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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검극 액션'을 표방하고 있는 '사무라이 메이든'은 전국시대로 소환된 여고생 '츠무기'의 활약상을 그린 액션 게임이다. 츠무기를 '조율의 무녀'의 후예라 부르는 목소리에 의해 눈 깜박하는 사이에 불타는 혼노지로 전이된 그녀는 그곳에서 노부나가, 그리고 스스로를 닌자라 칭하는 소녀들과 조우한다.

이곳에서 노부나가는 자신에게 반기를 든 아케치 미츠히데의 병력에 맞서게 되지만, 츠무기에게는 다른 임무가 주어진다. 해골 병사처럼 보이는 혼을 잃은 망자, 바로 '희해'와 맞서 싸우게 되는 것. 한편, 어디선가 나타난 3인의 소녀들 중 실제 닌자처럼 보이는 것은 '이요' 한 사람 뿐으로, '하가네'와 '코미미'는 정체 모를 복장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츠무기처럼 다른 세계에서 왔기 때문이다.

왼쪽의 이요만 노부나가 수하의 닌자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스토리 구성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지만, 적어도 초반 스토리 부분은 납득이 가게 만드는 핍진함을 유지한다. 일례로 평범한 여고생이 진검으로 희해들을 베어 넘길 수 있는 이유는 어릴 적부터 도장에서 검술을 익혀왔으며, 뛰어난 솜씨를 갖고 있다는 설정이 뒷받침한다.

노부나가로부터 인정 받은 칼솜씨
실제로 본작에서 시나리오 파트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오는 짧지 않은 메인 이벤트 외에도 앨범과 같은 미니 이벤트 대사까지 풀 더빙 된 것은 물론 어드벤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그에서 놓친 대사 다시 보고 듣기나 자동 대사 진행 등의 편의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이벤트 씬이 꽤 많다 보니 액션 파트가 메인이 아닌 서브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대사도 들을 수 있는 로그 창

앨범에서 볼 수 있는 미니 이벤트
전투는 츠무기의 검술을 베이스로 동료 닌자(고카게)의 인법, 인술로 보조하는 것이 기본이다. 뒤로 갈수록 적들의 종류와 패턴이 다양해지기에 다수의 적과 싸우다 보면 맞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전투 도중 회복 수단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다수의 적은 인법이나 인술로 격파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인술로 코미미는 폭탄을 던질 수 있고,

하가네는 스위치를 작동시킬 수 있으며,

이요는 다양한 닌자 도구를 사용하는데,

닌자 도구가 4종 이상 되면 출전 전에 3종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단 고카게에게는 체력 게이지가 존재하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싸울 만큼 AI가 우수해 보이지도 않는다. 대신 인법 게이지가 금방 차오르고 인법 숏컷으로 고카게를 교체하는 동시에 인법을 발동하는 것이 가능하며, 3인의 고카게에게 각각 불(이요), 전기(하가네), 얼음(코미미)이라는 속성이 부여되어 있어 상황에 맞는 고카게를 불러내면 보다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이요의 인법 1 제비꽃불

하가네의 인법 1 뇌권 발사

코미미의 인법 1 얼음 쐐기 습격
참고로 회복 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지 도중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무명의 사당'이 나타나기도 하고, 같은 역할을 하는 이요의 닌자 도구 '회복의 항아리'는 전투 중에도 쓸 수 있지만, 항아리 근처에 있어야만 체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온전히 회복하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무명의 사당에 나타나는 것도 사실 회복의 항아리이다.
스테이지가 종료되면 야영이 시작된다. 육성 및 강화가 이루어지는 인터미션 파트로 이 안에서도 몇 가지 대사를 들을 수 있으며, 대화 이벤트를 다시 본다거나 기억의 조각이라 하여 설정화 등을 볼 수 있는 도감도 존재한다. 게임 도중 등장하는 팝업 도움말을 모아 놓은 메뉴(가르침)도 있는데, 아직 해금되지 않은 내용까지 전부 다 열람이 가능한 상태여서 초보자에게는 자칫 혼동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야영 메인 화면. 여기에서도 대사를 들을 수 있다.

플레이 도중 획득한 기억의 조각은 도감에서 볼 수 있다.
캐릭터에 레벨이 존재하지 않는 액션 게임이므로 육성은 스킬 해금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방식이 흥미롭다. 전투 중 획득한 하트(친밀도)로 앨범에서 잠겨 있는 사진을 열면 이벤트 후 기술이 해금되는 것. 친밀도는 전투 중 3인의 소녀가 각자 획득하므로 어느 쪽부터 육성할 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이요는 지상 공격, 하가네는 공중 공격, 코미미는 회피 및 저스트 가드에 특화된 느낌이다.

이요에서 처음으로 해금되는 스킬 '그림자 뚫기'
그리고 이렇게 스킬을 해금하다 보면 '포말 공간'이 열린다. 포말 공간이란 메인 스테이지인 명계와는 다른 작은 공간으로 고카게 1인과 함께 진행하게 되며, 해당 고카게의 특기를 살린 퍼즐 요소가 가미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포말 공간을 클리어 하면 이후부터 출진 시 '이야기'와 별개로 '포말 밀회'라는 카테고리가 해금된다. 양쪽 모두 반복 플레이가 가능한 것은 모바일 RPG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메인 스토리인 이야기와 별개로

포말 공간을 진행하는 포말 밀회


포말 공간에는 인술을 이용한 기믹이 준비되어 있다.
강화는 장비에 대해 이루어진다. 아직 초반부라 그런지 츠무기와 고카게 4인 모두 장비는 하나 밖에 없으나 각각에 레벨이 존재하여 희해를 쓰러뜨렸을 때 얻는 인화로 레벨을 높이다 보면 공격력과 생명력 같은 스테이터스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레벨에서는 패시브로 작동하는 무기 스킬이 해금된다. 덧붙여 코스튬 해금에도 인화가 소비되기 때문에 어느 쪽을 고를지 망설이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파마의 칼은 레벨 10에 두 번째 스킬이 열린다.
개발은 '불렛 걸즈' 시리즈의 쉐이드(SHADE)가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진행했는데, 배경이 허전한 감을 지울 수 없지만 캐릭터 묘사에는 힘을 쏟아서 일러스트 느낌을 잘 살린 3D 모델링을 보여주고, 체력이 낮아지면 옷이 손상되는 연출과 바스트 모핑도 있다. 덧붙여 PS5에서는 전반적으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다수의 적이 출현한 상태에서 구석에 몰리게 되면 카메라 시점에 따라 버벅거리기도 한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데, 실제로 움직인다.

전투 중 옷이 찢어지고 그을음도 묻는다.

전투가 끝나면 셀카 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