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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라이브 서비스는 기차역을 만드는 것, 번지 스튜디오 강연

조회수 3553 | 루리웹 | 입력 2022.11.18 (01:25:10)
[기사 본문] 지스타와 인벤이 함께하는 게임 컨퍼런스, IGC 2022 에서 ‘헤일로’, ‘데스티니’ 시리즈의 번지 스튜디오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번지 스튜디오의 저스틴 트루먼이 참가해 싱글 패키지 게임 개발사였던 번지가 ‘데스티니’ 를 통해 라이브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서술 편의를 위해 강연자의 입장에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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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스튜디오는 본래 이른 바 박스 프로덕트, 패키지 게임을 만들던 회사에서 온라인 라이브 서비스 위주의 회사로 변화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자극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으나 결국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현재 무사히 서비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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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스티니’ 1편을 런칭했을 시기에는 서양권에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흔치 않았던 시기이고, 실제로 우리들도 일단 만들어 놓으면 더 좋게 개선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시했다. 하지만 1편의 출시 당시에는 평가가 좋지 않았다. 최소한 미국에서는 좀더 하자가 있는 게임 취급을 받았었다. 게임은 재미있지만, 좀 특이한 애들이 하는 하드코어한 게임이라는 취급이었다. 우리는 그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고,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타이틀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캠페인의 네러티브를 강화하고, 게임 보상을 더 빨리 다양하게 얻도록했다. 그래서 ‘데스티니 2’ 가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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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1편보다 2편의 평가가 더 좋아졌다. 게이머들이 2편이 더 좋고 끌린다, 세련된다, 보상감이 좋다라는 피드백을 해주었다. 그 결과는 인게임 데이터에서도 찾을 수 있었고 사람들이 더 폭넓게, 깊게 게임을 즐겼다.

그러나 출시 6주가 지난 시점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데스티니의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이 이미 콘텐츠를 다 소모했고 점차 이 문제는 캐주얼 게이머에게도 옮겨갔다. 그리고 이것이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알려져 데스티니라는 브랜드 평판도 손상되기 시작했다. 데스티니를 하지 않는 사람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게임의 생테계 자체가 불안정해졌고 우리는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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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여드리는 이 그래프는 데스티니 2 의 주별 접속자수를 나타낸다. 주황색 그래프가 2편이고 회색 그래프가 1편이다. 처음에는 1편보다 좋았지만, 몇주가 지나자 지표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저 시점에서 우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당시의 감소 속도를 토대로 유저 지표를 계산, 이탈 속도를 계산하니 5주가 더 지속되면 게이머들이 남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달만 그대로 있으면 서비스를 종료해야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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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시계를 4년 뒤로 돌려서 ‘마녀여왕’ 출시로 가보자. 이때 게임의 평가가 매우 좋았고 그만큼 성과도 좋았다. 플레이어들이 훨씬 많아졌다. AAA게임은 수명이 짦다. 보통 플레이어의 수가 정점을 찍고 천천히 망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어떻게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역전을 이루어냈나 설명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서비스 종료 5주전이라는 예상을 받아든 그 시점은, 당장 그 상황도 심각했지만 우리에게 이 순간이 그 이후에 항상 촉매제가 되어 주었다. 그때 우리는 우리의 개발 시스템을 바꾸고, 스튜디오 문화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했다. 박스 프로덕트를 만들던 마음가짐에서 라이브 서비스로 마음가짐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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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라이브 서비스 마인드셋(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어떤 문화, 방식으로 어떻게 바꿔야하는가? 우리도 이걸 이해하는데 매우 오래걸렸고 적용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리고 이 교훈은 비슷한 전환의 상황을 겪는 어느 게임사에 적용해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라이브 서비스 마인드셋이 무엇인가 묻기 전에, 박스 프로덕트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박스 프로덕트 게임은 세상에 매우 많고, 수많은 명작이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 ‘엘든링’ 같은 게임들이 그러하다. 이런 게임들을 만들 때의 마음가짐이란, 게이머의 예상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완벽하다고 느낄 만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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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매우 좋아하는 픽사의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픽사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우리 영화들은 처음에는 구렸다.” 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종 결과물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대단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 시작부터 대단할 수 없다는걸 깨달아야 한다. 계속해서 내부적으로 새로 만들고 실수하고 배우고 고치면서 조금씩 개선해나가면서 점차 좋아진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게임에 대입하면 이렇게 자체적으로 계속 고쳐 만들며 완성해나가는게 완벽한 게임을 만드는 법이고, 박스 프로덕트 마인드셋 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새로 만들고 바꿔가면서 직감에 의존해 대작을 만드는 일, 그리고 출시 시점의 폭발적인 마케팅과 함께 큰 기대, 임팩트를 주는게 주요 전략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이 일을 해내는 스튜디오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이 개발 방식은 우리도 당연하게 여기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라이브 서비스 마인드셋은 무엇일까? 라이브 서비스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건 속도다. 심지어 퀄리티보다도 중요한 것이 속도다.

