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창세기전’의 아버지, 코스모스 사가로 못다한 이야기 풀어낸다
국산 게임의 상징적인 IP ‘창세기전’ 30주년을 앞두고 여러 심상찮은 조짐이 포착된다. 일각에서 ‘창세기전 3’ 관련 기획이 해외 유명 게임을 베끼는 촌극이 벌어지는가 하면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개발이 한창인 미어캣 게임즈에 최연규 前 소프트맥스 이사가 합류해 기대를 더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본지 인터뷰서 밝혔듯 ‘창세기전 모바일’은 장차 원작 전체를 아우르는 게 목표이며, 다가올 서비스 1주년 업데이트서 뭇 유저가 기다려온 흑태자 등장과 함께 보다 상세한 로드맵이 제시될 전망이다. 여기서 최연규 前 이사는 ‘코스모스 사가’란 신규 콘텐츠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미어캣 게임즈 남기룡 대표, 최연규 내럭티브 디렉터와 더불어 ‘창세기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어캣 게임즈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와 남기룡 대표 겸 총괄 디렉터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창세기전 모바일’ 서비스 1주년의 소회를 밝힌다면
남기룡 대표(이하 남): 1주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그간 ‘창세기전 모바일’이 과분한 사랑을 받았지만 우리 서비스가 부족한 탓에 질책도 적잖았다. 이런저런 사건사고 역시 많았고. 때문에 1년을 참 정신없이 보냈다. 여태껏 게임을 계속 즐겨주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싶다. 지난 1년이 게임의 기반을 다지는 나날이었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원래 하고픈 바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가려 한다. 모쪼록 기대와 성원 부탁드린다.
● 최연규 前 이사가 내러티브 디렉터로 합류하고 새롭게 ‘코스모스 사가’를 발표했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이하 최):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다. 솔직히 소프트맥스가 그렇게 된 후, 앞으로 프로듀서나 디렉터 같은 비중이 큰 역할은 더 이상 못하겠구나 여겼다. 결과가 안 좋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너무 지쳤으니까. 그런데 도저히 게임 업계를 떠날 수가 없더라. 뭔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현장에서 수행하고 싶었다. 금번 입사도 남 대표께 “나는 무조건 실무를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대본을 쓰고 인게임 스크립트도 넣고. 그렇게 내러티브 디렉터라는 직책으로 ‘코스모스 사가’에 집중하게 됐다.
● 아닌 말로 원작자의 명예만 누려도 되는데, 자진해서 욕먹기 쉬운 자리로 온 셈 아닌가
최: 그래서 ‘회색의 잔영’ 때 크게 관여치 않았는데 지나고 보니 후회가 남더라. 나도 이제 50대다. 개발자로서 허락된 시간이 얼마나 될까, 앞으로 인생 동안 뭘 할 수 있을까 참 많이 고민했다. 사실 금번 합류도 내가 먼저 남 대표께 찾아갔다. 솔직히 90년대 감성이 아직도 통할까 자신은 없다. 요즘 유저들이 보기에 뭐 이런 유치한 스토리가 있나 싶을지 모르고. 그렇지만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야 나겠지. ‘회색의 잔영’ 때 나도 꽤 욕 먹었다. 관여하든 안 하든 욕을 먹는다면 뭐라도 직접 쓰고 욕 먹겠다.
물론 이제와 무슨 엄청난 대작을 쓰겠다는 건 아니다. 지난 30년간 나도 ‘창세기전’ 팬 여러분도 보고픈 장면들이 엄청 쌓였지 않나. 그걸 좀 자유롭게 풀어내고자 한다. 요컨대 원작자가 직접 쓰는 팬픽으로 봐달라. 이럴 땐 모바일 플랫폼이란 게 장점이다. 패키지 게임은 메인 스토리와 별개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내기 힘드니까. 그러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이걸 또 추출해 패키지 게임으로 다듬을 수 있을 테고. 아직까진 회사와 협의되지 않은 개인적인 희망사항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모쪼록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본편에서 채 다루지 못한 이야기나 if 스토리를 '코스모스 사가'로 풀어낸다
● 메인 스토리와 별개로 ‘코스모스 사가’가 진행되는 건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최: 나는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이 ‘창세기전 모바일’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래서 실제 게임 유저이자 ‘창세기전’ 시리즈의 오랜 팬이기도 한 지인들이 중지를 모았을 때 크게 두 가지 불만이 나오더라. 첫째는 30년 전 스토리를 다시 즐기는 건 좋은데 템포가 너무 느리다는 거고, 둘째는 이미 다 아는 내용 말고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아무래도 그간 ‘회색의 잔영’ 리메이크 분량을 너무 그대로 옮기느라 템포가 늘어진 게 사실이다. 사실 원작자가 아니면 함부로 “이거 날려!”하기 어렵지 않나. 원작자니까 가능한 역할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내가 보기에 그리 필요치 않은 부분은 줄이고 진짜 중요한 내용에만 집중할 것이다.
