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템포의 밀리 + 영혼을 소환하는 전투, 디아블로 4 '혼령사' 프레젠테이션
블리자드 측은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혼령사를 어떻게 디자인하고자 했는지를 알렸다. 개발팀은 혼령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클래스’를 목표로 정했다. 기존에 있는 클래스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클래스를 제공하면서 디아블로의 세계를 조금 더 확장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장팩의 무대인 ‘나한투 정글’ 이라는 장소도 혼령사의 설계에 영향을 미쳤다. 나한투 정글이 자카룸 교단이 시작된 지역이기에 성역의 역사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로어 측면에서도 새로운 일면을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렇게 혼령사라는 클래스는 몇 개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그리고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대략적인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신을 소환하여 전투에 활용한다는 이전에 없던 컨셉과 비주얼적인 측면. 그리고 영계라는 개념과 밀접하여 연관된 클래스라는 점에서 더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클래스가 됐다.
● 혼령사의 컨셉과 배경 이야기
혼령사는 성역에서 장막 너머에 자리한 영계(Spirit Realm)에서 영혼 수호자 (Spirit Guardian)들의 힘을 빌려오는 존재로 설정되어 있다. 이 영계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적인 영역이며, 드높은 천상과 불타는 지옥과는 별개의 영역에 속한다. 천사가 천상을. 악마가 지옥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은 영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영계는 일종의 인간들에게서 뻗어나온 부산물과 같은 형태로, 영혼들이 자리하고 있는 세상이다. 혼령사는 이 영계를 보호하는 강력한 생명체 넷의 힘을 빌려 전투에 임한다. 이들은 인간의 믿음들을 표현한 존재로 그려지며, 각각 재규어 / 고릴라 / 독수리 / 지네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나한투 출신이라면 이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도 덧붙여져 있다. 영혼 수호자들에게 헌신을 한다면, 사후에 이들이 자신의 수호신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이들에 자리하고 있다. 혼령사는 이 영혼 수호자들의 힘을 빌려서 악마를 제압하는 존재로 설정된 셈이다.
그러나 네이렐이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들고 나한투로 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영혼석이 다시금 돌아온 상황에서 영혼 수호자들과 혼령사는 지역을 지켜야 한다. 즉, 직접적으로 사건에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것이 확장팩 증오의 그릇에서 혼령사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배경 이야기가 된다.
개발팀은 혼령사를 설계하면서 아트워크와 애니메이션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거쳤다. 정글이라는 배경 측면의 이야기와 혼령사의 비주얼적 측면을 일치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 개발팀은 앞서 설명한 영혼 수호자들이 전투에 활용되었을 때,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신과 같은 존재이므로 영혼 수호자들을 소환했을 때에는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팀은 처음에는 약간 통제되는 모습으로 소환되었다가, 스킬 시전의 마지막 지점에서는 통제를 벗어나 해방되는 느낌으로 비주얼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결과, 영혼 수호자들을 소환할 때에는 이들의 능력을 캐릭터가 받아들여 빙의하거나, 덧입는 형태를 지양하게 됐다. 영혼 수호자들의 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영혼을 통해 구현되는 형태로 표현했으며, 영혼 수호자들에게 헌신을 하기 위한 일종의 동작들과 같이 표현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컨셉과 비주얼은 방어구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혼령사는 근본적으로는 빠르고 민첩한 근접 공격이 중심인 클래스라는 점 + 정글이라는 컨셉을 반영하여 상체를 개방하고 관절 부위를 감싸지 않은 방어구 외형을 선보이게 됐다.
이펙트의 경우 영계와 성역을 나누는 ‘장막’에서 영혼 수호자들이 오고가는 느낌을 전달하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각 영혼 수호자들은 각자가 고유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재규어 - 붉은 색 / 독수리 - 파란 색 / 지네 - 초록색 / 고릴라 - 노란색) 이들이 등장할 때의 이펙트에 고유한 색상을 더하는 방식이 됐다.
정리하자면, 혼령사는 근접 공격 기반 / 영혼을 소환하며 전투하는 플레이 스타일 / 정글 컨셉을 반영한 개방적이고 문신이 더해진 방어구 / 무술을 참고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직업이 된다.
● 혼령사의 게임 플레이 - 영혼 수호자 조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그렇다면 혼령사의 실제 전투 장면은 어떨까? 앞서 컨셉 측면에서 설명한 일면들은 혼령사의 전투 전반을 구성하며,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영혼 수호자의 힘을 이용해 자신을 강화하거나. 적을 제압하는 한편, 영혼 수호자의 능력들을 조합하는 것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기도 한다.