대략 2010년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오랫동안 접지 않고 즐기는 게임은 고퀄리티 게임이었다. 업데이트 위주의 게임이 아니라 출시 때부터 밸런스도 잘 맞고 완성되어 있는 게임. 이 게임들은 변화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그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관점이 오늘날 라이브에선 완전 바뀐다. 계속해서 주 단위ㅗㄹ 콘텐츠를 주고, 피드백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박스 콘텐츠가 기대 이상의 것을 주는데 집중한다면 라이브는 꾸준한 콘텐츠 제공에 집중한다. 이는 확실히 스피드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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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위치보다 중요하다. 이 문장에서 위치를 게임의 퀄리티라고 대입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평가는 빨리 퍼진다. 플레이어들의 입소문은 인터넷을 통해 여기저기 퍼져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밸런스가 무너졌다면 얼마나 빨리 패치할 수 있는가, 플레이어가 합당한 피드백을 제기했다면 그걸 얼마나 빨리 고칠 수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완벽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또다른 문제는, 제가 가장 어려웠던 건 ‘성공’ 을 재정의하는 것이었다. 퀄리티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매일 매일 내가 일하면서 내 직감으로 판단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일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흠잡을 데 없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 이게 다 박스 프로덕트의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속도감에 집중하게 되면 가장 어려운 건 나의 공개적인 실패를 모두가 보게되고, 이 공개적인 실패를 나 자신이 편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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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고치고 이런 과정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런 실패의 연속으로 얻게 되는게 바로 속도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속도를 올려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공개적인 실패를 편하게 느껴야한다는 건, 내가 자존감이 높다, 성공에의 열망이 높다면 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연속적인 서비스의 중요성, 공개적인 실패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예시를 들자면, 요즘은 많은 서비스 주체,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공개 사과문을 올리는 일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처럼 공개적인 실패를 받아들이고, 라이브 서비스다운 마음가짐을 받아들이고, 피드백, 비판을 받으면서 솔직하게 더 나은 사업을 해나가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이제는 이런 일이 선택이 아니라, 모든 브랜드가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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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라이브 서비스에서 성공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떤 전성기가 되면 성공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노력을 안하곤 한다. 여기 계신 분들도 성공을 다음 중 하나로 결정하려 할거다. 퀄리티라면 스팀 평가, GOTY, 메타크리틱 평점 등, 아니면 재정적 성공, 매출, 플레이어들이 가진 문화의 크기 등을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라이브 서비스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 이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과정을 가졌다. 처음 보여드린 그래프의 그 순간이 성공을 다시 정의할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기도 했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되, 우리의 목표를 정의하여 정확하게 집중해야 한다고 느꼈다.

