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앤슬래시 RPG의 정수를 한 손안에, 발할라 서바이벌
2021년 6월 말 출시돼 국내 게임 시장을 강타하고 현재까지도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을 수성 중인 빅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그 IP를 이어받은 스핀오프 ‘발할라 서바이벌’이 오는 21일, 총 13개 언어로 220개 국가에 글로벌 론칭을 앞뒀다. 이미 사전예약자 300만 명이 넘어 또다른 돌풍을 예고한 가운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위치한 판교 테크원 타워서 고영준 디렉터와 박용혁 사업팀장을 만났다.
먼저 고영준 디렉터는 ‘발할라 서바이벌’에 대해 한 줄로 요약하자면 ‘핵앤슬래시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쉽고 빠른 고퀄리티 RPG’라 밝혔다. 그렇기에 복잡하고 방대한 배경 설정이 필요한 MMORPG와 달리 도입부가 간단명료하다.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유명하며 중요한 대목인 라그나로크를 배경 삼아, 로키에게 납치된 여왕을 구출하려는 용사들의 모험담이란 것. 물론 등장인물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공유한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발할라 서바이벌' 고영준 디렉터(좌), 박용혁 사업팀장(우)
론칭 시 탐험 가능한 챕터는 미드가르드, 요툰하임, 니다벨리르, 무스펠하임까지 총 네 곳이다. 향후 요정의 땅 알브하임과 신들이 머무는 아스가르드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어둡고 음산한 요툰하임, 용암과 불길에 휩싸인 무스펠하임처럼 챕터마다 다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는 소위 ‘뱀서라이크’ 장르로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을 학살하며 성장하다 최종적으로 강력한 보스를 처치하는 흐름이 주가 된다.
클래스는 높은 체력과 방어력을 겸비한 워리어, 추격 및 범위 마법이 특기인 소서리스, 원거리서 강한 화력을 투사하는 로그로 나뉜다. 이들은 다시 세 가지 무기를 사용하는데 워리어가 검방패/대검/거대 도끼이고 소서리스는 완드/스태프/보주 그리고 로그가 활/단검/석궁이다. 액티브 20종, 패시브 12종의 공용 스킬을 지원하며 뇨르드와 프레이야 등 영웅 캐릭터는 추가로 뇌전 강타, 운석 낙하처럼 각자의 전용 스킬이 있다.
즉 어떤 클래스, 무기, 스킬을 고르느냐에 따라 무수히 많은 조합이 파생되는 구조다. 그 가운데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투 방식, 가장 효율적인 사냥법을 찾아가는 게 ‘발할라 서바이벌’의 묘미. 뿐만 아니라 수백 가지 옵션이 붙은 장비가 무쇠, 천, 가죽에 따라 달리 존재해 끊임없는 전리품 획득과 성장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한 번 얻은 장비는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계속 옵션을 전이시켜 가치를 보전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발할라 서바이벌’은 이 모든 게임 플레이가 한 손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세로 화면을 택했다. 짬짬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뱀서라이크’ 특성상 한 손 조작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 역시 ‘전세계가 한 손으로 즐기는 무한 파밍 핵앤슬래시 RPG’라 정했다. 과연 저 당찬 포부처럼 ‘발할라 서바이벌’이 신흥 장르의 선두로 올라설 수 있을지, 고영준 디렉터와 박용혁 사업팀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사전예약자 300만 명을 넘는 등 굉장히 고무적인데 소감이 어떤가
고영준 디렉터(이하 고): 신작 론칭 직전에는 언제나 즐거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듯하다. 다행히 정말 많은 분들이 사전 예약에 참여하셔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최종 점검을 진행 중이다.
● 사전예약이 많이 이루어진 지역은 어디이며, 앞으로 어느 곳을 집중 공략할지
박용혁 사업팀장(이하 박): 아무래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진출해 있는 국내와 일본, 대만의 유입이 많다. 거기다 예상 외로 동남아, 중남미서 좋은 반응이 나오는 중이라 해당 지역들 역시 기대를 품고 있다. 앞으로 라이브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서구권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자 한다.
