다. 하지만 2008년 당시 이츠노 이데아키는 캡콤 내부 직원들에게 오픈 월드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에 애를 먹었다. '대체 그게 뭐냐'라는 반응을 자주 접했다.
지금은 드래곤즈 도그마가 발매됐기에 설명하기 쉽지만, 당시에는 '폰' 이라는 캐릭터를 게이머들끼리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힘들었다. '폰'이라는 개념은 게이머가 액션을 잘 못해도, 잘하는 게이머의 폰을 데리고오면 뒤에서 보기만 하면 되는, 그런 기능을 하는 요소였다.
게임의 전체적인 모습과 컨셉을 승인받기까지 개발팀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픈월드 액션 RPG라는 점을 말할 때는, 이미 발매된 오픈 월드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액션 RPG이지만 RPG보다는 액션을 강조하겠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런 종합적인 요소들을 구현한 기술 영상도 만들어서 내부적으로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상영했다.
이츠노 히데아키는 "당시 만든 기술 영상은 정말 공을 들여서 만든 것이다. 내부적으로 OK를 받기위해서라도 이 정도의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하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캡콤 같은 큰 회사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그만큼 힘든 결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드래곤즈 도그마에서 캐릭터들이 하는 다양한 동작은 캐릭터마다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 팔의 길이가 다른 캐릭터 여러 명이 있어도, 팔을 교차시키는 동작을 캐릭터 수 만큼 만들 필요가 없었다. 여기에 적용된 신 기술 덕분에 모션 작업량을 기존의 3 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원래 캡콤은 도쿄게임쇼 2010에서 드래곤즈 도그마 트레일러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2011년 4월에 다른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당시에 준비된 트레일러에는 임팩트 있는 몬스터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개발팀은 임팩트 있는 몬스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시간내에 작업을 마무리 하지 못해서 트레일러를 공개한다는 계획은 취소되고 말았다.
■ 게임을 많이 즐긴 게이머일수록 불만도 많더라
결국 드래곤즈 도그마는 전 세계에서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한다. 속편을 원하는 목소리도 많고, 2회 이상 플레이하는 게이머도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설문조사를 해보면 게임을 많이 플레이한 사람이 게임에 대한 불만도 많더라는 점이었다.
여러 가지 불만 중 하나는 캐릭터 설정할 때 헤어스타일이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이츠노 히데아키는 "개발하면서 남성 캐릭터를 위한 150여 종의 헤어스타일, 여성 캐릭터를 위한 220여 종의 헤어스타일을 준비했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중 40여개를 추려서 게임에 구현했다"며 "변명일 수도 있지만, 우리도 그만큼 도전을 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캡콤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
김창훈 기자 changhoon@ruliwe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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