우리가 그 시절을 지나며 만든 원칙이 있다. 다음의 세가지 우선순위다. 유저의 신뢰가 가장 먼저, 다음이 유저 수, 그리고 매출이라는 우선 순위다. 처음 우리는 유저의 신뢰 측면에서 유저들이 콘텐츠가 떨어지면 잠시 게임을 접고 확장팩이 나오면 돌아오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콘텐츠가 떨어지니 플레이어들이 온라인에서 이 게임은 망했다, 거지 같다, 하지말아라, 하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게임의 상황이 인터넷에서 빠르게 전파되면서 게임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게이머들의 불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라. 그래서 유저의 신뢰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걸 통감했다.

그리고 우리의 명성을 복원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들, 인플루언서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한데, 이런 문제들은 유저가 떨어지는 직접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해결해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이 신뢰를 쌓기 위한 여정이 1년 걸렸다. 매우 길고 어려운 과정이었다. 라이브 이벤트도 하면서 우리의 수익 중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지만, 여기서 신뢰를 더 잃으면 스튜디오가 큰일 나겠다, 이런 손실은 감수하자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현재는 유저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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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유저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제 유저수의 회복에 매달려야 한다. 우리 게임에서는 그 역할을 ‘포세이큰’ 확장팩이 맡았다. 유저수 이탈을 막기 위해 굉장히 많은 콘텐츠를 추가했다. 하드코어 캐주얼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즐길거리가 풍부했다. 덕분에 이 확장팩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시점에서 데2 에 딱 필요한 확장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그 공포의 지점에서 부활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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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유저 신뢰, 유저수 유지를 해결하고 나니 그 다음에 매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는 그즈음 매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유저들의 만족감도 중요했기에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이게 그 전의 두 단계를 망쳐서는 안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서비스 모델을 더 정비하고, 시즌 기반의 서비스 모델로 게임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성공을 측정하는 지표를 개선하며 정확도를 높여갔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KPI 지표다. KPI 는 정량적으로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이다. 우리는 이를 리포트 카드라고 이름 붙였는데 각각의 릴리즈마다 리포트 카드가 나온다. 각 릴리즈를 공통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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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항목은 보컬 센티멘트. 즉 우리에 대해 플레이어들, 사람들이 각종 채널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하는 부분이다. 일종의 평판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종의 브랜드 이미지이기도 하고, 아주 작은 소수의 의견이라도 전체 의견을 장악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평가해서, 수천명과 이야기해서 설문을 하기도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이용해 유저 반응을 체크한다. 일종의 게이머의 행복도를 정량화 할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게이머 신뢰 이후의 이야기는 바로 DAU 다. 게임의 실질적인 접속자수를 측정한다. 일, 주, 월 다양한 주기로 24시간 체크할 수 있고, 여러가지 기간으로 세분화해 정리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처음하는 사람들의 접속 증감률, 재접속률, 복귀자 평균 접속 증감률 등으로 나누어 보고, 이 세가지 지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매출 지표를 본다.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성과를 측정한다. 