‘코스모스 사가’는 예전부터 계속 골몰한 바다. 그래서 미어캣 게임즈에 합류하고 남 대표를 비롯한 개발진과 많은 논의를 거쳐 실제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지난 죠안 이벤트 스토리가 일종의 시험이었는데,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정규 편성됐다. 개념 자체는 간단하다. 원작 팬이라면 알다시피 ‘창세기전’ 세계관이 예정대로 흐르도록 감시하는 시즈란 집단이 존재한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코스모스 시스템이 바로 시즈가 만든 시뮬레이터고. 이 설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원작은 원작대로 보존하는 가운데 여태껏 다루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if 스토리를 풀어낸다. 그렇다고 완전히 허구는 아니고 회차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벌어질지 모를 가능성 정도로 이해해달라.
● ‘창세기전 2’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약속은 결국 못 지켰다. 어떻게 템포를 높일지
최: 미어캣 게임즈에 합류한 후 내부에 비축된 리소스 및 데이터를 살피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하면 메인 스토리 템포를 높일 수 있을지 해법을 찾기 위함이다. 일단 목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지금의 2~3배 가량 속도를 끌어올리는 거다. 현재 한 달에 한 챕터씩 업데이트되는 메인 스토리를 두 챕터로 늘리면 내년 하반기쯤 ‘서풍의 광시곡’에 돌입할 터. ‘회색의 잔영’이 나온 ‘창세기전 2’와 달리 ‘서풍의 광시곡’은 오랫동안 리메이크되지 않아 가능한 빨리 시작하고 싶다. 이미 캐릭터 상당수가 출시된 덕분에 충분히 가능하다. 인페르노 같은 신규 지역도 ‘코스모스 사가’서 프리퀄 스토리를 다루는 와중에 미리 작업할 계획이다.
● 미어캣 게임즈의 규모가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개발 속도도 비슷하지 않을까
남: 나름 적잖은 리소스를 비축 중이다. 보통 시간과 인력이 가장 많이 드는 리소스가 캐릭터, 배경 아트인데 ‘서풍의 광시곡’은 벌써 80% 이상 확보된 상태다. 즉 ‘서풍의 광시곡’까진 안정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할 테고 그렇게 번 시간 동안 ‘창세기전 3’를 준비해야겠지. 아무래도 투르처럼 기존과 전혀 다른 배경이 나오는 데다 신규 캐릭터도 숱하니까. ‘서풍의 광시곡’이 그랬듯 ‘창세기전 3’ 캐릭터 역시 중간중간 앞당겨 내지 않을까 싶다.
최: 미어캣 게임즈은 개발 툴과 파이프라인이 굉장히 잘 갖춰졌다. 내가 일주일 만에 실무 투입되어 메인 스토리 작업을 거들었을 정도니까. 거기서 한두 달 더 다뤄보니 다른 리소스만 확보되면 굉장히 빠르게 스토리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
메인 스토리 템포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코스모스 사가'를 동시 전개할 계획
● 앞으로 ‘코스모스 사가’를 통해 풀어낼 스토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예시를 든다면
최: ‘창세기전 2’ 본편으로부터 5년 전, 그라테스 대회전이란 큰 전투가 벌어졌다. 직접 아론다이트를 몰고 참전한 아슈르 17세와 아이스 왕자가 흑태자에게 패하며 실버 애로우 연합군이 와해됐다고 언급만 되는 사건이다. 나도 그렇지만 ‘창세기전’ 팬들이 보고 싶은 내용이 이런 게 아닐까. 그 엄청난 전투서 흑태자가 어떻게 아론다이트를 반파하고 대륙의 패권을 쥐었는가. 또는 ‘서풍의 광시곡’ 같은 경우도 시라노가 투옥되기 이전에 제국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여기까지가 원작서 보여주지 않은 스토리라면, 본래 역사에서 누구 하나가 죽어 실현되지 못한 맞대결을 보여주는 등 흥미로운 if 스토리도 준비 중이다.
