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지스타 첫 날인 14일,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여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네오플의 윤명진 대표가 'G-CON 2024'의 첫 키노트를 맡아 '라이브 게임 서비스하듯이 신규 게임 개발하기'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실시했다.

자신을 운이 좋은 개발자라고 서두를 연 그는 던파의 안톤 레이드부터 가장 분위기가 좋을 때 PC 던파를 맡았다며, 던파 모바일은 중국 론칭 30시간 전 갑자기 연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2022년 3월 한국에 먼저 론칭 했는데 게임 대상까지 수상했고, 아쉽게도 초반의 인기를 유지하지는 못 했지만 꾸준히 플레이 하는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중국 론칭 후에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앱 매출 2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해외 게임쇼와 테크니컬 CBT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이 개발팀 내부 분위기이지만 프로젝트 오버킬을 이번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공개해 평가를 받아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좋았던 일 만큼이나 힘든 기억들도 있는데, 많은 질타를 받았던 프로젝트 BBQ는 영상만 공개했음에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반응이 올 정도로 개발팀이 자부심을 갖고 제작하고 있었으나 개발이 중단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개발 중단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 것은 개발진의 역량 파악이다. 2D 횡스크롤 게임을 만들던 인력이 카툰 그래픽의 백 뷰 시점 게임을 만들려다 보니 경험 부족에 자신도 다른 프로젝트들이 겹쳐 하고 싶은 것만 생각했던 안이한 판단이 문제였다고 반성했다. BBQ 중단 후 과거를 되짚어보니 본인들은 개발 계획 수립과 업데이트 일정 관리를 잘 하는 조직이니 하고 싶은 것은 1-2개만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시작한 것이 카잔이다.

단순히 소울라이크 유행을 따랐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BBQ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3D 노하우를 활용하면서 오픈 월드를 포기하고, 전투와 진지한 카툰 그래픽에 대해서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한 것이다. 플레이어가 죽었을 때 이유를 납득하면서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 하에 3년 내 개발을 완료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두 번째 원인은 공감대 형성이다. 던파 모바일은 원작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던전 플레이를 그대로 구현했다. 처음에는 빨리 만들어서 공개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초기에 개발 조직과의 공감대 없이 던파 원작처럼 만들라고만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2년 뒤에야 깨달았다. 라이브 서비스에서는 개발자 전원이 방향성을 알고 있어서 콘텐츠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쉽지만 첫 개발작이었던 던파 모바일은 그렇지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목표를 론칭 그 자체가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에서 최고의 액션성을 보여주는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전달이 잘 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는데, 방향 전환 후 1년 뒤 뉴 M3 버전에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렇게 한 번 공감대가 생기자 이후 개발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세 번째 원인은 피드백 확인이다. 라이브 서비스는 모니터링, 통계 데이터, 내부 개발자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내부 개발자 피드백은 공개 전부터 반응이 축적되어 개발자들을 싸우게 만들기도 한다. 신규 프로젝트는 이와 다를 수 밖에 없지만 던파 모바일은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에서 테스트를 많이 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미완성 게임을 보여주면 이미지만 나빠질 것을 우려했으나, 텐센트에서 라이브 서비스의 공개 테스트 서버처럼 생각해달라 설득하여 중국에서는 2016년부터 3월부터 테스트를 시작해 2018년부터는 상시 테스트 서버를 열어 론칭 시점까지 8년 내내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기획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피드백을 얻어 수정할 수 있었다.

카잔의 테스트도 이 때의 경험을 살려 진행된 것이고, 오버킬을 지스타에서 공개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 좋은 게임을 위한 광범위한 협업에 대해 언급했다. 앞으로의 게임 개발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한 그는 다른 회사 사람들과 협업하면 더 좋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플레이어에게 더 좋은 게임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라는 견해를 밝히며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