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뉴스 기사

[기사 제목]

[NDC] 쿠키런 킹덤, 사랑의 ‘인간 찬가’로 감정을 움직이다

조회수 7321 | 루리웹 | 입력 2021.06.10 (14:00:00)
[기사 본문]

올 초 가장 ‘핫’했던 국산 게임을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쿠키런: 킹덤’ 아닐까. 대형 MMORPG가 득세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깜짝 흥행에 성공하며 오랫동안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을 수성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수년간 잠잠하던 데브시스터즈 주가가 폭등하여 다른 의미로도 화제 만발이었다.


물론 ‘쿠키런: 킹덤’ 성공의 이면에는 다년간 축적된 ‘쿠키런’ IP가 있었지만, 그간 데브시스터즈의 상황을 고려하면 개발이 그리 순탄했을 리 없다.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에 터진 ‘대박’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에 10일,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21서 조길현, 이은지 ‘쿠키런: 킹덤’ 공동 PD가 ‘감정을 움직이는 사랑받는 게임 만들기’란 주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1.jpg


2.jpg


쿠키런이 지나온 길


상술했듯 ‘쿠키런: 킹덤’은 데브시스터즈를 넘어 업계 전체로 봐도 드문 흥행작이다. 지난 1월 21일 글로벌 론칭 후 곧장 주요 앱마켓 인기 1위를 달성했고, 이어 앱스토어 및 원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까지 치고 올랐다. 3개월간 누적 다운로드는 1,000만 건 이상, 누적 매출은 1,000억 원 이상이다. 캐주얼한 스타일의 게임이 달성한 성과이기에 더욱 대단하다.


‘쿠키런: 킹덤’의 성공은 여러 언론을 통해서도 대서특필됐다. 아무래도 장르, 게임성, 그래픽 등 여러 측면에서 현재 모바일 시장을 점유한 대작들과 궤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과장을 좀 보태서 업계를 뒤흔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은지 PD는 이처럼 관성을 역행하는 수준의 성공을 만들어낸 비결이 다름아닌 팀의 노력과 많은 분들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술회했다.

 

3.jpg


4.jpg


좋은 게임을 만들자. 모든 개발자들의 소망이자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좋은 게임을 만들려면, 우선 좋은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한껏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까. 게임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좋은 콘텐츠인지 아닌지는 결국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느냐로 판가름이 난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행위의 가장 강렬한 근원적 요구는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이고 싶다’인 법이다.


누군가의 감정, 그것은 놀라움일 수도 있고 즐거움일 수도 있고 편안함일 수도 있고 슬픔이나 두려임일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데브시스터즈가 주목한 감정은 사랑이었다. 사랑이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수많은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어떤 세계에 푹 빠지려면 어떻게든 그 근간에 사랑이 작용하게 되어 있다. 아주 막연하고 거대한 개념이긴 하지만, 두 PD는 ‘쿠키런: 킹덤’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다.

 

5.jpg


6.jpg


사실 자연스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쿠키런: 킹덤’ 개발팀에는 ‘쿠키런’ IP를 사랑하는 이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은지 PD는 홍익대서 영상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10년 컨셉 아티스트로 데브시스터즈 입사, 2013년부터 ‘쿠키런 for kakao’’ 아트 디렉터로 일했다. 조길현 PD는 서울대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2012년 데브시스터즈 입사, ‘쿠키런 for kakao’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쿠키런’ IP가 탄생하고 발전해오는 과정의 한복판에 있었던 산증인들인 셈이다.


“이대로 먹힐 수는 없어!”는 ‘쿠키런’ IP를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다. ‘쿠키런’의 세계는 일견 귀엽고 달콤한 느낌이지만 그냥 거기서 끝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사랑받진 못했을 것이다. ‘먹히고 싶지 않아서 마녀의 오븐을 탈출한 용감한 쿠키’라는 단순한 시놉시스 뒤에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고 날카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본디 쿠키란 태생적으로 먹이기 위한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오븐 밖으로 뛰쳐나왔다. 섭리나 순리라 불리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라는 용감한 ‘인간 찬가’다.