너무 순간 매출이 확 뛰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단기가 아니라 2~3년 멀리 보려고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면서 각 릴리즈 별로 무엇이 어느 지표에 효과적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바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후행 데이터처럼 장기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 KPI 는 스튜디오에 대시보드가 있어서 매일 우리 직원 모두가 볼 수 있다. 주방에 있기도 하고 업무 프로그램에서 볼 수도 있다. 세부적으로 정리한 주별 경향, 시즌 경향 등도 볼 수 있는 모니터 기능도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라이브 오퍼레이션 리뷰를 진행하는데, 2주 단위로 팀별 성과를 리뷰한다. PM, 비즈니스 분석가 등만 하는게 아니라 게임 디자이너, 피처 리드 등도 데이터를 받아보게 되고 모두가 다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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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기적으로 2시간 정도 되는 강의 스타일의 시즌 리캡을 진행한다. 우리의 성과를 시즌, 분기 별로 분석하는 일이다. 이 미팅에서 우리는 여러 분석과 토론을 거치는데 일종의 대학교에서 받은 수업처럼 데스티니 비즈니스 과정을 듣는다고 보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성공의 과정을 돌아보고 데이터 기반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여기서 표현을 데이터 드리븐이 아닌 데이터 인폼 디자인이라고 한 이유는 그만큼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게 아닌 이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가 진행한 게임 릴리즈 중 그동안 해왔던 것과 가장 다른 스타일의 업데이트는 30주년 이벤트였는데, 이전과 다른 스타일의 상품이었기에 리스크도 있었고 데이터를 예의주시했다. 그렇게 성과를 기반으로 우리의 비전을 다시 확인하고 수정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플레이어들은 우리가 했던 시도를 기반으로 게임의 향후를 예상하고, 우리도 이전의 성과로 우리의 앞으로의 행보르 결정할 수 있다. 우리 회사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 정보, 데이터를 하나씩 새롭게 알게 되고 새로운 시도를 할 기반이 다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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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의 변화를 내부적으로 추구했다고 말씀드렸는데, 결론적으로 ‘기차역을 지어야지 기차를 만들면 안된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마도 이전의 박스 프로덕트 마인드로는 모두가 감탄할 럭셔리한 기차를 만들려고 할거다. 인테리어부터 휠까지 엄청난 퀄리티의 모두가 놀랄만한 기차를 말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프로젝트 마지막에 크런치로 집중해서 마무리를 하게 되는, 런칭을 위해 모든걸 짜내는 그런 과정을 거칠거다.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는 기차역을 짓는데에 더 가깝다. 기차역에서 어느 기차가 출발하면, 이 기차가 출발하는 순간 다음 기차가 이미 오고 있다. 다음 기차가 오기 전에 기차역이 모두 정리가 되어야 다음 기차에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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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의 실제 개발 플로우인데 초기를 보자면 데스티니1을 만들고 나서 확장팩 작업을 하며 데스티니2 를 만드는 투트랙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현재의 워크 플로우를 보면 이렇다.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기차를 계속 보내고 있는거다. 프로세스를 바꾸고, 전체 프로세스 복잡도를 높이고, 이렇게 복잡해지면서 성공에 대한 개념이 바뀔 수 밖에 없었다. 기차역의 입장에서 좋은 기차역이 되려면 예측성이 중요했다. 기차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스캐줄을 더 잘짜야하고, 누군가 한명의 영웅이 모든걸 해치워버린다는 식의 일처리는 불가능했다.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런 말을 했다. ‘지연된 게임은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다. 한 번 나쁜 게임은 영원히 나쁜 게임이다.’ 라고.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기차역의 입장에서는 요즘은 나쁜 게임들은 개선되고 나아질 수 있다. 이는 미야모토 시게루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박스 프로덕트와 다른 마인드셋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차가 아니라 기차역을 만드는 마인드여야 한다. 이전 방식대로 고쳐가며 만들기를 반복하면 기차 하나만 만들게 된다.

