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강령과 복잡다양한 드루, '디아블로4' 강령술사와 드루이드 후기
단, 오픈 베타에서 선보인 콘텐츠가 디아블로 4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테스트에서 전설 아이템의 드랍률 증가와 고레벨 전설의 드랍이 같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베타에서 플레이한 초반부 경험이 정식 서비스 시점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므로 캐릭터의 강함을 논하기 보다 다른 시점에서 접근을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따라서 이번 기사는 강령술사와 드루이드. 두 캐릭터의 전문화와 스킬 메커닉. 스킬 트리의 구성에 따라서 빌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하고 어디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두 캐릭터의 메커닉이 상당히 다른 만큼, 같은 콘텐츠를 플레이 했을 때의 경험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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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웠는데, 그래도 또 하고 싶을 따름
● 강령술사 - 편하고 즐거운 빌드구성
얼리 액세스가 아닌 오픈 베타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강령술사는 오픈베타 기준으로는 굵직한 두 개의 빌드 구성을 따른다. 이는 현재 드랍되는 전설 아이템의 효과들이 소환 / 시체폭발. 이렇게 두 개의 스킬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에 강령술사의 빌드 구성은 편하고 즐거웠다. 몇 개의 주요 코어템만 획득하면 충분한 성능이 나와서다.
강령술사는 다른 직업들과 다르게 쿨타임이 적고 / 자원 소모 기술이 적은 특징을 갖는다. 게임 시작부터 플레이어는 시체에서 해골들을 소환할 수 있다. 초기부터 스킬이 하나 더 주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같은 레벨이라도 다른 직업에 비해서 원활한 초반부 플레이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레벨 1부터 주어지는 해골들이 있기에, 적들이 강령술사 본체를 보지 않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직접 공격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 + 시체를 사용해서 난사하는 쿨타임 없는 스킬들이 강령술사의 폭발적인 대미지 딜링을 보조한다. 이후 레벨이 올라가면서 시체를 생성을 보조할 수 있기에 크게 걸리는 부분 없는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해골이 만드는 보강 + 피 기술이 만드는 피구슬로 생존력도 챙길 수 있다
골렘 소환의 경우, 스킬 슬롯을 하나 차지하는 것으로 설계가 됐다. 따라서 강령술사가 해골무리와 골렘을 모두 소환한다고 했을 때에는 두 개의 스킬 슬롯을 배정해야 한다. 이 경우 스킬 트리에서 습득하는 스킬 두 개를 대체하게 된다. 소환 스킬을 슬롯에서 제거할 경우 해골 또는 골렘이 사라지는 형태여서다.
해골과 골렘 둘 다 쓴다고 하면, 스킬칸 2개를 차지하는 셈
가장 시원시원한 시폭 빌드의 경우 ‘피 안개’에 시체 폭발 시 쿨타임 감소 + 시체 폭발 자동 시전’이라는 전설 옵션이 붙어있기에, 획득만 한다면 별 문제 없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시체 폭발에서 자원도 수급되는데다 피 안개가 무적기이므로 사실상 중요한 것은 피 안개와 전설 옵션 정도 뿐이다. 버튼을 두어 개 제외하더라도 무리 없이 굴러가는 수준.
이 즈음부터 뭘 먹으면 플레이 하기 시작했다. 소리도 이펙트도 신나는 시폭빌드
이렇듯 강령술사는 쿨타임이 적거나 거의 없는 스킬 구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전설 아이템으로 빌드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오픈 베타에서 고레벨 전설 효과들이 드랍된 것을 생각하면, 조금 이른 빌드 구성이기는 할 것이다. 정식 서비스 이후 후반부에 이르러 주요 코어 아이템을 획득하면, 현재와 같은 빌드 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한 플레이는 강령술사가 보여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시체라는 자원이 아주 빠르게 수급되는데다, 시체 폭발 시 자원 획득을 패시브로 챙길 수 있게 되면서 스킬 사용 횟수가 다른 직업 대비 더 잦다. 이를 통해 적들은 더 빠르게 제압되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빌드를 구성하는 초점 또한 몇 개의 스킬을 강화하는 형태가 되므로 빌드 구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고 정리하고자 한다.
