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근접 전투가 남긴 다섯 가지 교훈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오픈월드 액션 RPG 장르의 게임으로, 원나라 몽골군의 일본 원정이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몽골군의 침공으로 대마도가 공격당한 상황에서, 주인공 사카이 진은 사무라이의 길을 버리고 지저분한 방식의 전투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 게임 내의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전반은 몰입감을 부여하도록 디자인되어 있고, 게임 내의 전투가 현실에 기반한 형태로 구성된다. 이러한 전투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전투를 관통하는 범위로 작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플레이어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몇 가지의 추가적인 기능들을 갖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개발진이 말하는 ‘사무라이 판타지’란, 규율과 정확성에 따른 전투 스타일을 의미한다. 즉, 절도있는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는 스타일의 것들이다. 검술 하나를 숙련하는 과정에서 사무라이들이 보여주는 노력들도 들어가 있다.
또한, 적들은 플레이어가 일부 공격을 사용했을 때 심리적인 압박을 받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 모든 피드백들이 플레이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반응의 한계를 고려해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인간이 반응을 내리는 시간은 약 300ms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느리다. 주인공 진이 검을 휘두르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기에, 이를 고려해서 스킬과 반응시간을 고려해서 만들어야만 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기에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NPC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도록 설계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기술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결정사항은 적들의 공격 패턴이나 후속 공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전투는 플레이어의 숙련도가 늘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져서다.
적의 수가 얼마가 됐던지 간에, 플레이어가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으로 전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구조다. 그러므로 적들의 공격은 처음에는 플레이어가 반응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동작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적들의 준비 동작을 보고 어떻게 이를 파훼할 것인지를 결정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대신, 이후에 이어지는 콤보는 빠르게 설정했다. 적들의 준비 동작이 주어지는 것과 함께 플레이어의 공격이 빠르게 시작되도록 하면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투 설계가 이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방패를 착용한 적의 추가 / 덩치가 큰 적을 등장시켜 플레이어가 시도하는 공격 일부에 반응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의 준비 동작을 플레이어의 공격을 통해 끊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결정이다. 이는 다수의 전투가 이루어지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의 판단력이 필요할 뿐아니라, 플레이어의 퀵어택이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연자는 개발진이 패링을 설계함에 있어서, 궁극적인 목표를 ‘플레이어가 컨트롤러의 존재를 잊고 실제 칼을 휘두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으로 설정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따라서 방어와 패링을 결정하도록 만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렇게 타이밍 기반 / 적의 패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패링은 결과적으로 많은 수정을 거치며 플레이어의 숙련도 영역에 보다 더 근접하게 됐다. 테스트를 거치며 너무 패링이 쉽게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과정을 거쳤다.
●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전투에서 배우는 다섯 가지 교훈들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기본적인 전투 디자인은 이후 게임의 근접전 전반을 관통하는 몇 가지 규칙으로 이어지게 된다. 강연자는 개발진이 시도했던 발상과 시행착오를 통해, 게임의 근접전 설계에 있어서 배울 수 있는 몇 가지의 교훈과 가이드라인을 청중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첫 번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플레이어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강연자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테스트에서 각 플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로 게임을 진행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콘텐츠를 즐기는 바리에이션은 물론, 어빌리티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서 서로 다른 플레이가 이어짐을 발견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특정 어빌리티가 더 많이 사용되는 경향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해당 어빌리티가 효율이 좋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를 다른 어빌리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리는 결정을 해야만 했을까?
이런 방향에서 개선이 된 것이 강공격이다. 테스트에서 약공격의 효율이 너무 좋았고 강공격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더 적었다. 따라서 개발진은 강공격에 이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나름의 위치를 가질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이를 위해서 강공격이 적의 방어를 부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직접적인 목표를 제공하기 위해 가드 포인트를 플레이어들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개발 초기에는 여러 망령 무기를 꺼내서 사용하는 복잡한 조작을 가지고 있었으나, 하나의 망령무기를 꺼내두는 것으로 간소화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첫 테스트보다 30~40% 정도의 플레이어가 망령무기를 사용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망령 무기를 탄환의 형태. 즉, 소모품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이유가 있다. 소비할 수 있는 스킬로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적재량이 꽉 차더라도 게임 플레이 도중 계속해서 망령 무기들을 드랍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망령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아깝지 않게 느끼고, 언제든 보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함이다.
실제적인 해결 방법을 보자면, 강연자는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대응 속도를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을 전했다. 단순한 문제와 단순한 선택지가 있다면 빠르게 결정하는 반응을 보여주지만, 복잡도가 늘수록 천천히 반응하며 적절한 선택지와 해결 방법을 찾느라 반응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복잡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플레이어가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과적으로 발사 전 Do’SH! 라는 단어를 외치며 플레이어가 회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형태가 됐다. 이러한 형태는 전투 도중에 플레이어가 피할 것인지. 반응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며, 어떤 적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다만, 강연자는 이 부분에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것을 하는 경험을 꺼림직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낯선 경험이므로, 이를 게임 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때에는 효과적이고 감정적인 보상을 주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사용 경험을 망치지 않고 진척과 발전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개발진은 자세를 처음으로 얻었을 때, 효과적인 경험을 주기 위한 과정을 거쳤다. 자세마다 설정되어 있는 적들에게 효과적인 피해를 입히는 과정들을 경험하도록 했고, 이러한 메리트를 플레이어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테스트 플레이어들은 자세를 바꿔가며 효과적으로 적들을 제압하는 플레이로 이어졌다.
강연자는 네 번째 교훈과 관련하여 프로토타입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프로토타입을 통해 재미와 각 요소의 퀄리티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반복과 시도를 포함하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즐거운 첫 인식을 남기는 것에 도움을 준다. 다만, 하나의 요소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들어가는 시간과 복잡도. 품질 완성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강연자의 말에 따르면, 플레이테스트 과정 전반을 보자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가, 살이 붙으면서 오히려 기획보다 풍성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후 필요 없는 부분을 덜어내며 실망을 하기도 하고, 이를 살리기 위한 고민과 노력들이 다시 부여되며 최종적인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거나. 테스트 과정에서 드랍하는 순서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에서 예로 든 것은 대치상태다. 대치상태는 영화 ‘츠바키 산주로’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된 부분이며,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에서 강연자는 한 가지 사실을 밝혔는데, E3 2018에서 최초 공개한 데뷔 트레일러에서의 대치 장면과 연속 암살이 사실 공개 당시 기준으로 프로토타입이었다는 것이다.
연속 암살도 마찬가지다. E3 2018 당시 프로토 타입이었고 자연스러운 한계들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앞선 대치 상태처럼 이 또한 명확한 목적과 지향점이 있었고, 이를 위해서 애니메이션과 버그. 속도 등을 개선하는 등 목적 달성을 위한 노력을 통해서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강연자는 개발진이 이와 같은 마법을 발견하고. 이를 구현하면서 논의를 통해 발전하는 것을 통해서 게임이 보다 완성도 있게 마무리 될 수 있다. 그리고 개발진이 앞선 교훈들처럼 고민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는 것으로 이어짐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