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로봇의 감성, 낭만, 로망은 못 참지 - '메카 브레이크' 체험기
메카 브레이크는 최대 6인이 참여하여 전투하는 슈팅 타이틀로 기획됐다. 플레이어는 총 13종의 기체 중에서 하나를 골라 대전에 참가하며, 다른 플레이어들과 합을 맞춰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를 즐기게 된다.
단순히 메카가 등장하는 슈팅이라는 점에서 메카 브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니었다. 메카 대전이라는 점에서 갖춰야 하는 플레이 양상과 미덕을 기본기로 보여줬었고 여기에 특유의 플레이를 만들기 위한 발상. 그리고 개발진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열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 메카 브레이크가 계속 눈에 들어오는 이유 - 빠른 템포와 메카 디자인 등
우선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메카 브레이크의 기체 디자인이다. 메카 대전이라는 장르적 특징을 고려하자면, ‘매력적인 기체 디자인’은 가장 먼저 눈이 가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날렵하거나 묵직하거나. 기체가 제대로 디자인되어 있어야만 특유의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메카 브레이크는 아주 특이한 기체는 없지만, 적어도 눈에 잘 들어오는 기체 디자인을 선보인다.
다만,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디자인인데? 싶다면, 메카 브레이크의 기체 디자이너로 이시가키 준야 / 야나세 타카유키가 참가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각종 메카 디자인을 선보인 인물들이 기체를 디자인 했기에, 어느 정도는 유사한 느낌을 보여준다고 이해하면 쉽다. 유명 메카 디자이너를 기용하여 ‘어디인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오리지널리티를 갖춘 기체 디자인을 선보이는 방법’인 셈이다.
거대 로봇 나오는 슈팅? 이건 못 참지~
나름대로 근거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 다음, 메카 브레이크는 자신들의 플레이를 몇 개의 유형으로 정립하고 플레이 흐름을 구축한다. 기본적으로는 슈팅의 플레이를 기반으로 두고 여기에 몇 개의 변주를 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각 기체는 뚜렷한 역할군으로 나눠지며, 전장의 상황에 따라서 각기 다른 경험을 마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메카 브레이크의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굵직한 요소들은 대략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1. 아주 빠른 템포 - 지상 / 공중 부스터 및 가변 기체의 존재
2. 빠른 대신 조준을 도와주는 락온 시스템
3. 기체별 역할군의 존재 - 대신 전투 중 변경은 불가능한
4. 일장일단이 있는 부품 개조
5. 베타 시점에는 없는 PvE 모드
가장 게임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카 브레이크의 템포가 무척이나 빠르다는 점이다. 메카 브레이크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아닌 메카의 전투를 그리고 있기에, 순간적인 속도와 전투 돌입까지 걸리는 속도가 무척 빠르게 설정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전투 돌입 이후 바로 주 전투가 일어나는 공간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아주 빠르게. 그리고 순간적인 부스터를 이용해서 즉각적인 전투 투입을 하게 된다.
비행 가능한 가변 기체라면 투입은 더 빠르고
전투 템포가 빠른 것과 더불어, 여기에 상대적으로 긴 사정거리도 영향을 미친다. 어디까지나 락온이 되어야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만, 일단 대부분 무기의 사정거리가 매우 길게 설정되어 있다. 서로 빠르고 복잡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플레이어가 상대를 인지하고 대응하기에 충분한 시간과 대응력이 주어지는 셈이다.
메카이므로 가능한 수평적 / 수직적 움직임도 한층 빠른 템포의 전투를 이끌어나간다. 각 기체들은 에너지(EN) 한도 내에서 수직 / 수평 부스터를 이용해 움직이며, 이를 통해 적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긴급 기동을 하는 등 말 그대로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점프를 한 뒤에 수평으로 부스터를 이용해 시야를 벗어나거나. 수직 점프 부스터 - 전방 부스터 등으로 상대의 뒤를 잡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독특한 점은 이 게임에는 가변 기체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가변이라는 것은 지상에서의 가변 뿐만이 아니라, 공중 이동을 위한 전투기 형태로의 가변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공중에서 가변이 가능한 기체의 경우, 아주 긴 시간을 공중에서 이동한다.