지금 우리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확쟁팩 주기도 빨라졌고 시즌 주기도 빨라졌다. 그래서 더욱 바쁘지만 우리는 벌써 18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그만큼 이제 우리의 기차역은 운영을 오래 해왔고 어떻게 기차를 굴려야 하는지 안다. 기차역이 잘만들어졌다면, 기차에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1~2주 안에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쇄적인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악화는 바로 크런치다.

우리가 변화의 시기를 보낼 때, 번지 내부에서 돌던 생각은 라이브 서비스를 하게 되면 항상 크런치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크런치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다. 그 중간이 없어졌다. 하지만 열정이 가득해서 내가 계속 크런치를 하게 되면 지쳐서 나가떨어져 버린다. 박스 프로덕트를 만들던 때에는 그렇게 번아웃이 와 체력이 다 떨어졌을 때 휴식하며 다음 프로젝트까지 체력을 살려놓을 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에는 그런 구간이 없다. 때문에 내가 버닝, 올인하면 복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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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릴리즈 하나에 모든걸 쏟아붓고 내가 다 해결하겠다 하는 그런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한명이 모든걸 해결한다, 한명이 다 이끌고 간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계속 반복할 수 있는 마인드, 그리고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기차역의 마음가짐을 명심해라.

공포의 지점에서 우리는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변곡점이 되어주었다. 이 계기로 라이브 서비스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던, 마음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몇 년 동안 또 열정으로 노력한 계기가 됐다. 또한 이걸 알면서도 받아들이는데 몇 년이 걸렸다.

이런 교훈을 모두 전해드리고 싶다. 속도가 위치보다 중요하고,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실패하고 고칠 수 있어야 하고, 라이브 서비스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저 신뢰도이며, 어떤 의사 결정을 할 때 데이터에 기반해 정량화 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어야 하고, 기차가 아니라 기차역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혼자 크런치해서 다 해결하겠다 하는 그런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모든게 가리키는 한 지점은 성공에 대한 재정의다. 퀄리티가 무엇인가, 성공이 무엇인가, 이걸 스스로 재정의해야 한다. 모든 조직은 변화를 겪을거다. 그리고 이 발표를 통해 여러분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치며 힘들고 다치고 했지만, 이 강연이 여러분이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실 때 조금 덜 다치게했으면 한다.

※ 루리웹 지스타 2022 기사는 우측 링크를 통해 모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지 링크)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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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
1


(5676825)
175.213.***.***

BEST
소니가 미래가치를 보고 기가 막히게 투자한거 같고 비판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번지는 엑박, 플스, 독립 3가지 진영을 모두 경험하고 있고, 루트슈터이자 MMOFPS장르에서 부동의 원탑이라는 타이틀을 수년간 성공적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회사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됨, 멀리 볼것도 없이 다가올 내년초 빛과 어둠의 마무리 확팩만 봐고 ㅎ ㄷㄷ~
22.11.18 03:01

(723218)
175.213.***.***

신 프로젝트 기대 중
22.11.18 02:12

(5655497)
118.235.***.***

헤일로1 처음했을때 개꿀잼이었는데..
22.11.18 02:50

(5676825)
175.213.***.***

BEST
소니가 미래가치를 보고 기가 막히게 투자한거 같고 비판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번지는 엑박, 플스, 독립 3가지 진영을 모두 경험하고 있고, 루트슈터이자 MMOFPS장르에서 부동의 원탑이라는 타이틀을 수년간 성공적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회사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됨, 멀리 볼것도 없이 다가올 내년초 빛과 어둠의 마무리 확팩만 봐고 ㅎ ㄷㄷ~
22.11.18 03:01

(2398247)
121.143.***.***

좋은 글이네요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면서 라이엇이 성공하고 블리자드는 실패한 지점이 뭔지도 분명해지네요.
22.11.18 04:40

(3491871)
160.33.***.***

지스타에서 이런 좋은 강연을 들을수 있다는 것은 행사가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입니다~
22.11.18 07:45

(1697426)
112.162.***.***

음냐 데스티니 2 접긴했지만 총쏘는 맛은 일품이었지
22.11.18 09:22

(1318056)
175.210.***.***

뭐 데스티니2 좋은 게임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돈 주고 산 내 확장팩들 금고로 보내버린건 용서가 안됩니다.
22.11.18 13:18

(2177046)
221.150.***.***

이번 시즌 에필로그를 그 따위로 했어야 했냐..
22.11.18 17:33

(1248255)
120.50.***.***

생각할 여지가 넘치는 좋은 말입니다. 다만 여력이 충분히 있는 회사라면 몰라도 보통은 자금이나 시간 등의 여러가지 의미로 못 따라할 발언같네요.
22.11.18 18:16

(823848)
211.106.***.***

시즌 컨텐츠 내리박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오묘한 글이네요 에필로그 유출도 사람들 알러지 반응 일으키면서 좀 논란 있을것 같던데
22.11.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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