 

7.jpg


8.jpg


이러한 데브시스터즈의 철학은 ‘쿠키런 for kakao’까지 거슬러 오른다. 먼저 진저브레이브가 오븐을 탈출하는 ‘오븐브레이크’라는 게임이 있었다. 그 세계가 확장되고 여러 캐릭터가 추가되어 지금의 ‘쿠키런’이 된 것. ‘쿠키런 for kakao’은 두 PD가 함께 (그땐 PD가 아니었지만)개발에 참여하여 출시까지 이뤄낸 첫 프로젝트였다. 당시에도 ‘쿠키런 for kakao’는 유저들이 느낄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들이 온 마음을 다해 즐기고 사랑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분들도 감정이 있는 사람’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철학이 주효했던 걸까, ‘쿠키런 for kakao’은 국민 게임 반열에 오르며 지금의 데브시스터즈를 만들어냈다. 이후 ‘쿠키런’ IP는 라인을 통해 해외 진출도 하며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한테 다가갔다. 또한 자체 플랫폼 기반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출시하여 지금까지도 절찬리 서비스 중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런게임 전문 개발사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두 PD의 가슴 한 켠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쿠키런’ IP의 가능성을 열어보고 싶다는 의지가 피어올랐다. ‘쿠키런’ IP로 품고 있는 이야기가 아직도 무궁무진한데 런게임이란 장르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형태로 펼쳐나가고 싶었다. 결국 ‘쿠키들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하여 신규 프로젝트를 하나 킥오프하기에 이른다.

 

9.jpg


10.jpg


11.jpg


쿠키 왕국, 건설의 시작


그러니까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가 발족한 건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2016년경이다. ‘쿠키런’ IP가 런게임 장르를 넘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초기 멤버들이 모였다. 아무런 방해 없이 오롯이 논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주도로 날아가 2박 3일간 합숙 회의도 진행했다.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회의만 했다고 할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다만 당연하게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기획은 전혀 없었다. 어떤 게임을 만들지도 정하지 않고 모였기 때문이다. 일단 ‘자, 이제 뭐 만들까?’부터 묻는 게 순서였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기 위한 최초의 핵심 질문들은 ‘쿠키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장면을 보고 싶어할까’, ‘어떤 장면을 보여주면 쿠키런을 더 사랑하게 될까’였다.

 

12.jpg


13.jpg


이는 회의에 참석한 초기 멤버들 모두가 ‘쿠키런’ IP의 오랜 팬들이었기에 스스로 답할 수 있었다. 저마다 품고 있던 열망들, 보고 싶은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가령 ‘쿠키들이 오븐을 탈출한 이후의 이야기가 보고 싶다’거나 ‘터전에 정착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보고 싶다’, 또는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찾아가는 그런 여정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즉 어떤 장르를 고집하거나 선례를 따르는 등 사업적인 관점은 전혀 없었다. 실제 유저가 접했을 때 기뻐하고 즐거움을 느낄 만한 장면을 상상하는 데서부터 상위 방향성 기획을 시작한 셈이다. 아트 디렉터 출신인 이은지 PD는 여기저기서 빗발치는 아이디어를 무작정 스케치하고 또 스케치했다.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단 2박 3일만에, ‘쿠키런: 킹덤’이란 제목부터 현재 모습과 거의 유사한 초기 설계까지 모두 끝마칠 수 있었다.

 

14.jpg


15.jpg


늘 그렇듯 제목 짓기가 가장 어렵기 마련이다. 쿠키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장소가 그냥 마을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흥미진진한 모험과 성장을 함께 이뤄가는 공간으로 느껴지길 바랐다. 그러려면 이름만 들어도 두근거리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이를테면 왕국 같은 장소여야 했다. 마침 ‘쿠키런 for kakao’에 멸망한 쿠키 왕국이라는 스테이지가 있었던 터라 거기서부터 게임의 컨셉을 확장시켰다.


되돌아보면 ‘쿠키런: 킹덤’이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힘과 상상력이 긴 개발기간 동안 확실한 이정표 역할을 해준 것 같다고. 합숙간 산발적으로 던져지고 조합된 아이디어를 모아보니 최종적으로 두 PD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은 ‘쿠키 왕국을 건설하고 쿠키들을 모아서 쿠키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상위 방향성이 탄생한 순간이다.


프로젝트 방향성이 결정되자 빠르게 프로토타이핑에 나섰다. 게임의 중심축이 될 초기 설계가 잡혀 있었기에 프로토타이핑은 굉장히 순조로웠다. 당시 프로토타입 영상을 보면 쿠키 성과 쿠키 하우스들, 다양한 특수 건물들이 보이고 쿠키들이 귀엽게 걸어 다니며 우리를 부르고 퀘스트를 주고 하는 모습을 확인 가능하다. 기존 런게임 애니메이션과 리소를 활용하여 전투도 구현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왕국에서의 모습과 통일성을 주기 위해 쿼터뷰로 변경했다.

