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 같은 게임, '아스트로봇' 인터뷰
VR로 발매했던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 그리고 PS5의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지나, 독립된 타이틀로 자리를 잡은 ‘아스트로봇’은 플레이스테이션 30년의 유산을 게임에 반영하는 한편, 자신들의 플레이와 새로운 재미를 전하는 데에 성공했다.
확실하게 즐겁고. 재미있는 타이틀을 만들어낸 팀 아소비. 아스트로봇의 출시를 기념하며, 팀 아소비 스튜디오의 헤드 겸 디렉터인 니콜라스 두셋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게임의 지향점과 기획 의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 개인적으로는 PSVR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에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시도했던 것들이 더해진 느낌입니다. 게임 플레이의 뼈대.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레스큐 미션의 것들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레스큐 미션과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어떤 것들을 이번 작품에 반영하고. 강화하고자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네. 게임의 구조는 레벨 (※주 : Levels, 게임 내의 행성. 즉, 스테이지를 의미) 기반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번에는 오픈 월드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결국에는 우리가 만드는 게임 장르에 따라서 콘텐츠를 제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행성 별로 레벨을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부품들이 우주로 이리저리 흩어지고 이를 찾는 아이디어를 다시금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이는 VR 타이틀에서 이런 컨셉을 보여주기는 했었지만, VR 타이틀이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만이 플레이를 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게임 플레이 메커닉이라고 생각하는 이와 같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PS5를 모선으로 만드는 등 현대적인 요소와 접목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본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캐릭터를 수집하고 더 큰 영역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메타 게임 측면에서 잘 작동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휘파람을 불어서 봇들을 모아, 더 큰 액션을 수행할 수도 있고요. 새로운 은하계를 잠금 해제하는 등 게임 플레이 허브인 베이스에 이러한 요소들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이번 작품이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진화한 것으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알려진 것보다는 더 큰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의 유산들을 통해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그저 이전에 선보인 하드웨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전체 역사와 함께, 플레이어들이 알고 있는 플랫포머. 그리고 많은 적과 보스들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히어로 모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다만, 말씀 주신 것이 맞기는 합니다. 이전 두 개의 프로젝트는 개발팀이 특정 사항과 잘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경험 위에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더해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 최근에 해 본 게임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SGF에서의 데모도 반응이 좋았고요. 플레이어들의 기대치도 높을 것 같은데요. 출시일이 다가오는 심정이 궁금합니다. 혹시 부담감 같은 것은 없었나요?
= 물론 부담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주신 것을 듣고 기분이 꽤 나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보여드렸던 데모는 좋은 반응이 있었고, 히어로 모드와 보스 등 많은 놀라운 것들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선보이고자 합니다. 마지막에 크레딧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요소가 많기도 하고요.
물론, 데모가 잘 되었다고 정식 발매 시에도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플레이 타임인 12~15 시간 동안 같은 템포를 유지하며 플레이어를 실망시키지 않도록 몇 가지를 수정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 이번 아스트로봇의 레벨들이 수평보다는 수직적인 플레이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로봇 레스큐에서도 보여줬던 게임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플랫포밍 장르 측면에서 레벨 디자인을 어떻게 하고자 했는지.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많은 파워 업들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수직적인 플레이가 강하다고 느끼셨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팽창기(문어 파워 업을 말함)나 로켓처럼 올라가는 파워 업은 수직적인 플레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이러한 면에서는 수직적인 측면 / 수평적인 측면에서 각각의 행성들에 맞는 레벨을 구성하고자 노력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각 레벨에 어떤 파워 업을 넣을지를 결정합니다. 이를 통해서 어떤 레벨을 만들 것인지를 명확하게 합니다. 하지만 레벨의 테마는 나중에 결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건설 데비라 불리는 부스터가 있는 첫 번째 레벨은 하늘에 있을 수도 있지만, 불 위에 있을 수도 있고. 물 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전에 결정한 테마가 ‘처음에는 사원에서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훌륭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데에 목표를 둡니다. 따라서 레벨의 첫 번째 버전은 그저 회색 블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종 게임 플레이에 이르러서는 사원에 가까워집니다. 사원에서 플레이를 할 때에는 멜로디처럼 느껴져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고요.
