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스킬 사용 액션과 턴제 전투가 구분된 짬짜면, BSS
BSS는 과거 2018년 엔씨소프트 신작 발표회인 ‘엔씨 미디어데이 디렉터스 컷’을 통해 ‘블레이드 앤 소울 S’로 처음 등장했던 바 있다. 당시에도 수집형 모바일 RPG의 형태로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으나, 시간이 꽤 오래 지나면서도 구체적인 서비스 시점이나 공개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최초 공개 이후 현재까지 햇수로 6년. 엔씨소프트의 수집형 RPG BSS는 지스타 2023의 현장을 통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형태이자, 초기의 구상을 현재 시점에서도 그대로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 애초에 수집형 + MMORPG 였던 - BSS
우선 언급해야 하는 지점은 BSS가 당초 수집형 RPG와 MMORPG를 결합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투의 형태나 방향성에서 고민은 있었을 지언정, 애초부터 MMORPG의 요소를 더하는 것은 계획에 있었다. 다양한 필드 보스와 필드를 활용한 콘텐츠 등은 시연에서 기능이 막혀있어 확인할 수 없었지만, 메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방향성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이번 시연 빌드는 MMORPG라는 점은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어떻게 수집형 RPG의 특징적인 요소를 구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전투와 필드 플레이의 비중을 어떻게 두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BSS 시연 빌드에서 플레이어는 별도로 구성된 시네마틱 영상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을 전달받고 필드에 투입된다. 이후 필드를 돌아다니며 실시간으로 퀘스트와 전투를 진행하는 한편, 개발사가 마련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퀘스트와 필드의 플레이는 블레이드 앤 소울이 가지고 있던 일부 개념들을 가져오는 한편, 본편의 3년 전을 무대로 한다. 이를 통해서 본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와 캐릭터 해석들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수집형 RPG 측면의 시스템이 더해지는 한편, 플레이 양상을 크게 바꾸는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BSS만의 독특한 경험을 이끌어낸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로. 그리고 연출에 집중한 형태의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 실시간 그리고 턴제 전투 - 일단 중심에 있는 것은 ‘스토리’
MMORPG의 필드 위에서 진행되는 BSS는 몇 가지 독특한 층위를 가진다. 필드에서 이야기와 퀘스트가 펼쳐지는 한편, 액션과 전투를 중심으로 이를 전달하고자 한 모습이다. BSS의 전투는 우선은 실시간 / 액션으로 진행되는 상태다. 그리고 여기에 블레이드 앤 소울 원작이 가지고 있던 특징적인 시스템들이 더해진다.
시연에서 플레이어는 우선 주인공인 ‘유설' 캐릭터를 포함해 다섯 명의 캐릭터를 획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후에 본격적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수집형 RPG 측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이를 조합한다는 개념이 적용되는 지점이다. 네 명의 캐릭터를 획득한 이후, 플레이어는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고려해 팀을 구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고려해야하는 것은 가장 앞서는 리더 캐릭터의 스킬과 패시브. 그리고 각 캐릭터의 스킬 시너지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가. 바로 여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는 BSS가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특한 메커닉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투가 필드에서 진행되기는 하지만, BSS는 필드와 일부 보스전에서의 전투 방식이 다르다. 비유를 하자면, 한 그릇에 두 개의 면이 구역을 나눠 들어가 있는 짬짜면과 같다. 우선 필드에서의 전투는 액션 기반의 플레이 + 캐릭터별로 설정된 스킬 1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즉, 타이밍에 맞춰서 스킬을 사용하고. 퀘스트에 따라서 필드를 이동하며 시나리오를 마주하는 방식이다. 전투는 이 사이사이에 배치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앞서 언급한 협력기를 통해서 적의 일부 공격을 차단하게 된다. 협력기는 캐릭터마다 스킬을 사용하면 횟수가 채워지며, 일정 횟수까지 협력기를 누적할 수 있다. 추후 설명할 필드 보스와 같은 경우에는 1회의 협력기로 기술을 차단할 수 없기에 이렇게 횟수를 누적시켜 필요치 만큼의 협력기를 사용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저스트 회피와 같이, 적의 공격에 타이밍을 맞춰 회피하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저스트 회피에 성공했을 경우에는 적이 공격하는 피해는 무시되며 다음 공격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형태다. 따라서 필드에서의 액션 플레이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연 버전 기준으로는 ‘필드 이동 - 퀘스트 - 이동 - 적 조우’가 기본적인 흐름이며, 여기서 전투 시에는 12345에 배정된 각 캐릭터의 스킬을 눌러서 연계기를 발동시킨다. 그리고 게이지가 차올라 협력기가 활성화되면, 적의 패턴에 맞춰 스킬을 끊어내는 구조다. 발동 자체가 간단하기에 시나리오 상에서 만나는 일부 적 -육손. 빙무설화장을 날리는 그 육손이 맞다-은 일종의 패턴을 보여주고 액션에 가까운 플레이를 제공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직접적인 조작과 액션을 보여주는 필드 플레이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시나리오라는 점에 있다. 플레이어가 강제적으로 패배하는 이벤트를 넣어둘 정도로 강제적인 진행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강제 패배는 육손의 체력을 다 소진시켜도 육속이 강력한 공격 한 방을 날려 사망하는 방식의 연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시연의 일부 구간에서는 12345를 눌러 연계 / 협력기를 사용하는 플레이와 정 반대의 메커닉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반적인 턴제 수집형 RPG에서 사용하는 한 번씩 공격을 번갈아가며 하는 방식이 되겠다. 조금 당황스러운 것이기도 한데, 갑작스레 직접 움직이고 숫자를 눌러 공격하던 것에서 턴 방식으로 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턴제로 전환이 된 시점에서 플레이어의 캐릭터들은 캐릭터 하나당 일반 공격 / 스킬 / 궁극기의 구조를 가진다. 도감에서도 표기되어 있지 않는 새로운 스킬의 등장이다. 이 때부터는 이전의 경험과 방향성은 같지만,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마주하게 된다.