여담이지만, PS5에서 강령술사가 많아지면, 이펙트로 인하여 그래픽 품질 조정이 이루어진다
● 드루이드 - 빌드 구성의 다양함
디아블로 2에서 최초 공개된 드루이드는 곰과 늑대 변신. 그리고 엘리멘탈(원소)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선보인 직업이다. 성능 측면에서 그 자체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지만, 곰과 늑대 변신. 그리고 원소술사에서 볼 수 없었던 몇 스킬 구성 등은 드루이드만의 매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모습은 후속작인 디아블로 4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디아블로 4의 드루이드는 디아블로 2의 정체성을 이어오는 한편, 이를 디아블로 4에 맞도록 몇 개의 변화를 맞이했다. 공격으로 차오르는 자원을 사용하며, 이를 소모해 적에게 피해를 입힌다. 공격 속도는 느리지만 단단하고 한 방의 강력한 피해가 있는 ‘곰’ / 공격 속도가 빠르며 독을 이용하는 ‘늑대’ / 방어적 효과를 가져오는 ‘대지’ / 폭발적인 범위 피해와 디버프를 입히는 ‘폭풍’까지 크게 보면 네 개의 스킬 타입으로 구분된다.
고급 보-디
더불어 이번 테스트에서는 15레벨 이후 개방되는 전문화는 확인할 수 없었다. 야만용사와 마찬가지로 퀘스트 진행 지역이 첫 번째 액트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15레벨 이후 전문화에 사용되는 자원이 드랍되기는 하지만, 능력 자체를 개방할 수는 없다. 이는 야만용사보다 더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다. 야만용사의 경우 무기를 사용할 때 보너스라도 개방이 되었는데, 드루이드는 베타 기준으로 전문화 보너스를 전혀 받을 수 없는 유일한 직업이 됐다.
그렇기에 드루이드는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가장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못한 직업처럼 다뤄졌다. 클래스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문화도 확인할 수 없었던데다, 오직 스킬 트리와 아이템을 가지고 플레이 해야 했다. 그렇기에 성능 측면에서는 다른 직업 대비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기 마련이었다. 제 때 전문화를 개방하지 못한 상태로 계속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형태와 같았다.
야만도 그렇고 드루도 그렇고. 저 멀리에 있다. 아리앗 혐오를 멈춰달라
하이브리드라는 드루이드의 특성상 전설 아이템의 효과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전설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효과들이 스킬의 형태를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스킬의 타입을 바꾼다거나. 여기에 추가적인 효과를 더하는 형태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즉, 베타 기준으로 드루이드는 아이템의 영향이 중요하게 다뤄졌고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즉, 초반부는 조금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
1. 스킬의 형태를 더하거나 바꾸는 것 - 소용돌이 추가 / 기술의 범위 변경 / 소환 갯수 추가
2. 스킬 하나를 대체하는 것 - 시체폭발을 다른 스킬로 대체 / 방어 스킬을 자동 시전
3. 스킬에 추가적인 효과 부여 - 스킬의 피해량 증가 / 자원 회복 등
앞서 언급한 강령술사의 시체폭발 빌드의 경우, 코어 아이템이 추가적인 효과 부여 + 스킬 하나를 대체하는 것에 가깝다. 해당 효과를 가진 전설 아이템을 습득하면, 시체폭발이 자동으로 시전되므로 스킬 슬롯 하나를 아낄 수 있고. 시체 폭발을 슬롯에 넣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스킬과 다른 아이템을 조합하여 자원 회복이라는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형태다.