이것은 무언가를 주먹으로 때리면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는 것과 같은 플레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게임을 장난감처럼 대하는 데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이런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기도 하고요. 인간은 근본적으로 작은 상호작용을 했을 때에 큰 반응이 나오는 재미있는 루프에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루프 내부에서는 게임 플레이 중심의 진행 템포 + 장난감과 같은 측면. 이렇게 두 가지가 어떻게 함께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고. 이를 적절한 수준에서 조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다음에 게임의 아트와 테마를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 게임 내에 강화 기능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스펀지가 그랬습니다. 플레이를 하는 동안 ‘와 이거 멋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상상하지 못한 모드였는데, 어떻게 각 행성마다 독특한 모드를 만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각 모드를 적용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 스펀지는 사실 매우 특별한 경우이기는 합니다. 모든 레벨은 먼저 파워를 확정합니다. 부스터나 스펀지와 같은 모든 것들은 캐릭터를 제어하고. 트리거를 사용하거나 피드백을 받을 때의 느낌이 좋은 것을 찾는 다른 프로토타이핑 환경에서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됩니다. 컨트롤러를 사용했을 때, 느낌이 좋으면 그 시점에서 메커닉을 도입하고. 그 다음에 이를 중심으로 레벨을 설계합니다. 하지만 스펀지의 경우 원래는 스펀지가 된다는 발상은 없었습니다.
스펀지의 기술 데모를 만들었을 때에는 실제 스펀지를 만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컨트롤러가 젖은 스펀지의 무게와 마른 스펀지의 가벼움을 재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테크 데모에서는 스펀지에 물을 넣으면 스펀지가 커지고 트리거에 압력이 가해집니다. 물을 제거한 다음에는 트리거가 부드러워지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압력이 가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뿌웁-’하고 커지고 줄어드는. 이게 전체 데모였습니다. 인기가 많아서 게임에서 사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하지만 여러모로 좋은 방법을 생각하기 어려워서, 소행성을 스펀지 중심으로 만들면 어떨까를 생각했습니다.
이게 분명히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소행성 전반이 금속으로 만들어지고. 부드러운 물체인 스펀지가 되는. 이런 식의 이상한 조합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도입하는 것이 훨씬 쉽기도 했고요. 그래서 데모에서 재미있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원래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게, 무작위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이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걸 다시 게임으로 가져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게임 외부에서 프로토타입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팀 아소비에게 중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결국 이를 통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 매 챕터마다 히어로 모드를 플레이 하는 구조가 참 즐거웠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히어로 모드도 있었고요. 꽤 많은 작품들이 있었을 텐데, 히어로 모드를 만들면서 소재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로코로코가 등장해서 놀랐나요? (답 : 네. 로코로코가 최고였습니다. 예상하지 못했고요)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유명한 캐릭터도 좋지만, 장난스럽고 컬러풀한 재미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한 헌사가 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갓 오브 워의 경우 놀라운 환경을 재현하는 것이 중요했고 도끼를 던지고 돌아올 때의 표현 등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로코로코는 초점이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로코로코가 PSP 게임이라는 아는 것은 아니지만, 굴러다니는 공과 같은 컨셉이 매우 친근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도 했고요. 게임을 많이 플레이 하지 않은 지인에게도 컨트롤러를 쥐어주면, 공을 굴리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등장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히어로 모드는 5명 까지만 넣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체 10~15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아마 닌자 레벨이나 일본 배경의 레벨이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저희가 여기에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진 사카이를 넣었다면 레벨이 완벽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습니다.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일본 타이틀도 있고. 호라이즌이 있는 유럽 타이틀도 있고. 미국 타이틀도 있고. 아주 오래 전에 PS1 시절 게임도 있었습니다. 삐뽀사루와 같은 PS2 타이틀. PS3의 언차티드. PS4에서는 호라이즌 제로 던. PS5에서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와 같이 균형감이 있게 타이틀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 히어로 모드가 각 타이틀의 고유한 점들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무기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배경과 스타일. 다른 모든 요소들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저희가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군에 있습니다. 동시에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런 것들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일종의 특권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습니다. 적절한 양을 선보여야만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 테니까요.
갓 오브 워의 경우 여기서 선보이는 것들은 아주 아주 상징적인 순간들입니다. 눈 속에 큰 적이 있는 요소나. 거대한 머리가 첫 번째 골에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순간들이나 프레이아의 거북이 집과 같은 요소는 게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정말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도록. 그리고 게임을 만든 사람과 플레이 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헌사들이 진실하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뒀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점이었습니다. 각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정말 긍정적이었고 재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조언과 피드백을 주시기도 했고요.