캐릭터마다 보유하고 있는 스킬은 각 스킬마다 최적의 사용 상황이 정해져 있으며, 한 번 사용한 후에는 일정 턴이 지나야 다시금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적의 패턴을 파악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스킬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캐릭터의 궁극기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연출들이 더해져 있기에 나름대로 보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런 턴제 전투 또한 강제적인 연출로 패배하게 되며, 시연자에게 필드 보스를 잡으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시나리오의 끝을 맺는다. 이러한 필드 보스 제거 목표의 경우, BSS가 최초 발표부터 천명했던 MMORPG 측면을 담당한다. 스킬 사용 중심에 실시간 이동과 일부 액션을 더한 플레이 + 턴제 수집형 전투라는 구성에 필드 플레이가 더해지는 구조인 것이다.
● MMORPG적인 요소 - 시나리오 클리어 그 이후
MMORPG적인 요소는 시연 빌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보스를 잡아내는 경험을 제공한다. 일정 시간마다 보스가 리젠되며, 필드 위에서 보스를 공략하는 형태다. 보스는 특유의 패턴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맞춰서 움직이거나 공격을 피하는 등의 조작이 요구된다.
보스가 사용하는 스킬의 경우 차단을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 다수가 협력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보스가 스킬을 사용할 때, 이를 차단하기 위한 협력기 수가 배정되어 있다. 이를 채워야만 스킬이 차단되는 구조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스킬 사용으로 누적된 협력기를 소모해 한 번에 몇 칸의 협력기 요구치를 깎거나. 파티 구성에 따라서 게이지가 채워질 때마다 협력기를 사용해 더 많은 피해를 주는 등 몇 개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보스를 잡아내면 시연의 콘텐츠 자체는 종료되지만, 필드를 돌아볼 수는 있다. BSS의 필드는 시나리오를 위해서 일부 이동한 구간 이외에도 여러 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조금은 넓은 규모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시연 빌드에서 막혀있었던 의뢰 / 탐험 / 고대유적 / 도전회랑 등 다수의 콘텐츠들이 필드 또는 별도의 지역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다.
시나리오에서 블레이드 앤 소울의 이전 이야기를 제공하는 만큼, 필드는 BSS의 반복적인 플레이를 담당하거나. 시연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플레이어가 모이는 장소를 마련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싶다. 생각보다 넓은 지역 / 아직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들이 다수 있어서다. 시연에서도 의도적으로 필드에서의 콘텐츠로 유도했던 만큼, 시나리오 외적인 플레이가 필드에서 MMORPG의 문법 아래 제공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BSS의 이번 시연은 지극히 일부분만을 보여준 셈이다.
● 블레이드 앤 소울의 그림자 - 그런데 이걸 신규 IP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쨌든, BSS는 아주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 치고는 조금 당혹스럽기도 한 플레이 양상을 보여주는 타이틀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수집형 타이틀임에도 별도의 등급이 없기도 하고. 도감에서도 각 캐릭터의 스킬 구성을 보여주지도 않는 상태다. 대신 캐릭터별 스킬의 시너지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통해 버려지는 캐릭터가 없도록 구성하는 데에 조금 더 비중을 더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BSS를 두고 신규 IP라고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의구심이 남는다. 블레이드 앤 소울의 세계관에서 이전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는 한편, 개념적으로 같은 결에 있는 메커닉을 도입하기도 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다른 스타일의 아트워크와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블레이드 앤 소울의 외전작에 가까운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를 어떻게 조율하고 적절하게 양립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실시간 스킬 전투와 전혀 다른 플레이 구조를 시스템 측면에서 얼마나 잘 융화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점이지 않을까. 예상하지 못했던 설계를 보여줬기에 조금은 의아한 면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그에 맞는 퀄리티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