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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가 1월 12일 프리시즌을 오픈했다. 그간 다수의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기본기를 여러 번 점검하고 기사로도 다룬 만큼, 게임 자체에 대해서 새롭게 평가하기보다는 현재 런칭한 프리시즌 버전의 현황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한다.
지금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아직 본격적인 시작 전의 프리시즌이고, 그만큼 여러가지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의 서비스 초창기를 떠올리게 한다. 예를 들어 카트 바디의 성능이 그렇다.
카트바디 업그레이드가 아직 제공되지 않아 성능향상이 제한되어 있기에 게임의 전체적인 페이스도 저단계 엔진 정도에서 이루어지는 편. 때문에 현재 프리시즌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이름과는 달리 드리프트보다는 그립 주행 위주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지간한 실력대에서는 커팅 같은 트릭을 쓰면 오히려 기록에서 손해를 보거나 별 차이가 나지 않는 느낌이 강하며, 향후 카트의 성능이 올라가야 부스터 효율과 최대 속도가 늘어나면서 최근의 ‘카트라이더’ 수준의 주행감을 보여줄 것 같다.
그래서 아직 레이싱의 속도 자체가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개발진이 프리시즌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개발진의 일관된 메시지는 꽤 명확하다. 해외 콘솔 게이머, 그리고 코어 게이머층이 많이 분포된 연령, 성별 이상의 포괄적인 고객층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
일단 난이도 측면에서는 초창기의 ‘카트라이더’ 가 그러했듯 단계적으로 게임의 페이스를 올리면서 일단 유입된 플레이어들이 차츰 적응하며 ‘카트라이더’ 특유의 부스터 중심의 속도감을 맞추겠다는 것이고, 과금 면에서는 과금의 중심을 카트 바디가 아닌 시즌 패스로 가져오면서 출혈적인 과금이 아니라 정해진 액수를 쓰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식이다.
의외로 라이센스 도전은 쭉 하다보면 꽤 시간을 투자해 3성에 매달리게 된다.
이런 콘텐츠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드라이버 라이선스로 맵을 해금하는 것 역시 이런 ‘카트라이더’ 특유의 시스템을 이해시키는 것으로 방향성이 잡혀있다. 물론 어떤 관점에서는 맵을 인질로 잡고 싱글플레이를 시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맵 해금 자체는 라이선스의 별을 모두 채우지 않아도 적당히 익히기만 하면 풀리기에 게임을 해치는 수준은 아니다.
카트바디는 성능 상의 차이는 크지 않거나 없는 수준이지만, 세세하게 차이가 있다. 현재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곡괭이가 달린 광산 수레가 제동 성능이나 부스터 충전량 등에서 좀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카트 바디가 단순히 치장품이 아니라 좀더 개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한편으로는 그게 너무 심해지면 카트 바디 입수처에 따라서 플레이어 간의 격차나 과금액 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든다. 일단은 기본적인 카트 바디의 평준화는 개발진이 밝힌 P2W 배제와 맥이 같기에 향후 카트 바디의 특색을 잘 살리면서 또 과금 부담을 늘리지 않는 방향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한 부분이다.
추후 추가될 업그레이드는 클로즈 베타를 기준으로 하면 최고 속력/가속력/부스터 가속/부스터 시간으로 나뉘어 있고, 각 10번 씩 40칸을 총 36번 선택해 업그레이드 한다. 이를 통해 카트 바디를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각 카트 바디의 특화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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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이 안보이는 버그에 걸려도 정신차리면 꼴찌는 면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의 특징 중 하나는 PC-콘솔-스마트폰의 전 플랫폼 크로스플레이다. 이런 여러 기기를 아우르는 최적화는 상당히 잘 된 편이다. 기자는 PC 와 스마트폰, 패드로 플레이 했는데, 다른 기기는 제쳐두고 스마트폰이 게임 성능이 정말 안좋기로 유명한 갤럭시Z 플립3 임에도 프레임 저하나 그래픽 품질 저하 같은 문제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물론 궁극의 모바일 게임기라고도 불리우는 아이패드에서 나오는 퍼포먼스나 PC 버전과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고스펙이 아닌 중저스펙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여러 플랫폼이 크로스 플레이로 참여하는 만큼 회선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가끔씩 발생하곤 했다. 모바일 플랫폼들은 그 특성상 연결이 끊어지는 플레이어가 종종 보였고 이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의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안정적이지 못한 회선에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가 원인이기는 하나, 게임 내적으로 보완할 수단이 있었으면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짜릿한 승리의 맛은 달콤하다.
다수의 테스트를 통해 조작감이나 클라이언트 안정성 등 기본기를 계속해서 가다듬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딱히 지적할 사항은 없었다. ‘카트라이더’ 와는 조금 다르지만 적응이 불가능한 정도로 다르지는 않으며, 물리 엔진 등에서 많이 개선이 된 만큼 좀더 예측 가능해졌고, 전작에서 먹히던 테크닉도 대부분 통용된다.
개선을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향후 매칭 옵션을 보다 다양하게 넣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단 첫번째는 크로스플레이인데, 기자의 경우에는 개인전을 할 때에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팀전을 할 때에는 혹시나 모를 모바일 유저들의 연결 불안정 때문에 모바일은 빼고 매칭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는 맵과도 연관이 있는데, 트랙을 고르는 선택지도 난이도 기준으로 일종의 묶음을 선택하는 기능만 있고 특정 맵을 섞어서 넣지는 못한다.
또한 아직은 콘텐츠가 부족한 느낌이다. 현재 플레이를 유도하는 요소는 일일 과제와 시즌 패스인데 일일 과제는 주어지는 내용이 너무 단순해서 단지 판수를 채우기면 하면 되며, 시즌 패스 역시 꾸준히 플레이하다보면 저절로 올라간다. 이보다는 좀더 플레이어들에게 도전적이고 또 적당히 다양한 플레이를 유도하는 보조적인 콘텐츠 시스템이 있었으면 한다.
상점은 캐시와 루찌 모두 쓸만한 상품이 훨씬 많았으면 좋겠다.
종합적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카트라이더’ 의 후속 타이틀로서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장 넒은 플랫폼을 아우르고 있고 전작과 이질적이지 않은 조작감과 게임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확실히 비주얼적인 부분이나 물리 엔진 등에서 개선이 큰 편이라 자리를 대체하기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비록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의 서비스 종료 공지는 급작스러웠지만, 어쨌거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로 세대 교체를 언젠가는 했어야 한다는 건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사실이니까.
향후 관건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카트 바디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부스터 위주의 빠른 스피드전이라는 ‘카트라이더’ 만의 특색을 얼마나 잘 살리는가 하는 부분, 그리고 새로운 빌드, 새로운 플랫폼으로 판갈이를 한 만큼 그 위에 어떤 콘텐츠를 쌓아올리냐 하는 부분이다. 이 두가지만 경쟁력있게 가져간다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확실한, 그리고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가 그립지 않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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