● 생각보다 여기저기에 많은 것들을 숨겨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느끼기에는 이 과정에서 플레이가 진행되는 구간 / 움직임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는 구간 등으로 구분을 해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지점들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무엇인지 기획 의도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네. 이건 완벽하게 맞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서 봇들을 보면, 일종의 규칙이 있습니다. 한 레벨에서 구해야 하는 봇이 7명이 있다면, 플레이어들은 그 중에 4명의 봇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봇들은 놓칠 수 없는 주요 경로에 자리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가 일종의 퍼즐이 될 수 있습니다.
나무 꼭대기에 봇이 있는 것을 봤다면, ‘저기로 어떻게 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돌아서 갈 수도 있고. 나무를 때려서 쓰러뜨리거나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쉽게 인지할 수 있으며 찾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남은 세 명의 봇은 주 경로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찾아야 하는 수집물의 일부로 다뤄집니다. 플레이어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주 경로의 밖으로 나가서 이들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두 명의 카메오 봇들이 있는 레벨들은, 한 명은 메인 경로에 있지만 다른 한 명은 비밀의 방에 있거나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호기심에 보상이 주어지도록 밸런스를 맞추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 하는 과정에서는 한 명도 구출하지 않은 상태로도 완료가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조금은 까다로웠습니다. 이를 제대로 맞추고자 여러 번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 과도한 난이도 없이도 플랫포머의 재미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난이도 측면에서는 여러 질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저희는 아스트로봇이 재미있는 타이틀이자 파고들기 편안한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좌절하지는 않는 그런 게임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접촉하면 사망함에도 반응이 빠르고. 체크 포인트가 서로 가깝게 설계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항상 다시 도전하고 싶은 동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레딧이 전부 올라올 때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제공됩니다. 이를 통해서 캐주얼 플레이어도 게임을 끝까지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인 경로를 설계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플레이어들이 경험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더 숙련된 플레이어도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는 도전 레벨을 만들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을 수집하기 위한 레벨들입니다. 이를 통해서 모든 캐릭터들과 플래티넘. 트로피 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모든 사람을 위한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에는 베테랑 플레이어 만큼이나 5살 아이도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른 두 가지 접근 방식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게 난이도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내부에서는 우리가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면, 결과물은 장난감(TOY)과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이건 곧, 게임에서 보이는 모든 것이 재미있는 반응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떠한 것도 정적이어서는 안되고. 버려지거나. 고립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이 반응이 있고 중요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있는 40시간 분량의 거대한 타이틀보다는, 모든 부분을 다듬을 수 있는 15시간 분량의 타이틀을 만드는 것. 그것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입니다. 저희는 작고 세련된 것을 선호한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이것은 잠재적으로는 이 게임을 끝내고 싶지 않다. 라거나. 다음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무언가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점은 스튜디오 전체에서도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와 같은 대형 스튜디오가 형님이고 저희를 아우(※ 원문 : Little Brother)와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완성도 있는 게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 내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 플랫폼에서 표현되는 질감 그리고 듀얼센스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인상깊습니다. 벽 퍼즐에서 진동으로 찾는 것과 같이 게임 플레이 메커닉과도 연결되고요. 여러모로 손과 눈이 즐겁습니다. 촉감과 질감을 게임 내에 표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그러한 것들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스트로봇 제작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감각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작은 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앞에서 스펀지 프로토타입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그 프로토타입이 이 작은 팀에서 나왔습니다.
