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온 온라인, 한국 이용자 지속적 증가… 동부 서버 만들게 된 이유
● 먼저 본인의 이력과 현재 맡고 일이 무엇인지 알려달라.
알비온 온라인의 게임 디렉터를 맡고 있는 로빈 헨키스라고 합니다. 게임 디자이너로 15년 넘게 일했으며, 여태껏 쌓은 커리어의 대부분을 RPG와 함께 했습니다.
샌드박스 인터렉티브는 2012년 창설됐으며, 알비온 온라인의 단독 개발사이자 퍼블리셔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핵심 개발자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던 회사였지만 이제는 베를린 사무실의 총 사원 수가 80명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 이미 알비온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이 훌쩍 넘은 상태이지만, 아직 본작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중세 판타지 샌드박스 MMORPG인 알비온 온라인의 세계는 고전적으로 접근한 게임 플레이 방식을 통해, 플레이어들 주도 하에 진행되어 자유도가 매우 높습니다. 다만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스킬 빌드와 자원 채집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친절하지 않고 가이드도 많이 제공하지 않지만, 위험을 감수한다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100% 플레이어 주도적인 경제 시스템을 이루고 있으며, 특정 역할 또는 정해진 직업 없어 플레이어들이 장착한 장비에 따라 스킬이 정해지기 때문에 유저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플레이스타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PvE, PvP, 자원 채집을 위해 자신만의 장비를 조합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요소이고, 저희는 이것을 '내가 입는 것이 날 결정하는'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최대 장점은 바로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자유와 그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된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입니다. 한 가지 역할(장인, 상인, 길드 병사 등)에 치중하여 클래식한 MMORPG 스타일을 선택하는 플레이어보다 조합이나 역할을 다양하게 구성해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더 많습니다.
● '울티마 온라인'의 정신적 계승작, '이브 온라인'의 판타지 버전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더라. 이러한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비온 온라인은 그 두 게임, 특히 울티마 온라인과 유사한 요소들이 있어서 정신적 후속작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알비온 온라인을 개발한 핵심 팀은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고 리스크가 클수록 보상이 좋아지는 고전 MMORPG의 팬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비온 온라인이 이러한 고전 속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지만, 고전 게임에서 가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로 고안해낸 시스템과 모든 플레이어 유형, 레벨을 고려하여 만든 다양한 게임플레이 옵션 같은 현대적인 요소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7년 런칭 이후 일일 평균 접속자 수가 느리지만 꾸준하게 증가하다 2020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비록 이후에 상승세가 감소하긴 했지만 월간 몇 십만 명의 플레이어들이 꾸준히 접속하고 있어 도시 같은 특정 지역은 렉을 유발할 정도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신규 서버에는 기존 서버에 있던 일부 플레이어가 넘어오는 것 외에도 전 세계 신규 유저들, 특히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저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 2020년 8월 한국어 업데이트 이후 한국 유저가 꽤 증가했을 듯하다. 수치적으로 어느 정도 늘어났는가?
한국어 현지화가 진행된 이후 한국인 플레이어의 유입이 크게 늘어났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게임에 새로운 언어를 추가할 때는 웹사이트, 포럼 및 디스코드에서도 해당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들의 정보 획득을 위한 자리, 게임에 대한 토론 장소 그리고 올드 플레이어들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드립니다. 꽤 많은 한국 스트리머와 유튜버들이 이 게임을 시작했으며, 업로드된 영상에 대한 반응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국은 소수의 플레이어들로 시작했지만 나라별 플레이어 수를 따졌을 때 현재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플레이를 지속해온 아시아 팬 층이 있었고,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언어를 추가한 뒤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들의 주요 불만 사항 중 하나는 서양 서버에서 플레이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연결 속도 지연으로 인해 체험하기 어려운 PvP 컨텐츠, 아시아 시간대와 맞지 않는 점검 시간, 시즌 및 이벤트 시간 등으로 인해 이들이 소외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규 서버가 아시아의 플레이어에게 최적의 알비온 온라인 플레이 경험과 새로운 시작을 전해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알비온 동부 서버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를 아우르고 있다고 들었다. 영상에는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가 등장했는데, 그 외에 또 어떤 국가들이 포함되는가?
동부 서버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호주/뉴질랜드 등 모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서버로서 개설되었습니다. 이 서버는 모든 지역 및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자신에게 맞는 서버에 접속하여 알비온 온라인을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동부 서버는 아무도 탐험한 적 없는 알비온의 세계에서 불공평함을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모든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지만, 플레이어 및 길드 이름은 '파운더 팩'으로 이전 서버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구매한 의상, 스킨 같은 특정 요소는 두 서버에서 공유됩니다. 물론, 두 서버 모두에서 플레이 하고 싶은 분은 당연히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 PvP를 권하는 환경 탓에 솔로 플레이어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1월 공개된 '안개'처럼 홀로 즐기고자 하는 유저를 위한 대책을 앞으로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길드와 그룹 컨텐츠는 알비온 온라인의 핵심 부분이지만 혼자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도 상당 수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소셜 온라인 게임인 MMORPG에서 양질의 솔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저희는 그룹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솔로 플레이어를 위해 게임 시스템을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향후에는 더 많은 솔로 컨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들을 위한 플레이 경험 개선 요소를 추가하여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를 더욱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출시 후 모든 튜토리얼을 개편하고 게임 내 다양한 시스템에 툴팁을 추가했으며, 신규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UI를 개선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알비온 온라인이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높은 자유도로 인해 신규 플레이어들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저희는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통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과 게임 플레이 방식을 시도하면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거나 낮은 자유도의 게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롭고 진정한 재미를 발견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알비온 온라인에 입문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보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바일 버전의 경우 최적화 및 그래픽 옵션 다양화에 대한 요청이 있더라. 향후 구현 가능성이 있는가?
알비온 온라인은 플레이어들이 PC, 모바일 혹은 양쪽 모두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크로스 플랫폼 게임입니다. 따라서 점점 증가해가는 게이머, 지역 및 게임 플레이 시스템과 다양한 장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모바일 버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개발 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알비온 온라인을 최고급 기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기기 및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모바일 버전의 그래픽과 그래픽 옵션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것입니다.
작년에 저희는 컨트롤러 사용을 선호하는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컨트롤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컨트롤러 베타 버전을 출시했으며, 스팀 덱으로도 이식한 바 있습니다. 콘솔 출시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당연히 보다 많은 게이머에게 알비온 온라인을 플레이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며, 향후 콘솔 출시에 관한 가능성을 계속 검토할 예정입니다.
● 끝으로 루리웹 이용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루리웹 이용자 여러분.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에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셨기를 바라며, 알비온 온라인의 새로운 동부 서버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게임 안에서 여러분을 뵙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