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콘솔, 무리 없는 전환과 플레이 - 디아블로 4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 체험기
따라서 이번 테스트의 소개와 앞선 미디어 테스트에 대한 소개는 이전 기사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콘텐츠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고 한국어 로컬라이징이 조금 더 개선된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번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는 사전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기사를 작성하고자 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본격적으로 체험한 콘솔 버전의 플레이와 더불어, 테스트 진행 도중 지인들에게 많이 들었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과 설명을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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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테스트 대비 바뀐 점은?
우선, 지난해 진행되었던 미디어 테스트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다.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도 야만용사 / 원소술사 / 도적까지 셋이었고 플레이 지역도 액트 1으로 한정됐다. 레벨 제한도 25다. 따라서 야만용사와 같은 일부 캐릭터는 전문화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플레이 흐름도 같다.
첫 지역에서 시작해서 인육만두가 될 뻔하고 여기서 탈출해 도시로 들어가고. 메인 퀘스트로 진입하는 플레이다. 액트 1의 메인 퀘스트만 쭉 플레이한다면 4~5시간 정도가 될 것이고 이런저런 퀘스트까지 전부 한다면 한 캐릭터에 10시간은 족히 걸리는 플레이가 이어진다.
반가운 얼굴도 나오고
최적화 측면에서는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아직 부족하다. 개인 PC (32GB RAM / 3090 ti) 기준으로 지난 테스트에서는 1~2시간 플레이 만으로도 메모리 누수 문제가 두드러졌으나 지금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분명히 개인차가 심하겠지만, 32GB 기준으로는 두 시간이 넘어가야 메모리 누수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외에도 보이스 웨어를 사용했던 더빙이 성우 더빙으로 바뀌었다거나. 로컬라이징이 조금 더 나아진 상태다. 로컬라이징은 아직 작업 중인 상태이고 NPC의 수가 900 개가 넘는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에는 정식 버전에서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특정 장면은 특히나 아름답다. 더빙이 기대되는 지점
● 서버 상태는 괜찮았나?
가장 문제가 됐던 서버는 첫 날인 18일 1시 기준으로는 불편할 정도. 이후 테스트 일정에서는 그래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오류가 떠서 게임 플레이를 재시작해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원활한 플레이가 이루어졌다. 2일차 점심 이후에는 피크 타임에도 별 문제 없이 접속이 가능했고 약간의 대기열만 제외하면 ‘접속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첫 날과 둘째 날을 점심까지를 제외하면 접속 자체에는 무리가 없었던 편
중간부터 입장이나 플레이는 가능했지만, 피크 타임에서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얼리 액세스가 아닌 오픈 베타 시점에서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들어올 것이 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강령술사와 같이 소환수와 함께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있기에 오픈 베타가 이루어지는 이번 주의 서버 상태는 우려가 있다. 부디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적어도 문은 제때 열었으면 하는데...
● 콘솔 플레이는 어땠나?
지난 미디어 테스트는 별도로 키가 지급되었기에 PC에서만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이번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의 경우,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이므로 두 개를 샀다. PC 하나 PS5 하나. 이렇게 오가며 플레이를 진행했고 두 플랫폼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얻었다.
교차 진행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PC에서 진행 중이던 캐릭터가 그대로 이어지며, PC를 켜지 않아도 바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다. 유부남의 경우 와이프가 잠들기 전까지는 TV의 제어권이 자신에게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내 이야기다), 빠른 접속과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콘솔 버전의 구매도 고려해볼 만하다.
진짜로 두 개 샀다. 하나는 얼티밋이다. 와이프는 아직 모른다
기사 작성 시점에 확인해보니 스크린샷이 전반적으로 어둡게 나오긴 했는데, 실 플레이 자체는 만족스럽다
더불어 카우치 코옵도 지원한다는 점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한 화면에서 동시에 2인이 플레이할 수 있는 카우치 코옵이므로, 콘솔판 디아블로 4는 PC와 다른 UI를 갖는다. 첫 번째 플레이어의 UI가 좌측 하단에 자리하고 두 번째 플레이어의 UI가 우측 하단에 자리한다. PC에서 컨트롤러를 연결했을 때에는 버튼 표기를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고 콘솔 버전만이 전용 UI를 갖는다.
조작 자체는 늘 그렇듯이 마우스가 아니기에 타게팅에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내해야 한다. 이 부분만 제외하면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플레이에 제약은 없다. 오히려 진동 덕분에 위험 상황의 인지가 제대로 되는 편이다. 모든 조작과 액션에 진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진동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용되어 있다. 적어도 바닥을 피한다거나. 일부 패턴을 피하는 데에 있어서는 확실한 장점이 된다.