이 팀은 듀얼센스 2.0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2.0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이 팀이 플레이룸과 비교해서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도 새로운 표준처럼 느껴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새로운 것을 실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촉각 피드백을 통해서 새로운 표현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수중 스테이지에서 사용하는 펭귄을 보면, 버튼을 눌렀을 때에 ‘칵 칵 칵 칵’ 거리며 태엽이 돌아가는 목욕 장난감처럼 작동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장난감과 같은 요소는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목욕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방법을 알고 있고. 여기서 작은 오리발이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디지털 매체가 아니라 외부에 존재하기에, 구현하는 것은 마법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물리적 장난감이지만, 이를 게임 내에 가져올 수 있다면, 디지털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희의 마음 속에 자리한 가치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듀얼 센스는 저희가 게임에서 보여준 많은 일의 출발점과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듀얼 센스를 이용한 표현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 스토리 전달 방식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대사가 없어도 스토리를 이해하거나 진행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부 플레이가 스토리 자체가 너무 단순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게임 내에 더 많은 내러티브 요소를 넣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너무 광범위해서 게임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가 가볍고 보는 재미가 있기를 원했습니다. 스토리가 끝나도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지금과 같은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캐치할 수 있는 부분들을 넣었고 거기서 게임 플레이가 멈추기도 합니다. 이전 게임에서는 게임 플레이가 멈추는 적이 없이 계속해서 진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스토리에 너무 많이 의존하지 않는 것이 주용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서 스토리는 캐릭터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상호작용이 게임의 기억으로 남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장난감같은 게임과 영화같은 게임의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적어도 장난감 측면에서의 게임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 엔딩을 보고 봇도 250 개 넘게 수집했습니다. 다만, 퍼즐 조각을 아직 다 수집하지 못해서 마지막 건물은 건설을 못한 상태입니다. 혹시 ????로 되어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 한 번 클리어를 하면 200 코인을 지불하고 숨겨진 것을 알려주는 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답 :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 구조물이 어떤 것인지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특별한 동상입니다. 이 동상에는 게임의 마지막 레벨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여기서는 게임 내에 마지막 봇을 숨겨두고 있습니다.
● 새 덕분에 수집 요소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새를 옵션으로 제공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떻게 본다면 플레이어 편의성을 위해서 플레이 시간을 희생한 것 같기도 합니다.
= 처음에 레벨을 플레이 하고 네 명의 봇을 찾는 것은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플레이를 해서 하나를 더 찾고. 그 이후에 더 찾기 위해서는 또 반복을 해야만 하는데, 여전히 어디에 있는 지를 모르면 재미가 없는 시점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도움과 관련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이러한 장르의 게임에 대해서 인내심이 조금 더 제한되고. 시간도 제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옵션을 게임 내에 넣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새가 정확하게 숨겨진 물건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에는 직접 찾아야 하기 때문에 균형은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 시간을 희생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를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재미있는 플레이 인가? 라는 것은 흥미로운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후에나 퍼즐 조각을 다 모았다. 해당 콘텐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300명의 봇이 필요하다.
즉, 봇과 퍼즐까지. 100%를 달성해야 할 수 있는 도전 콘텐츠다
● 아스트로봇의 유일한 단점을 이야기 하자면, 듀얼 센스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다는 점입니다. ‘어 플레이를 더 하고 싶은데, 배터리가 없잖아? 충전 때문에 플레이를 쉬어야 하네…’ 같은 상황이 나오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개발 과정에서 배터리 용량 제한을 고려했을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하드웨어 부서의 기계 팀과 일하고 있기 때문에, 듀얼 센스를 설계할 때는 물론, 컨트롤러 내부에 있는 많은 기술로 인해서 배터리의 제한을 고려합니다. 트리거의 강도를 고려하는 것과 같이, 배터리의 사용량도 고려해서 디자인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면, 처음 시작은 강도가 강하게 피드백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강도는 점차 약해집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물론, 배터리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같은 감각을 제공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 아스트로봇은 누구나 플레이 할 수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대중성을 갖춘 게임을 만들려고 의도하셨나요?
= 네 그것이 철학의 일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렵기도 하지만 단순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듀얼 센스 컨트롤러에는 총 18개의 버튼이 있는데, 여기서 8개의 버튼을 모두 사용해서 다른 기능에 할당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두 세 개의 버튼으로 플레이를 압축하고. 상황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가 다르게 작동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입니다. 이는 복잡한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는 최종적인 보상은 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편안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 내에서 무언가 지시 사항이 있을 때마다 버튼 두 개에 불이 들어오는 것과 같이, 설명을 위해 수 백만 줄의 대사가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아스트로봇을 기대하고 있는 한국 플레이어들 위해서 한 마디를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 한국에는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게임, 타이트한 컨트롤과 초중반 게임 플레이의 퀄리티를 갖춘 타이틀로 자리매김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을 많이 하지 않으시거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 어린 게이머나 가족. 자녀 분들에게도 아스트로봇을 알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 30년의 역사를 다루는 게임을 만들 기회가 흔치는 않습니다. 30년이라는 것은 곧 한 세대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기성 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한국 분들도 함께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