 

16.jpg


17.jpg


18.jpg


끝없는 논쟁과 고난의 행군


여기까지 보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매력적인 컨셉과 IP 이해도와 개발 역량을 갖춘 동료들 덕분에 두 달 만에 그럴듯한 프로토타입이 나왔으니까. 조금만 더하면 금새 출시할 수 있겠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 개발이란 언제나 그렇듯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이후의 개발기는 순탄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기획 단계에서 사업적인 관점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 보니 프로젝트 안팎에서 의심이 팽배할 수밖에 없었다. ‘쿠키런: 킹덤’은 건설형 SNG와 수집형 RPG가 융합된 게임인데, 이 두 장르의 게임성과 유저 특성이 크게 다르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래서 진짜 두 장르를 섞을 수 있겠느냐, 양쪽 다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단일 장르를 선택했을 때보다 업무량도 2배이니 비용과 효율적 측면에서도 좋지 못했다.


이외에도 성공 사례가 없는데 괜찮을까, 시장 트렌드를 거스르는 것 아니냐, 세계관과 내러티브에 불필요하게 시간을 많이 쏟는다, 잠깐 귀엽고 말 연출에 뭐 그리 공을 들여 등등… 비단 개발팀 밖에서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자기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과 열망을 가지고 디렉팅을 하는 PD조차 수없이 고민하고 자문을 정도다.

 

19.jpg


20.jpg


21.jpg


난관을 극복해나간 과정


이제 두 PD는 꿋꿋이 프로젝트 바깥, 팀원들, 그리고 스스로까지 설득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장르와 타깃에 대한 우려의 대해서는, 그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 유저들에게 어떻게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개발자가 아닌 유저 입장에서 보면 굳이 어떤 게임을 특정 장르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즐기진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는 게임의 장르와 타깃을 중요시하고 이런 정보를 계속 요구한다. 하지만 통계 데이터가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입장에서 그런 기준으로 자신이 하고픈 게임을 결정하진 않는다. 가령 ‘나는 레이싱 게임을 선호하는 20대 남성이니까, 카트라이더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게임이 첫인상이 좋았는데 자신의 연령대나 성별에 일치하지 않는 요소가 있다고 ‘난 이 게임의 타깃이 아니군’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없다.

 

22.jpg


23.jpg


재미있는 관점이 하나 더 있다. 오늘날 ‘리니지’를 즐기는 40대 남성들 중 대다수는 소싯적 ‘프린세스 메이커’를 해보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설문이나 통계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큰 이야기다. 이처럼 사업 담당자들의 일반적인 타깃 분류법으로는 절대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존재한다. 실제 사람들은 단순한 장르나 타깃이 아닌 어떤 경험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으로 게임을 선택하고 플레이한다.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나 핵심 목표는 결코 ‘쿠키런 IP로 RPG+SNG를 만들자’가 아니었다. 그런 식으로 장르부터 정하고 출발하지 않았다. 어떤 장면을 보여줄 것인가, 어떤 장면을 보여주고 싶은가 하는 질문이 그 시작이었다. 두 PD의 진짜 핵심 목표는 ‘쿠키런의 세계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그 세계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게임을 만들자’였다. 따라서 RPG와 SNG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은 무시했다.

 

24.jpg


25.jpg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을 만들다 보니 개발팀 내부에서 토로한 문제도 있었다. 개발에 있어 고려할 사랑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야 좋을지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답은 진즉부터 정해져 있었다.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의 북극성은 ‘감정’이었다. 우리 게임이 유저에게 어떤 감정을 주느냐를 기준으로 잡고 개발을 이어갔다.


일례로 전투 콘텐츠 상위 방향성을 결정한 디렉팅 노트를 보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유저가 속도감과 리듬감 있는 말초적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 적혀 있다. 타 게임에선 적과 만나 싸우고 승패가 갈릴 뿐이지만 ‘쿠키런: 킹덤’은 ‘쿠키런’ IP 특유의 달려나가는 말초적인 시원함을 전투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했다. 속도감과 리듬감. 이 역시 유저의 감정을 중시한 결과다.

 

26.jpg


27.jpg


감정을 우선 목표로 삼는 개발 방식은 팀원들의 상상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효과가 있다. 왜냐하면 감정은 누구나 가졌으니까. 그래서 그 감정을 잡아내면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나머지는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경험은 게임의 피쳐가 되고, 감정은 피쳐를 통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되며, 장면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핵심 재료가 된다.