혼령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영혼 수호자는 ‘재규어 / 독수리 / 고릴라 / 지네’까지 4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빠르고 연타를 날리는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원한다면 ‘재규어’를. 방어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고릴라’를. 기동성을 확보하고 적들 사이를 종횡무진 이동하고 싶다면 ‘독수리’를. 독과 자힐을 원한다면 ‘지네’를 주 영혼 수호자로 선택하게 된다.
재규어의 경우 빠른 공격속도와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릴라는 패시브 적인 측면이 아닌, 액티브 스킬을 이용해 안정적인 탱킹 능력을 자랑한다. 독수리는 일반 공격의 사거리가 늘어나며, 적과의 거리를 빠르게 좁히거나 일정 범위에 피해를 입히는 방식과 기동성에 특화되어 있다.
지네는 삶과 죽음의 순환을 관장하고 있기에, 독을 이용해 적에게 지속 피해를 입히는 것 + 자신을 치유하는 것으로 컨셉이 잡혀져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군중제어 능력도 더해져, 플레이어가 보다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영혼 수호자들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여러 방향으로 조합이 가능하다. 어느 한 수호자를 메인으로 섬겼다면, 모든 스킬들이 해당 수호자의 타입으로 변화한다. 여기에 다른 수호자를 보조로 선택하여 추가적인 능력을 부여받는 구조다.
초기에는 하나의 수호자만을 선택할 수 있지만, 추후 다른 보조 영혼 수호자를 선택하여 스킬 메커닉에 연결하게 되는 구조를 가진다. 최종적으로 두 개의 영혼 수호자를 선택했을 때에는 스킬이나 빌드 메커닉 등에 보너스를 부여받는 방식이다. 영혼 수호자 조합에 따른 주요 효과들은 다음과 같다.
혼령사는 영혼 수호자의 조합 등에서 다양성을 가져갈 수 있기에, 아이템 관련 사항은 몇 가지 지향점을 가진다. 첫 번째는 ‘하이브리드화’다. 이는 영혼 수호자 조합에 따른 능력들을 활용하는 구조이며, 전설 아이템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빌드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이 하이브리드화는 새로운 메커닉 중 하나다. 아이템 측면에서 보자면, ‘선택하지 않은 영혼 수호자의 능력’을 더하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재규어 스킬을 사용했을 때 공격속도가 증가하는 신규 메커닉(Ferocity, 흉포함)을 아이템으로 대체하는 것들이다. 이 경우, 지네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공격 속도가 증가하는 효과를 받게 된다.
두 번째는 ‘자체적인 파워 증대’다. 이는 특정 스킬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플레이어가 마음에 드는 스킬이 있다면, 위상이나 아이템을 이용하여 해당 스킬의 피해량을 크게 늘리는 방식이 여기에 속한다.
스킬 자체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위상 등으로 스킬의 범위를 늘리거나 피해량을 극단적으로 증가시킨다. 충격파를 전방으로 발사하는 형태로 바꾸거나. 벌레 떼를 소환해서 나선형으로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전설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 경우에는 회피 동작에 추가적인 능력을 부여한다. 장화를 착용해서 원하는 만큼 적을 돌파하고 가시 피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변경하거나. 일반 공격을 세 번 연속으로 수행할 때, 세 번째 일반 공격이 3번(3배)로 나가는 장비등이 여기에 속한다.
개발진은 이러한 혼령사의 플레이 스타일을 두고 ‘게임에서 가장 기동성이 뛰어나고 가장 하이브리드화 된 빌드’라고 설명했다. 스킬 트리나 아이템 관련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에는 꽤 많은 실험과 빌드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렇듯 혼령사는 꽤 독특한 일면과 능력 간의 조합. 그리고 호쾌하고 묵직한 전투 스타일을 모두 가지고 있는 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일면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하이브리드 / 기술 증강 / 보조 능력에 초점을 맞춘 장비들로 다양한 플레이 양상을 맛볼 수 있는 클래스인 셈이다.
디아블로 4의 첫 번째 확장팩 ‘증오의 그릇’은 오는 10월 8일 발매를 예정한 상태다. 한편, 이번 프레젠테이션 이후에는 한정된 레벨과 지역을 바탕으로 별도의 혼령사 시연이 진행됐다. 해당 시연에서는 혼령사의 네 가지 영혼 수호자 빌드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해당 시연기를 별도 작성된 ‘혼령사 사전 체험 기사’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