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액션 RPG가 조용히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강타했다. 소규모 스튜디오였던 불리언게임즈의 ‘다크어벤저’는 강렬한 액션과 직관적인 게임성이 호평을 받아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뒀다. 전세계 55개국서 누적 다운로드 1,800만 회를 넘기며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고 몇 년 후에는 국내 굴지의 게임사인 넥슨에 스튜디오 전체가 인수됐다. 그리고 당시 불리언게임즈의 신화를 이룩했던 인물이 바로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였던 반승철이다.

그 후 넥슨을 떠난 반승철 대표가 다시금 게임사를 설립하니 두 번째 도전에 나서는 그에게 걸맞게 사명부터 세컨드다이브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신작 역시 반승철 대표의 장기인 액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중세 판타지풍이었던 ‘다크어벤저’와 달리 이번에는 미래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SF 세계관이다. 세컨다이브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서비스 예정인 대작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지스타 2022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13년 당시 '다크어벤처' 신화의 주역이었던 세컨드다이브 반승철 대표가 돌아왔다.

그의 새로운 도전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장기인 액션을 SF로 풀어냈다.

직업 대신 슈트, 무기에 따라 바뀌는 전투 방식

상술했듯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세계는 대전쟁으로 황폐화되고 여러 외계 종족이 난립하는 위태로운 근미래다. 여기서 주인공은 방위군의 일원으로서 최전선을 누비며 외계 침략자들을 격퇴하고자 고군분투한다. 캐릭터 생성은 베가본드, 예거, 노블, 이노베이터의 네 출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다음 머리카락부터 이목구비, 체형까지 취향껏 조정할 수 있다. 직업에 해당하는 슈트는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획득 및 이용 가능한 것이 특징.

자유와 명예를 추구하는 베가본드는 제도권에 안주하지 않는 방랑자로 조금은 어둡고 차가운 인상을 준다. 힘을 숭상하는 강인한 승부사 예거는 전형적인 주인공상에 가깝고, 빛을 섬기는 고대 수호자의 계승자 노블은 신비롭고 고귀한 분위기를 풍긴다. 고도화된 기술 문명의 R&D로 탄생한 뉴 제너레이션인 이노베이터는 남들보다 작고 어린 모습이라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추천한다. 참고로 출신지는 외형에 대한 것일 뿐 성능과는 무관하다.

대전쟁으로 황폐화된 근미래, 외계 침략자로부터 지구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영웅들.

출신지에 따라 캐릭터의 기본 외형이 달라진다. 성능에 영향은 없으니 취향껏 선택하자.

보통 캐릭터 생성 시 선택이 끝까지 유지되는 여타 게임의 직업과 달리 ‘아레스’ 슈트는 문자 그대로 슈트다. 원하는 대로 걸치거나 벗는 장비 취급이라는 것. 슈트는 헌터, 워로드, 워락, 엔지니어까지 4종이며 각각 특화된 운용 방식과 두 가지 무기를 지니고 있다. 듀얼 블레이드와 리볼버를 사용하는 헌터는 딜러, 해머와 실드를 치켜든 워로드는 탱커, 스태프와 마검을 겸비한 워락은 캐스터, 헤비 건틀렛과 런처로 무장한 엔지니어는 무력화 전문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슈트가 장비이자 직업인만큼 어떤 무기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스킬셋이 달라진다는 것. 더 정확히는 무기에 스킬셋이 결합된 형태다. 따라서 동일한 슈트를 사용하는 유저끼리도 무기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게 된다. 일례로 엔지니어의 무기 중 데몰리셔 컨틀렛은 어퍼컷 → 내려찍기 연계와 고속 연타 스킬을, 둠피스트 건틀렛은 전방 충격파 → 범위 공격 연계와 적을 끌어들인 뒤 폭파시키는 스킬을 쓸 수 있는 식이다.

슈트는 일종의 직업이지만 고정적이지 않다. 자유롭게 입고 벗는 장비에 더 가깝다.