● 현재 ‘창세기전 모바일’ 전투 시스템으로 그라테스 대회전을 표현하기 어려울 텐데
최: 사실 SRPG 자체가 대규모 전투를 표현하기에 썩 적합지 않다. 제대로 하려면 실시간 전략-RTS- 장르로 가야 하는데. 그래도 주어진 시스템이 허용하는 한에서 최대한 그라테스 대회전을 잘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특히 중요한 장면에는 컷신 연출도 많이 들어간다.
● if 스토리를 통해 한 인물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캐릭터 풀을 늘릴 수 있겠다
남: 내부적으로 얼터 캐릭터라 부르는 if 스토리의 모습도 고려 중이긴 하다. 다만 당장은 ‘서풍의 광시곡’과 ‘창세기전 3’ 캐릭터 추가가 우선이다. 거기다 ‘창세기전 2’서도 여태 등장하지 못한 캐릭터가 꽤 있다.
최: 나 역시 얼터 캐릭터는 급하지 않다고 본다. 가령 ‘창세기전 2’ 주신들도 사실 ‘창세기전 3 파트 2’와 연결되는 요소이니 추가할 만하고.
● ‘창세기전 4’ 시절 약속했던 흑태자, 철가면의 명예 회복이 이번에야말로 이루어질지
최: 그 문제로 이경진 前 IP 디렉터와 5년쯤 이야기한 것 같다. 후회가 남는 게 사실이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원작과 ‘코스모스 사가’의 선을 명확히 긋고자 한다. 어디까지나 시즈의 시뮬레이터니까. 근 몇 년간 멀티버스 개념을 다루는 콘텐츠가 많아져 유저 여러분이 받아들이기 한결 수월하리라. 물론 “이건 그저 꿈’으로 끝나면 너무 아쉬우니 원작과의 연결 고리도 넣어뒀다. 일례로 죠안 이벤트 스토리서 하이델룬 즉 크리스티앙이 시스템을 해킹하며 뭔가 균열이 생기지 않나. 비슷한 맥락에서 앞으로 흑태자와 철가면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향후 업데이트될 그라테스 대회전을 보면 알 것이다.
뫼비우스 우주 탓에 위상이 하락한 흑태자, 삽(…)가면의 복권도 이루어진다
● 마침내 흑태자가 등장하며, 아우터 원과 이너 브레이크란 신규 등급도 추가되는데
최: 다시 말하지만 코스모스 시스템은 시뮬레이터다. 그러니까 작중 캐릭터들도 실제 당사자가 아니라 데이터의 산물인데, 거기서 초월적인 각성을 이룬 존재가 바로 아우터 원과 이너 브레이크다. 특히 흑태자는 ‘창세기전’을 상징하는 세계관 최강자로서 유일무이한 아우터 원에 해당한다. 물론 ‘창세기전 모바일’이 PvP 콘텐츠 기사단전 중심으로 플레이되는 만큼 아우터 원이 이너 브레이크를 압도하는 식의 무리한 밸런스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 진즉 출시된 라시드, 클라우제비츠 같은 강자들에게 이너 브레이크가 소급 적용되나
남: 맞다. 기존 캐릭터들에 소급 적용된다. 다만 게임 밸런스에 민감한 사항이라 모든 캐릭터를 동시 진행할지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지 아직 논의 중이다. 당장은 아우터 원과 이너 브레이크로의 초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정도만 알아주기 바란다.
● 아우터 원은 영원히 흑태자 한 명인가. 시라노와 살라딘이라면 그 위상에 견줄만하다
남: 시라노와 살라딘에 대해선 가능성은 열어두려 한다. 그래도 흑태자야말로 세계관 최강자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쉬이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다.