진동이 오는 것은 확실한 장점
디아블로 3 스위치 버전과 마찬가지로 회피가 적용되었다는 점도 플레이를 즐겁게 만든다. 디아블로 4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플레이어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보스들은 꽤 많은 체력을 가지고 있고 상당한 시간 전투가 이루어진다. 이 부분에서 클릭과 숫자 버튼이 아니라 패드로 일원화되어 플레이가 진행되는 것이 꽤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부팅 - 배틀넷 앱 로그인 (자동이기는 하지만) - 플레이까지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크게 줄었다. 게임에 들어가고 싶으면 바로 콘솔과 TV를 키면 되므로 입장과 플레이가 단기간에 진행된다. 로딩 시간도 5초 정도로 일관되며, 전체적인 프레임도 균등하게 유지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UI 측면에서는 지적하고 싶은 것들이 산재해 있다. 가뜩이나 PC 대비 아이템의 성능을 체크하기 어려운데, 습득한 신규 아이템을 강조하는 테두리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1인 플레이 시에도 좌측으로 UI가 고정되어 있어 시점이 이리저리 분산된다. 1인과 2인 플레이 시 UI를 다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PC에 컨트롤러를 연결했을 때와 경험 측면에서 조금 다르다. 1인 플레이 시 UI는 수정이 필요해보인다
● 콘솔 플레이 시 비주얼적 만족도는 ?
PS5의 경우 보유한 PC와 비교해서는 더 낮은 비주얼 품질을 보여준다. 하지만 플레이 자체에 무리는 없다. 초기 명암 설정을 거치면서 어둑한 비주얼을 마주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게임 플레이가 주로 어두운 던전에서 진행되기에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도 없다. 비주얼 자체는 기기의 스펙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일단 25레벨 기준에서는 이펙트가 많아도 프레임은 준수하게 유지됐다. 원소술사의 경우 히드라 두 마리 (전설 옵션) + 마법부여로 얼음칼날 최대 3개 + 얼음 갑옷 및 쿨타임 스킬 사용 시 보호막 부여 이렇게 세 스킬을 주력으로 빌드를 짰는데, 화면에 표시되는 이펙트가 많았어도 플레이에 지장은 없었다.
이펙트가 많아도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편
컷신이나 일반 전투 모두 어둑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고 눈에 두드러지는 불편함이나 어색함은 없는 편이었다. PC 4K 해상도 대비 텍스처 품질이 낮은 정도만을 제외하면, 콘솔 플레이에서도 충분히 몰입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일단 실제 플레이 시 만족도는 괜찮은 편인데, 영상으로 촬영하면 어째 그 느낌이 잘 살지 않는다. 영상 업로드와 스트리밍 시(트위치 720p 기준)의 열화로 인하여 실제 게임 플레이보다 떨어지는 결과물이 눈에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PC에서도 초기 구동 시 명암비를 조절하는 기능을 선보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콘솔의 경우 첫 구동 시에 명암비를 조절하도록 되어있는데, PC는 해당 화면이 뜨지 않았다. 개인의 모니터 상태나 밝기에 따라 비주얼이 주는 느낌이 크게 달라지므로 어느 정도는 일관된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명암 조정 등은 왜 PC에는 없는지 의문이다. 추구하는 비주얼의 기준점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 월드 보스 ‘아샤바’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은 필드 보스 콘텐츠는 딱 생각한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샤바가 대기열에 걸렸는지 등장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연기되었다는 점. 당초 2시 / 4시 오픈을 약속했던 아샤바는 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3시 / 5시 기준으로 등장 시간이 수정됐다.
야사바와의 전투 시에는 화면이 조금 더 원경을 잡게 되며, 아샤바가 등장한 장소에서 자동적으로 위상이 갈리는 형태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모여서 한 번에 아샤바를 공격하고. 제한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잡았을 냈을 때, 보상이 주어지는 구조다.
2시에 기다렸다가 결국 3시에 출근한 아샤바. 근태불량
거대한 몬스터이므로 패턴 하나하나가 광범위하고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보스의 패턴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아샤바 공략의 경우 근접 로그로 전투에 들어섰는데, 이리저리 이동 하더라도 로그는 쉽게 따라갈 수 있어서 그리 치명적인 패턴은 없었다. 체력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을 때 양발로 바닥을 찍고 긁어내는 패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수월하게 클리어가 가능했다.