즉 게임 내에서 쿠키들과 함께하는 어떤 경험이든 정이 들고 사랑스럽다면 그걸로 됐다. 정 그리고 사랑스러움이란 감정을 잡아내기 위한 기획과 구현은 후행되는 것이다. 랜드마크나 킹덤 꾸미기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왕국에 파격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순간에 뿌듯함을 느낀다면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모든 개발 과정이 이런 식의 의사결정 아래 이루어졌다.

 

28.jpg


29.jpg


사실 ‘쿠키런’ IP를 처음 봤을 때 그 너머에 깊이 있는 세계관을 짐작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괜히 스토리와 세계관 설정에 필요 이상으로 비용을 많이 쓴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쿠키런: 킹덤’에게 있어선 게임 속 세계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고, 그러려면 우선 사랑에 빠질 만한 알멩이가 충실한 스토리와 세계관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개발팀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세계여야 유저들도 사랑하고 몰입하리라 생각했다.


개발 초기에 동료 하나가 물었다. ‘그런데 이 쿠키 왕국, 누가 세웠고 왜 멸망했지?’ 답은 아무도 몰랐다. 왜냐하면 애초에 설정한 바가 없으니까. 지나가듯 나온 이야기지만 뼈를 때리는 질문이었다. 사랑하고 몰입하려면 이게 납득할 수 있는 세계인가, 설득력을 갖춘 세계인가가 중요하다. 그냥 ‘과자로 만든 왕국이 있었는데 망했어’로 대충 정하고 개발할 순 없었다. 결국 장장 한 달간 설정에만 매달리며 역사서와 백과사전이 있을 법한 세계관을 구축해냈다.

 

31.jpg


30.jpg


고대 쿠키 왕국의 건국 신화와 다섯 영웅들의 서사시를 써 내려가며 쿠키런 세게의 형상이 점차 뚜렷해지는 듯했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전지 위에 지도도 그렸다. 마치 자기 자신이 쿠키가 되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었다. 대륙 구석구석과 강줄기 하나하나에 크고 작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게 달콤한 5대양 4대륙으로 이루어진 쿠키런 세계 전도가 완성됐다. 각지의 식생, 산업, 국민성, 특산물까지 상세히 기록할 정도로 열정적인 작업이었다.


서양 판타지의 정수로 꼽히는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보면 아예 엘프만을 위한 언어 체계가 존재한다. 그렇게까진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디테일을 갖췄을 때 게임에 찾아온 유저들도 이 세계가 실존하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다. 캐주얼 모바일 게임으로선 다소 부담되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 덕분에 개발팀 스스로는 물론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세계가 탄생했다. 그만큼 꼭 거쳐야 했던 중요한 과정이었다.

 

32.jpg


34.jpg


게임의 주인공이자 얼굴마담, 쿠키도 당연히 공을 들여야 했다. 배경 설정, 목소리, 동작 애니메이션까지 하나하나 세심히 신경을 썼다. 유저들이 쿠키에게 실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애정도 가지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쿠키들과 어울리며 따뜻함, 위로, 존중과 같은 감정을 가득 누릴 수 있길 바랐다. 이를 위해 쿠키마다 다른 표정, 다른 동작, 다른 상호 작용과 스킬 등으로 각각의 개성을 표현했다.


메인 스토리 와중에 보여지는 쿠키들의 대사도 캐릭터성을 정의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여러 재능 넘치는 성우들과 함께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도 진행했다. 확실히 목소리를 얻은 쿠키들은 전보다 깊이 있고 더 실제 같이 느껴졌다. 물론 성우들이 그처럼 잘 어울리는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충실히 짜인 쿠기별 배경 설정 덕분이기도 했다.

 

36.jpg


37.jpg


의도와 가치들을 꿋꿋이 담아낸 결과


“하… 이게 될까?”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이라면 누구나 밤낮없이 이런 고민을 한다. 답은 그저 해보는 것뿐이다. 스스로 가는 길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정말 사랑스러운 게임을 만들고 있다면, 분명 누군가가 우리와 함께 이 게임을 사랑해줄 것이다.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개발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질문과 의심들이 결국 남들과 자신을 설득하며 제품에 대한 확신을 공고히 하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2021년 1월 21일 글로벌 정식 출시된 ‘쿠키런: 킹덤’은 서두에서 언급했듯 대성공을 거뒀다. 보통 게임이란 출시 초기에 가장 사람이 몰리고 점차 지표가 하락하기 마련인데, ‘쿠키런: 킹덤’은 어쩐지 되려 유저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어느덧 론칭 반 년차를 바라보는 현재까지도 DAU(일일 활성 유저 수)가 거의 그대로 유지 중일 정도로 게임을 향한 팬덤의 사랑과 성원이 흔들림 없는 작품이다.