● ‘창세기전 2’ 분량은 ‘회색의 잔영’ 리소스를 사용해왔는데, 흑태자는 모습이 달라졌다
남: 나 역시 ‘창세기전 2’를 열심히 즐긴 팬으로서 솔직히 ‘회색의 잔영’ 흑태자는 내심 꿈꾸던 모습이 아니었다. 좀 더 원작에 가깝길 바랐으니까. 여태껏 ‘회색의 잔영’ 리소스를 가능한 재활용해왔지만 흑태자 만큼은 재작업하자고 내부에 강력히 주장했다. 거진 10차까지 논의를 거듭한 결과 지금의 리파인이 완성됐다. 앞으로도 라이브 서비스의 장점을 살려 교체할 캐릭터는 교체하겠다. 우선 1주년 기념 삼아 우리 나름대로 리파인한 이올린의 모습을 스킨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회색의 잔영' 모델을 폐기하고 만화가 김진이 그린 원형에 가까워진 흑태자
● 아수라는 기존처럼 전용 무기로 함께 추가되나. 단순히 무기로 쓰일 위상은 아닌데
최: 시스템적으로는 흑태자의 전용 무기가 맞고 당연히 스토리 측면의 비중 역시 적잖은 터다. 원작의 아수라는 뫼비우스 우주를 구성하는 코어 같은 존재다. 인류 전체가 지닌 유전 정보를 다음 회차로 넘겨주는 약간 정자 같은 느낌으로 표현한 것인데, 그 비슷한 역할을 이번에도 부여할 듯하다. 일단 원작서도 무기로 쓰이니까 그렇게 내도 별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 내년 하반기 ‘서풍의 광시곡’에 돌입하며 ‘창세기전 3’ 준비라면 ‘템페스트’는 어쩌나
남: 솔직히 매일매일 머릿속이 바로 다음 업데이트로 꽉 차서 그렇게 먼 미래까진 모르겠다. 일단 내년에 ‘창세기전 2’를 잘 마무리 짓는 게 최우선이고 곧장 ‘서풍의 광시곡’으로 돌입하려 한다. ‘서풍의 광시곡’은 메인 스토리가 비교적 짧은 편이라 2026년쯤 끝날 테니 그 다음이 문제인데. ‘템페스트’의 경우 장르적으로 다른 구석이 많고 벌써 일부 스토리가 서브 콘텐츠로 활용되기도 해서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다.
최: 얼른 ‘서풍의 광시곡’으로 넘어가자고 계속 조르는 중이다. 모바일 게임은 템포가 중요한데 ‘창세기전 2’로 2년간 메인 스토리를 끄는 건 너무 길지 않나. 앞서 이야기했듯 원작자로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어떤 내용을 살리고 어디는 가지 칠지 판단해주는 거라 본다.
● 아주 먼 미래가 되겠지만 ‘창세기전 3 파트 2’까지 구현한 다음에 다룰 스토리는 뭘까
최: ‘코스모스 사가’가 바로 그 열쇠다. 앞서 시스템을 해킹한 하이델룬의 진짜 목적은 뫼비우스 우주 자체를 깨부수는 거다. 이 내용을 ‘코스모스 사가’서 차근히 풀어내다 메인 스토리가 ‘창세기전 3 파트 2’에 다다를 즈음 서로 맞물리게 될 터다. 코스모스 시스템은 시즈의 시뮬레이터로서 회차가 무수히 반복될 때 발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니까. 거기서 역사를 바꾸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캐릭터도 등장하겠지. 다시 말하지만 흑태자와 철가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내년 하반기까지 '서풍의 광시곡'에 돌입하고 곧장 다음 스토리를 준비한다
● 금번 흑태자도 그렇지만 앞으로 캐릭터 리파인에 대한 호불호가 계속 따라다닐 텐데
남: 지난 1년간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작을 만든 이, 초기 작품을 주로 즐긴 분, 후기 작품을 주로 즐긴 분, 그리고 ‘창세기전 모바일’을 만드는 우리 생각이 조금씩 다 다르다. 그걸 차근히 맞춰가는 과정이었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캐릭터 외형 및 연출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여기며 어떻게 하면 더 멋지고 예쁘게 보일까 R&D를 거듭하는 중이다. 유저 여러분의 피드백 또한 계속 살피며 팬들이 바라는 이미지에 최대한 발맞추려 한다. 일례로 캡틴 실버의 여러 시안을 미리 공개하여 피드백을 받은 바 있다.