대략 이런 식이다 특정 타입 기술이 다른 타임으로 취급된다는 것. '~로'와 '~도'에 주의할 것
해당 빌드의 핵심은 쳐부수기의 형태와 추가 효과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여기서 ‘쳐부수기를 대지 기술로도 취급하는 것’을 이용한다. 곰 스킬인 쳐부수기가 대지 기술로 취급되도록 만듦과 동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과들을 더한다. 보강 효과가 있을 때 대지 기술 등급을 상승하는 각인 효과 + 보강 양에 따른 기술 피해 증가 + 대지 기술로 적 처치 시 보호막 회복 등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
건강 상태에서 쳐부수기에 제압이 붙는다는 점 때문에 체력을 80%로 상시 유지하고. ‘보강’ 상태를 계속 받으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빌드 구성이다. 일부 빌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빌드 구성의 흐름이 다른 직업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다른 직업처럼 하나의 주력 스킬을 정하고 이를 강화하는 형태로 빌드를 구성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빌드가 갖춰지면서 신이 나기 시작한다
이는 곰 / 대지 뿐만이 아니라 폭풍이나 늑대 등 다른 빌드에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동료 수에 따라서 피해량 증가 + 동료 늑대를 늑인으로 만드는 전설 + 광견병 + 취약 유발 까마귀 등으로 기상천외한 빌드 구성이 나오기도 한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구성이 꽤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긴 했다. 딜이 좀 안나올 뿐
현재 베타 테스트에서 후반부에 등장할 전설들도 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빌드의 복잡도 자체는 드루이드가 가장 위에 서있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구성이 가장 흥미를 자아냈다. 캐릭터의 성능을 떠나서 빌드를 구상하고 완성한다는 재미 자체는 드루이드의 아이템과 스킬 체계가 가장 고민하도록 만들었다는 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오픈 베타 기준으로 전설 아이템의 드랍률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정수를 통해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후반부의 빌드 구성에서 오는 재미는 -그게 고통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적어도 단조롭지 않으리란 예측은 가능하며, 여기서 사람마다 보유한 전설 위상과 정수에 따라서 다른 플레이 형태가 뻗어나오지 않을까 싶다.
곰과 늑대. 인간을 자주 전환하던 시절에는 돌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버그도 있었다
● 그래서 뭐부터 시작할 것인가?
누누히 언급하는 지점이지만, 오픈 베타에서 보여준 콘텐츠는 전체의 1/10 정도로 추정되는 상태다. 따라서 직업의 강함은 현재 기준으로는 의미가 없다. 직업간 밸런스 조정도 이번 베타의 목적이기도 하므로 오픈 베타의 경험이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어지리란 보장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빌드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그리고 직업별로 가지고 있는 메커닉이 중요하다. 어차피 파밍이 중심이 되는 타이틀인 만큼, 플레이어가 육성하는 과정에서 전설을 습득하고. 하나씩 빌드를 올려가는 과정 자체가 중심에 자리한다. 그러므로 캐릭터의 강함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빌드의 구성이 얼마나 흥미로웠는가. 스킬 간의 시너지를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파밍의 목적이 빌드 구성에 있다면, 그 과정이 개인에게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기준에서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드루이드다. 빌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여러가지를 시험해보는 경험을 했었고 늑대와 곰을 이리저리 섞는 플레이. 최종적으로 스킬 트리에서 주어지는 핵심 지속 효과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성능과는 별개로 가장 고민을 많이하고 즐겁게 구상하는 플레이가 즐거움을 가져다 줬다.
얼리 액세스를 포함하여 2 주간의 여정이 끝난 디아블로 4. 얼리 액세스 초반부 서버 문제도 오픈 베타 시점에서는 많이 해결이 되었기에, 보다 완성된 모습으로 정식 서비스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초반부만 몇 번 플레이를 했음에도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디아블로 4가 아른거리며, 정식 서비스까지 참아야하는 시간들이 너무도 많이 남았다.
디아블로 4는 오는 6월 6일 발매를 예정한 상태이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수집된 피드백으로 정식 서비스 시점에서 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게임은 PC 그리고 PS4 및 PS5. Xbox One 과 Xbox Series X|S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