몸은 약해도 재미있는 공중 가변 기체들
이렇게 빠른 움직임과 전장으로의 복귀, 공중 가변 기체까지 아우르는 메카 브레이크의 플레이는 그 어떤 타이틀보다 밀도 있게 전투를 이끌어나가는 배경이 된다. 제대로 전투를 진행한다면, 상대적으로 튼튼한 기체들 덕분에 TTK는 조금 긴 편이다.
하지만 죽음까지 도달하는 모든 순간이 전투를 하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무언가를 발사하거나. 적에게 접근하거나. 부스터로 회피를 하는 등 메카 스러운 동작과 플레이가 그 시간들을 채우는 것이다. 빠르고 밀도 있는 플레이 덕분에 약 10초 정도의 리스폰 시간이 길게 느껴질 정도다.
플레이어와 적의 기체가 빠르고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인간의 피지컬로는 이를 직접 조준해서 공격하기는 아주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개발진은 락온 시스템을 통해 전투를 보조한다. 락온은 말 그대로 붉은색 삼각형이 적 기체에 고정되는 형태를 의미한다.
락온이 된 상태에서 발사하는 공격은 적에게 향하며, 적이 큰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는 대부분이 적중하는 사양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화면에서 적을 담아두고 있는 상태라면, 적이 빠르게 움직이더라도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구조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어지럽고 정신 없을 수 있는 메카 브레이크의 전투를 ‘생각보다 쉽게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시킨다.
락온은 기체에 장착된 무기에 따라서 거리가 달라지기도 하며, 일부 기체는 무장(스킬)을 통해서 락온을 파훼하는 사양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체별 역할군과 스킬의 상성으로 이어지며, 물고 물리는 상황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메카 브레이크는 현재 시점 기준으로는 무장 변경이 되지 않는 만큼, 메카로 구성된 스킬 기반 슈터에 조금 더 근접해 있다.
초반부에는 봇 매칭이 많아서 아쉽긴 하다. 다만, 개인 POTG를 따로 추출 가능한 기능은 좋았다
이렇게 구성된 상황에서 각 기체는 명확한 장점과 단점을 부여 받았다. 공중 변형으로 공격하는 팔콘과 같은 공격기는 공중이라는 이점을 부여받은 대신에 빈약한 장갑과 체력을 가지고 있고, 고정 포대의 역할을 담당하는 트리케라는 느릿한 이동과 함께 포대 변형 시에는 따라가기 어려운 묵직한 타겟 이동으로 디메리트가 부여되어 있는 상태다.
전투 과정에서의 빠른 템포나 건물 내부를 활용하는 전장이 적다는 점-일부 전장은 건물 내부에서 전투를 유도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기체의 사용 방법이나 역할이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전투 측면에서는 PS2 시절 발매된 Another Century’s Episode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기체의 구성은 전반적인 방향성들이 ‘강점을 극대화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까? 그렇기에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위치 선정과 플레이 스타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현재 기준으로는 데스 매치를 제외하면 일정한 목적이 있는 전장이 대부분이며, 따라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팀플레이가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상태다.
메카별 명확한 활용처와 팀 플레이의 중요성이 필요한 구조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백한 제한도 있다. 팀플레이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구조이지만, 플레이 도중에 기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사전에 아군의 기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게 자리를 잡는다.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는 적당히 눈치껏 상황을 보고 플레이 하는 경향이 강했다.
강점을 극대화 하는 방향성은 비단 기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체의 각 부품을 개조하는 기능 또한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상자 등을 통해서 획득하는 부품들은 특정 능력치가 올라간다면, 다른 능력치가 감소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용하는 메카에 맞는 옵션을 구비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옵션들에서 - 수치를 가져가는 형태로 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
여기에 현재에는 확인할 수 없는 PvE 모드의 존재도 있다. 튜토리얼 과정에서 짧게 지나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이 PvE와도 충분히 어울린다. 전투에서의 시스템이나 템포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없는 거대 메카와의 전투는 이 타이틀이 얼마나 메카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게 만든다.
