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건버워치일까? 시연 이벤트로 본 ‘건담 에볼루션’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의 전설 ‘기동전사 건담(機動戦士ガンダム)’. 이 강력한 IP로 게임을 만들자는 시도는 이제껏 무수히 많이 있어왔다. 하지만 의외로 그 긴 역사와 엄청난 물량에도 불구하고 FPS로 제작된 작품은 별로 없으니. 최근 반다이남코온라인이 발표한 본격 팀 배틀 FPS ‘건담 에볼루션(Gundam Evolution)’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보통의 경우, 별도 IP를 활용한 게임은 1인칭보다 3인칭을 선호한다. 1인칭은 캐릭터에 대한 일체감과 몰입도가 높은 반면, 자기 자신을 볼 수 없어 IP이 지닌 이점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칭 시점으로도 강렬한 캐릭터성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작품이 있다. 바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다. 그래서일까? ‘기동전사 건담’으로 FPS에 도전하는 ‘건담 에볼루션’은 개발 과정에서 ‘오버워치’를 강하게 의식한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트레일러 영상만으로 어떤 게임이 무엇과 비슷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이에 반다이남코는 17일, 본작의 핵심 개발자 및 여러 게스트가 함께 ‘건담 에볼루션’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반다이남코온라인 마루야마 카즈야 프로듀서와 호가키 료타 배틀 디렉터를 비롯하여, 프로팀 DeToNator 소속 선수 SHAKA와 SPYGEA, 게임을 좋아하기로 소문난 액션 배우 케인 코스기가 참석했다. 이오리 모에와 OooDa는 MC를 보면서 게임 플레이도 함께 즐겼다.
이날 시연을 통해 확인된 정보는 이러하다. ‘건담 에볼루션’은 6:6으로 경쟁하는 온라인 PvP 게임이다. 현재 구현된 기체는 페일 라이더, 퍼스트 건담, 자쿠 2, 건담 발바토스, 사자비, 메타스, 짐 스나이퍼 2, 앗시마, 돔 트루퍼, 턴에이 건담, 건탱크, 짐까지 총 열두 기체. 이처럼 ‘건담’ 게임치고 다소 이색적인 라인업이 된 까닭은, 인기에 구애받지 않고 구현하고자 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에 적합한 기체를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연 장면을 보면 이러한 기획 의도가 잘 드러난다. 사자비는 거대한 방패를 들어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빔 샷 라이플로 비교적 근거리서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앗시마는 MA로 변형하여(이때는 3인칭 시점) 빠르게 전장을 이탈하거나 하늘 높이 솟구친다. 돔 트루퍼의 기가 런처 로켓은 매우 강력하지만 정확히 맞추려면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한다. 짐 스나이퍼 2는 이름 그대로 저격에 특화되었고, 건탱크처럼 단순 무식하게 화력을 투사하는 기체도 있다.
적과 교전을 벌이는 와중에 화면 하단 중앙부 원형 게이지가 모두 충전되면 강력한 G-메뉴버를 발동 가능하다. 일례로 사자비는 무선 사이코뮤 병기인 판넬을 전개하여 다수의 적을 자동으로 공격할 수 있다. 턴에이 건담은 거대한 빛의 나비 날개 형상으로 유명한 월광접을 쓰고, 건탱크는 황당하게도 흉부 코어 파이터를 날려보내 자폭시킨다. G-메뉴버는 적재적소에 사용했을 때 일거에 전황을 뒤집을 정도로 효과가 엄청난데, 즉 흔히 말하는 궁극기에 해당하는 셈이다.
게임 모드는 포인트 캡처, 도미네이션, 디스트럭션까지 세 가지다. 먼저 포인트 캡처는 양팀이 공격측과 방어측으로 나뉜다. 공격측은 진격을 거듭하며 A, B 지점을 차례로 점령해야 하며 방어측은 어떻게든 이를 저지해야 한다. A 지점을 먼저 점령해야 B 지점이 활성화되므로 꼭 차례대로 진행하도록 하자. 제한 시간 내에 B 지점까지 모두 밀었다면 경기가 끝나고 공수를 교대한다.
도미네이션와 디스트럭션은 이보다 좀 더 간단하다. 도미네이션에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작위로 활성화되는 A, B, C 지점을 두고 양팀이 점령전을 벌인다. 지점 점령을 완료하여 벌어들인 포인트가 높은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디스트럭션은 특정 목표물을 두고 양팀 중 공격측은 이를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 된다. 역으로 방어측은 이를 수호하는데 전력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 ‘기동전사 건담’ 원작 팬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기체 바리에리션에 대한 지원 여부도 공개됐다. 바로 스킨 시스템이다. 보통의 자쿠 2에게 스킨을 적용하면 분홍색 샤아 전용 자쿠 2가 되고, 퍼스트 건담은 MSV 등장 기체인 G-3 건담으로 꾸며줄 수 있다. 다만 아직 본작이 정식 서비스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만으로 스킨을 획득 가능한지, 아니면 스킨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BM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반다이남코온라인은 오는 8월 2일 12시까지 ‘건담 에볼루션’ BETA 참가자를 모집한다. 실제 테스트 기간은 8월 8,9일 양일간 18시부터 24시까지 총 12시간이다. 총 모집 인원은 5,000명이며 게임 공식 웹사이트에서 지원 가능하다. 지원 기기는 PC이며 BETA인 만큼 크고 작은 에러나 버그, 기체간 밸런스 불균형은 감안해야 하겠다.
그래서 '건담 에볼루션'은 건버워치일까 아닐까. 백문불여일견, 반다이남코온라인 개발자와 게스트들이 함께 한 ‘건담 에볼루션’ 시연 이벤트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하자.
※ 총 2시간 분량 가운데 실제 게임 플레이 시연은 55분부터.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