 

39.jpg


38.jpg


금번 발표에서 확인했듯 ‘쿠키런: 킹덤’ 개발 과정은 ‘쿠키런 for kakao’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을 줄 수 있는 게임은 과연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아주 길고 긴 여정이었다. 스스로 조금은 투박하고 서툴더라도, 마치 정성스레 적어내린 손편지처럼 아름다운 게임, 마음을 울리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진심으로 한결같이 달려왔다.


결론적으로 ‘쿠키런: 킹덤’처럼 좋은 게임을 만드는 비결이 뭘까.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아닐까. 유저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까. 유저분들한테 느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쿠키런’ 속 쿠키들과 이 달콤하고 낙관적인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하면 전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과 질문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한 마음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하나의 길이 되리라 본다.

 

40.jpg


41.jpg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관련게임정보 목록

쿠키런: 킹덤

기     종

아이폰/안드로이드

발 매 일

서비스 중

장     르

RPG

가     격

제 작 사

데브시스터즈

기     타





댓글

목록보기

댓글 | 38
1


BEST
아트팀은 인정하는데 게임운영 개똥같이 하긴 하더라 ㅇㅇ 잘퍼주는건 고맙긴한데 그렇게 퍼주는거 받아먹고, 현질하고서도 못깨는 구간이 있다는게 웃긴거임
21.06.10 14:06
(5160126)

220.121.***.***

BEST
운영은 구림
21.06.10 15:14
(2357)

220.80.***.***

BEST
윗분들 말대로 아트,사운드는 좋다고 보고, 기본적인 구조는 이것저것 잘 가져다 뭉쳐놨는데....게임 시스템이 구림. 그냥 사업/기획 파트쪽이 일 못함...운영팀은 없는 살림으로 뒤치닥이나 하다 지금처럼 욕먹는거지.....
21.06.10 15:50
(3473143)

125.132.***.***

BEST
아트팀이랑 스토리팀은 정말 사랑하는거 같긴 하더라, 컨셉아트북인가? 그거 보니까 기획했던 스토리나 아트들이 현실적인 문제로 많이 잘려나간 것 같던데
21.06.10 14:02
BEST
아트 관련이나 연출, 이야기 전달 등은 이 발표대로 유저들이 공감가도록 아주 잘했고 한국에서 독보적이라고 봄. 그런데 운영이 전혀 유저가 공감가는 운영이 아님.
21.06.10 16:04
BEST
아트팀이랑 스토리팀은 정말 사랑하는거 같긴 하더라, 컨셉아트북인가? 그거 보니까 기획했던 스토리나 아트들이 현실적인 문제로 많이 잘려나간 것 같던데
21.06.10 14:02
BEST
아트팀은 인정하는데 게임운영 개똥같이 하긴 하더라 ㅇㅇ 잘퍼주는건 고맙긴한데 그렇게 퍼주는거 받아먹고, 현질하고서도 못깨는 구간이 있다는게 웃긴거임
21.06.10 14:06
의도와가치가 아니라 의도와"가챠"겠지
21.06.10 14:17
밥이 좋아.
진짜 가챠가 궁금하면 트릭스터m을 해보고 오는게 맞을듯.. | 21.06.11 10:19 | | |
(5160126)

220.121.***.***

BEST
운영은 구림
21.06.10 15:14
갓미키
의도된 운영..ㅋㅋ | 21.06.13 06:22 | | |
와 ! 죠죠 아시는구나?
21.06.10 15:17
그냥 돈쏟아붓는 게임이드만..
21.06.10 15:35
(2357)

