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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이 지난주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출시 후 iOS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을 올리기도 했고,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게임을 한 번 체험해 보았습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을 플레이하면서 기본 시스템이나 골자를 파악하다보면 어떤 기시감을 느낍니다. 크게는 넷마블의 전작 중 하나인 ‘제2의 나라’, 그리고 그간 지속으로 출시되어 왔던 넷마블의 MMORPG 시리즈인 ‘레볼루션’의 향기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소개할 요소는 별로 없습니다. 본래 수집형 게임이었던 ‘세븐나이츠’ 의 특징을 살려 영웅 변신, 그리고 그 영웅 변신에 쓰이는 카드를 수집하게 되어 있지만 이것이 파격적으로 다른 면을 주지는 않고, 기존에 있던 캐릭터 변환, 또는 변신 강화 시스템과 대동소이 합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각 1~4막으로 꾸며진 무대를 옮겨다니며 스토리를 깨고, 점차적으로 사이드 콘텐츠가 확장됩니다. 일종의 하우징 에어리어이자 자신의 사냥터 등을 둘 수 있는 넥서스, 영웅 도전 던전, 길드 콘텐츠 등이 순차적으로 열리고 이를 체험시키죠.
당연하게도 과금 장벽이 있습니다. 실제로 무과금은 2막 후반부터 좀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장비도 등급에 따라 성장 상한선이 있고 성장에 들어가는 재화도 제한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속성별 영웅을 구비해두지 않으면 점점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파밍 그리고 빌딩의 핵심은 역시 속성입니다. 무기 3칸, 영웅 변신 3칸은 총 6개의 속성에 대응됩니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의 속성은 순환형이 아닌 각각의 속성이 1대1로 상대에게 대치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특이한 건 상성인 불과 물을 예로 들면, 물 몬스터를 잡기 위해 내가 불 영웅을 꺼내면 불 영웅도 추가 데미지를 받게 되는거죠.
이 속성 대응으로 영웅과 무기를 빌드업하게 되는데, 당연히 영웅은 뽑기이기 때문에 영웅에 맞추어 무기를 들게 됩니다. 무기와 방어구에도 당연히 등급이 있고, 레벨 강화가 가능하고… 익숙합니다.
이 게임의 구성 요소는 다채롭고 성장 부분에도 신규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부분의 요소라는 것이 기존의 작법, 예를 들어 장비든 영웅이든 간단하게 레벨업과 등급업으로 강해지는 방식이고, 콘텐츠도 이미 있던 구조를 가져오는 것이기에 새로운 느낌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요소를 넣을거라면 조금 더 복잡미묘한 맛을 가지도록 고민을 하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회피/방어와 공격의 순환입니다. 보스들은 모두 각종 장판기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고 이에 맞춰 회피하거나 방어하는게 주요 전투 패턴이죠. 유저가 우측의 버튼을 모두 조작할 가능성은 낮으며 대부분 자동으로 두고 회피/방어만 수동으로 조작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RPG라고 하면 스토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MMORPG들은 대부분 이 부분에 가장 소홀했습니다. 그저 콘텐츠를 채우기 위한 구색에 지나지 않곤 했죠. 물론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은 그보다 노력했습니다만 이야기의 시작, 배경은 익숙하고 다분히 클리셰적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떤 위기 상황을 미리 예지하고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그 위기를 막기 위해 성장해나갑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문제가 있다면 이 초반 세팅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이후가 채워진다는 겁니다. 2막에서는 먼 이국으로 떠나는데 여기서 나름의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전과 어떤 상관이 있나 싶은 발단을 가지고 있죠. 쉽게 말해 스토리적으로는 기대할 만한 부분이 크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은 ‘세븐나이츠’ 보다 ‘레볼루션’ 에 더 집중하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넷마블이 그동안 만들어온 수많은 ‘레볼루션’ 류의 MMORPG 가 세븐나이츠 IP 로 만들어진걸로 보는게 타당합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요소가 그동안의 모바일 MMORPG, 그리고 ‘레볼루션’ 이 보여준 것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 안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들어가 있지만 수많은 한국 MMORPG 가 그러하듯, 양은 많지만 과연 그게 조화롭거나 새롭고 또는 재미있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 수많은 콘텐츠를 소화시키기 위해 아주 오랫동안 튜토리얼을 시키는데 그게 효과적인가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그보다는 콘텐츠를 좀더 정리하고 맥락적으로 플레이어가 받아들이기 쉽게 제시하여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 '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이 하나의 음식이라고 한다면 수많은 요리(콘텐츠)가 한 바구니에 담겨있고 이걸 튜토리얼이라고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지만 다시 바구니에 던져넣어 섞여버리니 튜토리얼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할까요.