● 지난 ‘지스타 2024’서 여러 피드백을 받았을 텐데, 론칭 빌드에 반영된 부분이 있나
고: 지스타 빌드는 여유롭게 플레이하기 힘든 현장 여건상 좀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론칭 스펙의 경우 초반부터 단계적으로 콘텐츠가 해금되기에 차근히 적응하며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터다.
●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전혀 다른 장르를 택했다. 그 이유와 타겟 유저층이 궁금하다
고: 요즘 시장 동향이 보다 쉽고 빠른 게임 플레이를 선호하기에 가능한 짧은 호흡으로 즐기기 좋은 작품으로 기획했다. 디자인적으로 다크 판타지풍의 핵앤슬래시 RPG라 2030 유저가 주요 타켓인데 어려운 게임이 아닌 만큼 최대한 많은 연령대를 모집하고 싶다.
박: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이만치 고품질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는 흔치 않으니까. 더불어 최근 발행된 한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유저간 경쟁보다 ‘발할라 서바이벌’처럼 싱글 플레이 위주의 게임 플레이가 선호된다더라. 특히 25세 이상에서 도드라지는 경향이라니 충분히 긍정적인 상황이라 본다.
● 혹시 개발에 얼마나 걸렸으며 현재 라이온헤드서 몇 명이 참여 중인지 알 수 있을까
고: 2023년 초 프로젝트 킥오프 당시만 해도 세 명뿐이었다. 현재는 순수 개발 인력이 43명에 그 외 조직까지 다 합치면 70명가량 참여 중이다.
● 언리얼 5를 통한 고품질 그래픽을 내세웠는데, 그만큼 요구 사양이 높아지지 않겠나
고: 언리얼 5를 택한 건 최고의 그래픽이야말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 장르서 ‘발할라 서바이벌’만 한 그래픽을 보여줄 작품은 달리 없을 테니까. 물론 최적화도 최대한 노력 중이며 보다 다양한 기기에 대응 가능하도록 유의미한 세부 설정을 준비했다. 참고로 최저 사양은 AOS가 갤럭시 S9, Ios가 아이폰X 정도다.
● 현재 워리어, 소서리스, 로그만 등장한다. 프리스트 같은 네 번째 클래스도 준비 중인지
고: 당초 네 번째 클래스까지 기획했으나 일단 워리어, 소서리스, 로그 3종의 밸런스가 적절하다 판단돼 이렇게 론칭 스펙을 잡았다. 향후 업데이트 여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클래스별 무기 추가도 준비 중이기에 그쪽을 우선 작업할 듯하다.
● 그 외에 콘텐츠 업데이트는 어떤가. 여느 ‘뱀서라이크’처럼 DLC 판매 방식은 아닐 텐데
고: 라이브 서비스인 만큼 주기적으로 이벤트 및 업데이트를 진행하려 한다. 클래스별 영웅, 아이템, 스테이지 등을 한 묶음으로 넣고 보스 레이드 형태의 콘텐츠를 추가할 것이다. 이 장르서 보기 드문 색다른 방식의 스킬 업그레이드도 검토 중이다.
● 유저간 경쟁보다 싱글 플레이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재접속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고: 기본적으로 일일 퀘스트 비슷한 업적 시스템을 준비 중이고 싱글 플레이가 중심이되 어느 정도 경쟁 요소도 들어간다.
박: 더불어 각종 성장 재화가 제공되는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열어 DAU(일일 활성 유저) 유지에 일조하고자 한다.
● ‘뱀서라이크’는 짬짬이 즐기기 좋은 장르라 어느 정도 끊어서 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고: 끊어서 하는 기능은 당연히 지원한다. 아예 오프라인 플레이까지 지원하고 싶었으나 거기까진 어렵고 최대한 인터넷 연결 상태에 구애받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 라이브 서비스에 맞는 BM(수익화 구조)가 도입될 텐데, 확률형인가 확정적 구매인가
박: ‘발할라 서바이벌’의 요체는 영웅, 장비, 무기, 스킬을 조합하여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장비는 스테이지를 돌파하며 자연스레 파밍할 수 있고 나머지는 저마다 획득처를 통해 확정적 또는 확률적으로 얻는다. 다만 아무래도 글로벌 서비스인 만큼 확정적으로 결과가 나오는 BM이 많다. 일례로 영웅의 경우, 시즌패스 구입 시 확정적으로 획득 가능하다.