이러한 월드 보스는 도전적인 콘텐츠라기보다는 주간 퀘스트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클리어 시 주간 보상이 주어지고 장비에 슬롯을 추가할 수 있는 재료를 얻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이 있다. 보상은 확실한 편인데, 전설 장비를 꽤 많이 제공하므로 도전할 가치는 충분하다. 각 액트마다 월드 보스들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시간에 맞춰 도전하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더 많은 전설, 더 많은 선택지. 더 재미있는 빌드 구성
● 전작 중에서 어디에 더 가까운가?
실제로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기도 하다. 이럴 때마다 ‘지금까지 나는 디아블로 1이 가장 최고의 디아블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 -디아1과 헬파이어(헬파이어는 정식 확팩이 아니지만) 부터 왕십리산 디아3 까지 전부 다 보유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시리즈라도 다른 작품이라고 판단하며,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각 작품의 게임 플레이가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이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그리고 안 좋은 의미에서 디아블로 이모탈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그간 디아블로 시리즈는 전작에서 달라진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으며,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시스템 상의 변주를 가미하는 것. 그리고 사후 지원을 오랜 기간 하는 것으로 수명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시작인 디아블로 1부터 현재까지의 변화를 고려하면, 어떻게 변화하고자 했는지가 중요하다.
어차피 1과 2가 또 다르고. 2와 3가 또 다르다. 시리즈 내내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비교는 직접적인 판단 기준을 세우기 위한 방법론이 되지는 못한다. 두 작품이 애초에 오랜 시간이 지난 타이틀이기도 하고-레저렉션은 제외- 그 당시의 트렌드와 게임 디자인의 방법론이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당장 디아1과 디아2가 시스템 근간. 혹은 발상 측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디아2와 디아3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1에서 2를 선보일 때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따르고 있다. 더 넓은 성역의 세계 / 다양한 스킬 트리와 육성이라는 측면이다. 그러면서도 그간 디아블로 시리즈가 선보였던 변화들에서 긍정적인 부분들을 거르고 걸러 총체로 만들었다. 꽤 직접적인 변화이며, 게임 플레이를 바꿔버리는 결정이기도 하다.
퀘스트 진행 자체는 여러 액트를 자유로이 방문해서 진행된다. 야만용사 직업 퀘가 그 예
오픈 베타에서 체험하는 액트 1은 아주 넓게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이 모든 장소를 다 방문하지도 않는다. 메인 퀘스트 기준으로는 액트 1의 절반 정도만을 탐험하게 되며, 나머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기는 구조다. 테스트가 액트 1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계속 같은 장소를 돌아다녀야 했다는 점 / 탈것 제한 등을 생각하면, 분명히 과도하게 넓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본편 진행 과정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모든 장소를 방문하는 것은 엔드 콘텐츠에 다다른 시점이 되지 않을까 하며, 메인 퀘스트 진행 도중에는 다음 액트와 지역. 새로운 던전과 적이 나오는 장소로 이동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기준으로 결론을 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무의미하게 넓은 것 같다는 느낌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넓은 액트 1을 채우는 콘텐츠들이 반복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디아블로 4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던전과 필드 내부를 고정된 장소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절차적 생성을 포기한 이 결정은 플레이에 많은 변화를 낳았다. 반대급부로 반복적인 플레이가 될 수 있지만, 고정된 공략이나 예상 가능한 보상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보면, 던전에서도 비슷한 구간이 반복된다. 일부 던전은 지형이나 오브젝트도 같다
또한, 고정된 콘텐츠가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엔드 콘텐츠에 이르러서다. 개발진은 지난 오픈 베타 간담회를 통해 “엔드 콘텐츠인 악몽 던전과 같은 경우는 인장을 이용해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던전이 과하게 랜덤하게 느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일부 동일성을 가져갔다고 보시면 되겠다”는 설명을 전한 바 있다. 이를 보면, 반복 플레이 시의 경험이 얼마만큼 변주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추후에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가장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스킬 트리는 게임 플레이에서 여러 변주를 만들어낸다. 지난 테스트에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플레이어가 이리저리 고민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을 전했는데, 여전히 그 방향성은 유지되어 있다. 그리고 이 스킬 트리의 경우,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시도했던 스킬의 형태 변화 / 전설 아이템의 영향이라는 발상을 적용했다.