PvE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튜토리얼 및 개조 시스템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 메카에 대한 로망 한 스푼.. 아니, 잔뜩!
시스템 측면에서 메카 브레이크는 메카 PvP 타이틀이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준수한 완성도로 그려낸다. 기계라서 할 수 있는 복합적인 이동을 보여주는 한편, PvP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락온 시스템으로 플레이어의 전투를 돕는다. 게다가 매력적인 기체들을 각자 사용법이나 역할군이 다르도록 설계하여, 플레이어가 여러가지 메카를 조종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결과물에 ‘메카에 대한 애정’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메카 전투를 그리겠다를 넘어서 ‘어떻게 해야 메카뽕이 제대로 찰 수 있는가?’를 구현하는 데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 보면서 무척 감탄한 지점. 아 눈에 불 들어오고 출격? 사기적인 매력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지점은 새로운 기체를 구매할 때 나오는 컷신이다. 플레이어가 새로운 기체를 구매하는 순간, 엔진이 돌아가는 것으로 컷신이 재생된다. 여기서는 기체의 무기와 보조 무장들을 클로즈업하며 설명하는 시간이 주어지고, 마지막에는 기체의 눈이 ‘번쩍’하고 빛나며 기체 제작사와 최종 제원을 설명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건 심지어 스킵도 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무의미한 없는 연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소소한 연출들이 차이를 만든다. 어떤 지점들에서 플레이어들이 흥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를 한 번에 전달하고 자극하는 데에 특화된 연출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컨셉에서 시작된 열정은 연출로 표현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게임 플레이로 이어진다.
여기서 충족되는 그 만족감은 다른 게임에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기체의 디자인과 연출로 설명한 플레이어의 상상이 실제 게임 플레이와 맞아 떨어지며, 여기서 오는 특유의 쾌감과 카타르시스가 있다. 기체를 두고 낭만을 잔뜩 끼얹은 개발진의 계산이 메카 브레이크의 플레이를 만족스럽게 만들고 있는 지점이다.
기능적으로 쓸모는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이다
● 앞으로 더 기대되는 메카 슈팅 타이틀 - 메카 브레이크
스노우브레이크를 제작한 시선 게임즈. 그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슈팅 타이틀이자 메카 슈팅에 속하는 ‘메카 브레이크’는 지난 CBT는 물론이고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그 역량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버전 기준으로는 무장을 교체하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고 기체를 교체하는 시스템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게임 내부를 채우는 플레이 흐름과 매력적인 기체 디자인. 꽉 짜여진 플레이 구성 등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개발진이 보여준 메카에 대한 열정은 거의 고해성사에 가깝게 들어가 있다. 굳이 우리가 얼마나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게임 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것들에서 이들의 열망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기체의 디자인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도장을 세밀하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거나. 공식 파일럿과 도색을 함께 판매하는 BM 구조 등은 나름의 세계관과 기체 디자인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저 외형적인 부분에 그친다. 멋진 커마를 제공해준다는 점은 메리트가 될수도
현재 기준으로는 13대의 기체가 존재하는 상태이며, 별도 이벤트를 통해서 모든 기체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재화로 플레이의 다양성을 확보해 둔 상태다. 앞으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 재화를 얼마나 지급하느냐. 다른 기체를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꾸준한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요소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메카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PvP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메카 브레이크는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전투 템포와 기체 스킬 구성 등은 잘 짜여진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추후 PvE 콘텐츠로 그 폭을 넓힐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직은 티어와 핑에 따른 봇 참여(대략 실버까지는 봇이 더 많은 상태)와 거기서 오는 비대칭 매칭 등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이는 추후 개선이 되거나 매칭 관련 사항의 변화로 해결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지점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개선점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진이 가지고 있는 메카 타이틀에 대한 열정. 그것이 메카 브레이크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고 하겠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