● 소위 가챠(ガチャ)로 획득해야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바란다
고: 정확히 말씀드리면 무기, 보석 딱 두 가지가 확률적 획득이다. 여기서 보석은 장비에 결속해 성능을 높이거나 새로운 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요소다.
● 그 외에 광고 시청을 통해 유료 재화나 각종 이점이 제공되는 형태의 BM도 보이는데
박: 글로벌 서비스다 보니 그 가운데 인앱 결제가 어려운 지역도 더러 있다. 그래서 짧은 광고 시청으로 유료 재화인 다이아는 물론이고 각종 장비나 성장에 필요한 요소들을 챙기시라 준비했다. 광고를 스킵해주는 월정액 상품 역시 존재한다.
고: 전투 중 쓰러졌을 때 광고를 보고 부활할 수도 있다. 장르 특성상 똑같은 스테이지에 대해 누구는 쉽다고, 또 누구는 어렵다고 서로 다른 피드백이 동시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무료 부활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부담감을 덜어드리고자 했다.
● 이러한 성장 시스템 및 BM과 보스 레이드 등이 결합됐을 때 P2W 게임이 되지 않겠나
고: 고민이 참 많아지는 지점이다. 실제로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도 했다. 성장치를 반영하되 재화가 아닌 명예 위주의 보상을 준다든지. 아직 개발 중인 부분이라 좀 더 논의가 필요하겠다. 어쨌든 그저 캐릭터 스펙으로 줄 세우는 랭킹은 아닐 것이다.
● 첫 자체 글로벌 퍼블리싱인데, 내부적으로 기대하는 재무적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고: 우리 게임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충분히 큰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그 외에 재무적 성과는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겠나.
박: 라이온하트의 첫 글로벌 퍼블리싱인 만큼 무엇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최우선이라 본다.
● 퍼블리셔로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지닌 장점, 또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힌다면
박: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바와 별개로 퍼블리싱에 있어서 라이온하트는 도전자 입장이다. 이에 지난해 사업 PM, 서비스 PM, 개발 PM으로 구성된 퍼블리싱 조직을 신설했다. 모두 글로벌 서비스에 특화돼 일본어,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간체까지 소화 가능하다. 물론 첫 글로벌 퍼블리싱인지라 앞으로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다. 우리의 부족함에 대한 질타까지 감사히 받아들이며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
● 오는 21일 글로벌 론칭이 확정됐다. 국내 기준으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면 좋겠다
박: 우리나라 기준으로 21일, 화요일 정오에 서버가 열릴 예정이다. 하루 전날부터 사전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미리 받아두길 추천한다.
● 글로벌 론칭에 맞춰 자사 혹은 타사 IP와 콜라보레이션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지
고: 론칭 시점에 준비된 바는 없다. 앞으로 고려해볼 순 있겠다.
● 별도로 PC 클라이언트를 지원할 계획은 없나. 게임패드 연결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고: 개발 단계에서 가로 화면의 PC 버전을 플레이했을 때 상당히 재미있긴 했다. 다만 현재로선 모바일을 통한 글로벌 서비스로 전개할 계획이라 따로 PC 클라이언트 출시 계획은 없다. PC로 ‘발할라 서바이벌’을 즐기고 싶다면 앱플레이어를 이용해달라. 게임패드 역시 반쯤 재미삼아 적용해보긴 했으나 정식 지원은 하지 않는다. 둘 다 추후 요청이 많다면 구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 끝으로 ‘발할라 서바이벌’을 성원하며 기다려준 뭇 유저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고: “핵앤슬래시나 유사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재미있게 즐길만한 작품이라 자부합니다. 꼭 한 번 플레이해주세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첫 글로벌 퍼블리싱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 사업: “자체 퍼블리싱이 처음인지라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더라도 불편하신 부분이 없잖으리라 봅니다.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좋은 피드백 남겨주시면 최대한 반영하며 빠르게 수정하고 개선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