스킬 트리에서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시스템은 디아블로 4에서 조금 더 복잡해졌고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빌드를 플레이어들이 이리저리 시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25레벨 제한이 있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전설 아이템이 특정 스킬의 형태나 활용도를 변화하도록 지원하면서, 하나의 빌드를 조금씩 갖춰나가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중요한 것은 스킬의 형태를 전설 아이템으로 어떻게 변경하고. 이를 캐릭터 메커닉과 시너지를 낼 것인가다
● 디아블로 4는 어떤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는가?
25레벨 제한 / 액트 1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빌드 구성이나 전반적인 플레이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지난 미디어 체험기에도 적었듯이, 빌드를 이리저리 바꾸고 시험하도록 만들고자 한다는 점이다. 즉, 엔드 콘텐츠에 이르러 ‘파밍’이 대두하게 되는데, 이 파밍의 목적을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보다 여러 빌드의 극대화에 집중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오랜 시간을 플레이할 것이 분명하고 라이브 서비스로 전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콘텐츠와 빌드. 여러 아이템을 통한 스킬의 변화를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여러 빌드를 시험하고.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빌드를 하나씩 만들어나가도록 유도한다는 지점이다. 이를 위해서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선보였던 전설 아이템을 통한 스킬의 형태 변화가 들어갔고.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조정 / 수정 가능한 스킬 트리 시스템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파밍의 목적이 빌드 구성과 극대화에 있는 셈
이는 개발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인 시스템들이 자유로이 빌드를 시험하고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개발진은 자신들의 의도를 풀어 설명하기도 했다. 전설 아이템에서 그 효과인 ‘위상’을 추출함에 있어서 하나의 장비 부위에 1:1로 매치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 및 반지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둔 것이 빌드를 여러 방법으로 접근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전설 아이템을 이리저리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즉, 전설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에 해당 부위가 아닌 적용가능한 다른 부위에도 전설 아이템 효과를 각인시킬 수 있도록 해뒀다. 이를 통해서 전설 아이템은 여러 활용도를 갖는다. 빌드를 꾸려나가는 데에 있어서 결국에는 전설 아이템의 효과가 중요하므로 이를 여러 부위와 구성을 통해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던전 클리어 이후 빌드를 구성하는 효과들을 ‘힘의 전서’를 통해 자유로이 적용할 수 있도록 해두면서 필드와 던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빌드를 자유로이 시험하고 변경하고. 탐험까지 이어지는 시스템 전반을 구성하는 게임 디자인을 단단하게 만들고자 했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효과는 조금 떨어지지만, 핵심 메커닉을 자유로이 적용할 수 있는 힘의 전서
여러 캐릭터에 여러가지 빌드. 이 지향점은 캐릭터마다 장착하는 장비의 숫자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바바리안의 경우 더 많은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설 옵션을 더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엔드 콘텐츠 시점을 게임 플레이의 일부만을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개발진이 보여준 것들이 피드백을 통해서 개선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에 공개했던 ‘신화 아이템’은 삭제되었고 유니크 아이템으로 대체됐다. 세트 아이템의 추가 또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런칭 이후 시작되는 프리 시즌에 바로 세트 아이템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후 시즌에서 세트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동일한 아이템을 일률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의도에서다.
개발진이 기획한 것들은 이번 오픈 베타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빌드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는 것. 그리고 아이템을 통해서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여기서 파밍과 엔드 콘텐츠가 접목되기 시작하며, 싱글 플레이 기반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접하는 지점을 늘려간다. 이러한 점에서 라이브 서비스 등으로 오랜 시간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Massive가 아니라서 MMO의 M은 맛만 조금 있는 수준. 월드 보스 또한 같은 방향성이다
● 퀘스트와 던전은 어땠나?
개발진은 넓은 필드 위에 무작위로 진행되는 이벤트를 배치하는 것으로 필드의 활용도를 늘리고자 했다. 이외에도 릴리트 석상과 같이 찾아야하는 요소들이 플레이어를 반긴다.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필드의 활용을 최대한 하고자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탈것 제공이 되지 않는 오픈 베타 이기에 어느 정도는 감내해야 하는 부분으로 다가왔다.
던전은 오픈 베타 기준으로 반복 플레이보다 힘의 전서를 위상들로 채우는 역할에 더 치중한다. 즉, 한 번 클리어를 하면 퀘스트로 방문하지 않는 이상 다시 갈 필요는 없다. 심지어 해당 던전의 클리어 보상으로 주어지는 위상이 내 직업의 것이 아니라면, 굳이 클리어할 필요성이 들지 않는다.