사실 모바일 MMORPG 라고 하면 대충 어떤 콘텐츠, 시스템이 있을지 한번에 다 예상이 되는게 요즘 시장입니다. 인스턴스 던전을 기반으로 한 싱글/멀티 PVE 도전 콘텐츠가 있을 것이고, PVP 도 있을 것이며, 파밍을 위한 반복성 인스턴스 콘텐츠도 있겠죠. 플레이어의 위력은 키우는 캐릭터와 그 장비, 부차적인 펫 같은 요소에 결정될 겁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그 맥을 따라가고 있기에 사실 상세한 튜토리얼이 없다 해도 적응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장점은 ‘적응하기 쉽다’ 가 될 것이며 단점은 ‘흥미롭지 못하다’ 가 될 것입니다. 다만 흥미와 적응은 분명 공존할 수 있음에도 흥미로운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본 기자는 파밍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 파밍을 통해 내가 강해지는게 게임의 핵심인 수많은 게임들을 천시간씩 플레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바일 MMORPG 의 성장 방식은 이제 식상한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성장의 게임 내적 목표가 불분명하며, 게임이 바뀔수록 성장 요소는 늘려나가지만 그 성장 요소의 성장 방식이 모두 똑같고 지난한 성장 또는 현질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복합적인 선택지나 플레이어가 고민할 여지 없이 그저 수치를 성장시키면 되는 방식. 장비가 몇 부위이든 펫이 추가됐든 카드가 추가됐든, 결국 모든 요소의 성장은 그 요소의 레벨을 성장시키고 스테이터스를 증가시키는 것 뿐이니 모두 다 장비 슬롯이 늘어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지난한 구조의 모바일 MMORPG 를 계속해서 원하는 고객층이 있습니다. 대대로 우리나라의 모바일 MMORPG 시장은 주 플레이어의 연령대도 높고 다른 플랫폼, 다른 장르의 게이머들과 유독 큰 괴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과정을 꺼리기 때문에 결국 그 시장을 노리는 게임이 어느정도 기존의 유형을 답습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왜 플레이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때 그 해답은 단 하나 밖에 없습니다. 돈과 플레이 시간을 투자해서 이 게임에서 가장 강한 원탑이 되는 것. 즉, 이런 류의 게임은 플레이 자체에서 나오는 감성적, 또는 유희적 재미가 아니라 랭킹에서 나오는 우위와 과시의 희열이 플레이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의 모바일 MMORPG 들은 이것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MMORPG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새 게임을 찾아다니는 유목민적 패턴을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 누군가는 이런 게임을 오히려 원할 것이고 그런 타겟층에 맞춰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이 발매일 iOS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에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게임이 주는 재미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는 편이기에 이러한 평가를 내리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요약하자면 그렇습니다. 이 게임에는 ‘세븐나이츠’ 의 원형은 그저 몇몇 캐릭터 디자인과 영웅 원안으로만 쓰였고 게임의 다른 부분들은 ‘레볼루션’ 류 또는 K-모바일 MMO 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은 기존의 모바일 MMORPG를 원치 않았던 이들을 끌어들일 +@, 또는 혁신을 지향점으로 삼은 게임이 아닙니다. 반면에 확실하게 기존의 모바일 MMORPG를 지속적으로 플레이해오던 사람을 위한 게임이며 그러한 니즈를 가졌을 때 플레이할만한 게임입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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