최: 나로선 어렵고도 흥미로운 문제다. ‘창세기전 4’ 때도 느꼈지만 내가 원작자라 해도 유저들 생각이 또 다르니까. 가령 메리 팬드래건은 ‘템페스트’ 당시 10대 중반이라 나에게는 동생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당시 게임을 즐긴 이들 상당수가 메리를 누님으로 받아들였더라. 그래서 ‘창세기전 모바일’서 메리가 공개됐을 때 난 귀엽게 잘 나왔다 싶었는데 여기저기서 욕을 꽤 먹었다. 이제 캐릭터 시안이 넘어오면 먼저 옆자리 앉은 젊은 친구에게 의견을 묻는다. 그랬더니 실제로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 ‘코스모스 사가’까지 전부 음성을 지원하나. 그렇다면 원작 성우를 기용할 계획인지
최: 현실적으로 100% 더빙은 불가능에 가깝다. 용량 측면서도 한 번에 업데이트할 수 있는 분량이 제한된다. 다만 우리가 계획을 면밀히 세워 캐릭터 출시와 ‘코스모스 사가’ 스토리 순서가 잘 맞물린다면 어느 정도 많은 이벤트를 더빙할 수 있지 않을까. 원작 성우 역시 가능한 기용하고 싶은데 벌써 은퇴한 분도 적잖아서. 그래도 당시에 나름 친했으니 내가 가서 드러눕든지 읍소라도 해보겠다.
● 1주년 맞아 게임에 유입될 신규, 복귀 유저를 위한 특전이나 지원 이벤트가 있나
남: 흑태자와 함께 ‘창세기전 2’ 메인 스토리가 하이라이트에 돌입하고 ‘코스모스 사가’도 시작되니 신규 가입 또는 복귀하기 딱 좋은 시점이다. 이에 금번 1주년 이벤트는 기존 유저들 뿐 아니라 신규, 복귀 시에도 풍성한 보상이 주어진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엔드 콘텐츠 중 하나가 PvP 기사단전인 만큼 신규, 복귀 유저가 최대한 빠르게 자리잡도록 뽑기권 등 많은 지원을 마련해뒀다.
최: 나도 ‘창세기전 모바일’을 다시 즐기겠다는 지인이 있는데 남 대표께서 이왕이면 1주년 이벤트 때 복귀하래서 기다리는 중이다.
죠안의 이계윤, 크리스티앙의 강수진 성우가 복귀해 호평받은 이벤트 스토리
● 마침 1주년이고 내러티브 디렉터도 합류했으니 오프라인서 유저들과 만나면 좋겠다
남: 우리로서도 ‘창세기전 모바일’ 유저는 물론, 기존 시리즈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 이에 라인게임즈 사업팀 등 유관 부서와 계속 논의 중인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
● 그간 타 IP와 콜라보레이션을 바라는 목소리가 적잖았는데, 이 역시 아직은 힘들까
남: 콜라보도 굉장히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당장 1주년에 뭔가 들어가진 않는다. ‘창세기전 모바일’이 내년 상반기쯤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그 퍼블리셔인 VNG가 콜라보에 상당히 적극적이더라. 과거 ‘창세기전’이 대만에 출시되긴 했으나 국내만 한 인지도는 없어 IP 콜라보를 통해 풀어갈 모양이다. 그때 국내도 함께 진행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불거진 ‘창세기전 3 리버스’ 표절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남: 우리 역시 최근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미어캣 게임즈는 '창세기전 모바일'을 개발하며 라인게임즈와 '창세기전' IP 관리를 위한 다양한 협력을 전개 중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창세기전'에 대해 앞으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IP 가치 보존을 위해 노력하겠다.
● 끝으로 지난 1년간 ‘창세기전 모바일’을 성원해준 뭇 유저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남: “유저 여러분께 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1주년 이벤트와 업데이티는 잘 준비하고 있으니 모쪼록 재미있게 즐겨주기 바랍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 “어느덧 저와 ‘청세기전’ 팬 여러분이 30년 가까이 함께 해왔습니다. 앞으로 미어캣 게임즈서 저도 즐겁고 유저들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각오입니다. 솔직히 이번이 그걸 위한 마지막 기회라 여깁니다. 물론 일개 직원 A로서 한계가 없지 않겠으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연규 前 이사가 '창세기전 모바일' 유종의 미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