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인테리어 나이트(INTERIOR NIGHT)가 개발한 '애즈 더스크 폴즈'는 시네마틱 어드벤처, 또는 인터랙티브 드라마라 부를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단순히 흘러가는 스토리를 감상하는 비주얼 노벨 계열은 아니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루트가 분기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장면에 따라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드벤처 게임이면 그냥 어드벤처라고 해도 될 텐데 굳이 '시네마틱'을 붙인 이유는 전체적으로 영화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실사 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 일러스트와 카메라 연출, 장면 전환, 스토리텔링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영화적 작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비주얼이 매혹적이다. 고품질로 모델링 된 배경과 오브젝트 위에 2D로 그려진 캐릭터를 배치했으며, 이들을 순차적으로 연결하여 로토스코핑 효과를 냈다. 힘을 준 장면에서는 이미지 변화가 너무 많아 어지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만족스럽다.

체험 시사회에서는 챕터 1, 2만 플레이 할 수 있는데, 양쪽 모두 이중 시나리오로 되어 있다. 챕터 1은 같은 장소, 비슷한 시간대에서 벌어진 서로 다른 사건을, 챕터 2는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대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루면서 큰 틀에서 사건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객관식으로 되어 있는 선택지는 중요한 분기점을 따로 표시해주며, 시간 제한이 있는 경우 시간 안에 선택해야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야 등장하는 선택지도 있어 조금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제한 시간이 짧아지고 위기감을 고조하는 연출이 동반된다.

요즘 어드벤처에서는 빠지면 섭섭할 퀵 타임 이벤트(QTE)도 등장한다. 탭(클릭), 스와이프, 버튼 연타, 원(회전)의 네 가지 조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우스보다는 터치스크린이 어울리는 느낌을 준다. QTE 역시 시간 제한이 있어서 긴급한 상황에서는 제한 시간이 짧아진다.

좋은 소식은 전문 성우에 의해 풀 더빙이 되어 있다는 것이며, 상황에 맞게 목소리에 이펙트가 가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뛰어난 연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빠져들다가도 간혹 혼란스러운 경우가 발생한다. 선택지 번역이 뭔가 핀트가 안 맞는 것 같은 때가 바로 그런 때이다.

다행히 성우들의 연기가 그런 아쉬움을 무마시켜준다. 이들의 뛰어난 연기는 특유의 미장센과 더불어 성인 지향적이면서 시리어스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작의 서사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영화 같다고는 했어도 블록버스터 같은 내용은 아니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챕터 클리어 후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반으로 가치관, 특성, 플레이 스타일 등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본편에서는 최대 8인의 플레이어가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또 다른 스토리 전개를 감상하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