베타에서는 할 것이 없어서 일단 다 돌기는 했는데, 본편에서도 같을지는 의문
이후 제품판에서 하나의 캐릭터에 집중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모든 던전을 돌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굳이 던전을 돌지 않더라도 필드에서 육성이 충분히 이루어진다. 당장 이번 테스트에서도 메인 퀘스트를 거의 플레이하지 않은 상태에서 25레벨을 달성했다. 로그의 경우 메인 퀘스트는 도시로 진입하는 데에서 멈추고 월드 단계 베테랑 기준에서 필드 활동과 보루 해방 / 던전 일부를 도는 것으로 25레벨에 여유롭게 도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웠던 것은, 일부 사이드 퀘스트들이 메인 퀘스트의 진행과 함께 이리저리 이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나리우스를 만나고 난 뒤에 해당 장소 지하 던전으로 유도하는 퀘스트가 나오거나. 도끼를 찾아달라는 퀘스트를 진행한 이후, 해당 NPC가 미쳐 사람들을 살해하는 등 필드와 마을 오가며 진행하는 퀘스트들이 기억에 남는다.
다만, 던전의 구성은 다소 단조롭다. 던전 디자인에 있어서는 엔드 콘텐츠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처럼, 일자 진행과 번거로운 보스방 해제 과정이 반복된다. 보스를 만나기 위해서 여러 장치를 등에 짊어지고 장치를 해제한다거나. 특정 몬스터를 잡아서 다음 구역으로 진입하는 플레이가 반복된다. 엔드 콘텐츠 시점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구조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아쉬운 점은 없었나?
애초에 이미 디아블로 시리즈에 뇌가 절여진 상태이긴 한데, 그럼에도 이번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는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 어차피 김치찌개를 기대하고 주문했고. 맛은 있게 잘 만들어진 김치찌개가 나왔다. 그러면 충분하다. 미디어 테스트와 크게 변한 점이 없었음에도 (클래스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3개 제한이다) 또 모든 캐릭터 25레벨을 달성하고 액트 1의 거의 모든 콘텐츠를 답사했다.
플레이 도중 앞서 언급한 서버 문제 이외에도 몇 가지 지적할 만한 사항들이 있다. 이는 플레이 스타일이나 개인의 취향. 더불어 선택한 직업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라 본다. 야만용사의 경우 묵직함을 추구한 것은 알겠으나, 일부 스킬들 -특히 소용돌이(훨윈드)-이 기대치 이하다. 추후 엔드 콘텐츠 시점에서 달라지더라도 기대치 이하의 모습임은 부정할 수 없다. 도는 속도나 이펙트를 조금 화려하게 해줬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한다. 이를 제외한 다른 직업군의 스킬이나 플레이 이펙트 등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그래서 '괜찮았냐?'라고 물으면 'YES'라고 할 수밖에
이외에도 PC판에서 있었던 약간의 메모리 누수 / 첫날과 둘째 날의 접속 문제 등 기술적인 불편함은 추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 정확히는 정식 런칭 시까지 해결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다. 타격감과 같이 정의하기 어려운 감상에 있어서는 사운드 환경이나 PC의 스펙. 그리고 스킬 활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지금 시점에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듯하다.
베타는 정말 극 초반이고 업적 기준으로 1막에서 6막을 넘어 종막까지 있으니. 전체 10%가 안되지 않을까 싶다
● 오픈 베타 얼리 액세스 그 이후는?
어차피 샀다. 심지어 두 개 샀고 하나는 얼티밋이다. 당연히 이번 주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진행되는 오픈 베타 테스트도 그대로 하지 않을까 싶다. 모든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는 얼리 액세스에서 선보였던 야만용사 / 원소술사 / 도적 이외에 ‘강령술사 / 드루이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액트 1의 던전들이 강령술사와 드루이드에 적용할 수 있는 정수를 중심으로 꾸려져 있는 만큼, 앞선 세 개의 직업보다 더 많은 실험과 빌드를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더불어 두 직업군은 앞선 직업들과 또 다른 메커닉을 가지고 있기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금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빌드를 깎고 실험하는 것에 가장 큰 재미를 느끼고 있기에 다른 캐릭터를 제공하는 오픈 베타 테스트는 또 새로운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직업이 개방되는 오픈 베타 테스트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3월 25일 새벽 1시부터 3월 28일 새벽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얼리 액세스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는 액트 1 / 필드 보스 아샤바 / 레벨 제한 25로 한정된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