동일 계열의 슈트라도 성능이 천차만별이고, 무기에 따라 스킬셋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 명의 캐릭터로 다채로운 액션을, 슈트 체인지

이처럼 ‘아레스’는 어떤 슈트를 착용했느냐가 내 캐릭터를 정의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중요성이 크다. 슈트는 캐릭터가 장비 가능한 무기가 무엇인지, 파티 플레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등을 결정한다. 다만 그렇다고 종래의 직업마냥 캐릭터를 특정 슈트에 일대일 대입할 필요는 없다. ‘아레스’의 핵심 시스템인 슈트 체인지를 통해 최대 3종의 슈트를 자유롭게 갈아입으며 한 캐릭터로도 다양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연의 최종 목표였던 에이드라 보스전에서 슈트 체인지를 활용한 바를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일단 워락 슈트로 거리를 두고 대미지를 누적시키다 보스의 큰 패턴이 지나가자 곧장 헌터 슈트로 바꾼 후 파고들어 추가타를 적중시켰다. 헌터 슈트가 회피에 능하긴 하지만 어쩌다 예상치 못한 패턴에 걸려들 경우 이번에는 워로드 슈트를 꺼내 방어했다. 체인지 시 잠시간 쿨타임이 적용되므로 언제 어떤 슈트를 입어야 좋을지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최대 3종까지 슈트를 체인지하며 자유롭게 전투 방식을 바꿔 전황에 대응할 수 있다.

워락으로 견제하다 헌터로 파고들고 적의 공격에는 워로드 방패로 대응하는 게 가능하다.

슈트 3종을 실시간 교체하고 그 슈트마다 장착한 무기에 따라 스킬셋이 달라지므로, 캐릭터 하나로 즐길 수 있는 액션의 폭이 여타 게임과는 비교도 안되게 넓다. 각각의 스킬도 방어 스킬 계수와 방어 관통, 피해 증가 수치가 세세히 다르고 특별한 조작 기믹이 딸려 있을 정도로 깊이가 남다르다. 여기에 알파 성물이란 보조 장비로 추가 옵션을 붙이기까지. 과연 ‘다크어벤저’의 산실이 허명이 아니라 느껴질 만큼 전투 시스템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외에도 금번 시연에선 가볍게 날아보는 데 그쳤지만 발키리라는 공중 유닛으로 비행이 가능하고,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면 거대 메카닉에 탑승하고 적들을 폭격하는 콘텐츠도 나오는 모양. ‘아레스’의 모든 액션은 논타겟팅으로 거침없이 발휘되며 순간적인 회피와 방어에 따른 이점도 제대로 존재한다. SF 특유의 매끈한 바디슈트와 멋들어진 기계 장비와 더불어 각종 시각효과도 최고 수준이다. 세팅하는 맛, 보는 맛, 손맛의 삼박자를 모두 잡은 셈이다.

슈트, 주무기, 부무기, 성물까지 파고들 부분이 많고 자신만의 액션을 추구할 수 있다. 

금번 시연에서는 잠시 날아보는 정도였지만, 발키리 비행 유닛 또한 기대되는 요소다.

‘다크어벤저’의 신화를 SF로 다시 한번 재현하길

한때 SF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던 국내 시장도 그간 많이 바뀌었다. 특히 게임의 경우 ‘오버워치’, ‘데스티니 가디언즈’ 같은 흥행작을 통해 SF 디자인이 충분히 친숙한 상황이다. 여전히 중세 판타지풍이 주류를 이루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아레스’가 추구하는 룩앤필이 더욱 큰 경쟁력을 갖는다고도 볼 수 있다.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뿐인 SF가 아니라 슈트 체인지, 비행 유닛, 메카닉 탑승 등 장르적 요소를 게임 플레이로 풀어낸 점도 훌륭하다.

금번 시연은 PC로 진행되었으나, 전체적인 UI와 몇몇 편의 기능으로 미루어 ‘아레스’의 메인 플랫폼이 모바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반승철 대표의 혼신이 담긴 전투 시스템이 ‘아레스’를 그저 PC 클라이언트도 지원할 뿐인 모바일 게임으로 치부할 수 없도록 만든다. 아직 게임의 극히 일부만 체험했을 뿐이고 BM 같은 민감한 사항도 지켜봐야겠으나, 이대로 제대로만 완성한다면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견인차라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SF 특유의 매끈한 바디슈트와 화려한 광원 덕분에 시각적 만족도 역시 무척 높은 편.

어떻게 하면 보다 다채로운 액션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느껴지는 '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