220.80.***.***

BEST
윗분들 말대로 아트,사운드는 좋다고 보고, 기본적인 구조는 이것저것 잘 가져다 뭉쳐놨는데....게임 시스템이 구림. 그냥 사업/기획 파트쪽이 일 못함...운영팀은 없는 살림으로 뒤치닥이나 하다 지금처럼 욕먹는거지.....
21.06.10 15:50
찡찡이
아트팀한테 절해야함 ㅋㅋㅋ | 21.06.11 21:25 | | |
찡찡이
그 기본적인 구조를 기획에서 하는데 | 21.06.12 19:05 | | |
BEST
아트 관련이나 연출, 이야기 전달 등은 이 발표대로 유저들이 공감가도록 아주 잘했고 한국에서 독보적이라고 봄. 그런데 운영이 전혀 유저가 공감가는 운영이 아님.
21.06.10 16:04
(623737)

221.165.***.***

아트와 스토리는 인정합니다.
21.06.10 16:38
레벨디자인이 형편없음
21.06.10 18:54
(4794711)

58.230.***.***

게임은 모르겠고, 나의 주식 시드를 늘려준 고마운 회사
21.06.10 19:02
지하철에서 보면 20대들 폰으로 게임하고있으면 죄다 이거 하고 있더라
21.06.10 20:34
근데 진짜 귀엽게 잘그렸어 솔직히 구미호 쿠키는 어쩔수없지
21.06.10 20:56
(517406)

220.126.***.***

아트, 사운드 진짜 예술임
21.06.10 21:37
마을브금 안거슬리고 안물림 효과음도 진짜 잘만든듯. 아트팀 새로운 컨셉의 쿠키 계속 뽑는 것도 대단하고...
21.06.10 22:13
(12367)

106.101.***.***

10억 감사제에서 아무것도 안되니까 급현타가 와서 바로 탈퇴했지요~ 다른 거 할 시간이 더 늘어나서 좋음. 제일 수혜자는 역시 주주님덜ㅋㅋ
21.06.10 22:14
아트가 걍 캐리
21.06.10 23:08
운영팀은 왜 그따위냐
21.06.11 02:56
초번에 시작했는데 운영 진짜 개 쓰레기로 하고 잠수함패치도 수시로하고 소통이라곤 1도 없고 빡쳐서 접음
21.06.11 07:08
근본 쿠키이자 용쿠 일행인 명쿠, 보더, 좀비는 왜 킹덤에 안나오는것일까….
21.06.11 07:32
댓글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를 보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로그인 화면에 이게 그냥 잡혀버린 공주 클리셰인줄 알았는데...
21.06.11 08:22
모루와망치
잡히긴 커녕 작중 최대 반전중 하나라 ㅋㅋㅋㅋ | 21.06.11 08:57 | | |
댓글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를 보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오븐브레이크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네요. 당시엔 아이팟터치/아이폰3GS로 할 게임이 별로 없던 시절이라 더욱 각별했던 느낌입니다. 이렇게 장수하는 IP로 여러 서사가 곁들여져 사랑받을 수 있던데에는 제작진들 역시 쿠키들을 단순히 돈벌이가 아닌 사랑으로 개발했기에 가능한게 아니였나 싶습니다. 쿠킹덤에 가챠가 존재하고 현질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대놓고 유저들의 돈을 뜯어내려는 구시대적 발상의 과금은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사랑받고 장수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21.06.11 08:57
사쿠라🌸
20년이요? | 21.06.11 10:16 | | |
사쿠라🌸
어디 평행 세계에서 오셨습니까? | 21.06.11 14:18 | | |
[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싸펑발적화버그망겜
아 12년인데 20년으로 잘못 적었네요;;; | 21.06.11 18:48 | | |
게임플레이 자체는 좀 별로인데 아트랑 캐릭터들 그리고 스토리, 음악이랑 성우들 연기 부분이 좋아서 하고 있음.
21.06.11 13:14
(601492)

115.31.***.***

운영이 레알 그지같지 소원나무 1일 10개 하기도 벅참 상위템을 뭐 그리 많이들 원하는지 원
21.06.11 15:04
케릭터는 귀여우나 게임이 노잼. 오픈 때부터 하다가 계속 반복이라 접음.
21.06.11 15:41
복귀 유저 이벤트는 안하나요? 메일함봐도 암것도 없어서 다시 시작하려면 맨땅에 헤딩해야 할 판이던데..
21.06.11 19:43
(3467851)

122.45.***.***

진짜IP하나는 기가막히게 잘뽑아서 병`신같은 운영이 다 커버가됨
21.06.11 21:53
쿠키런은 정말 좋은 게임인데 킹덤은 할애해야 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접었습니다. 그래도 쿠키런 오픈브레이크는 딸이랑 간간히 해요.
21.06.12 18:51
레벨디자인이랑 밸런스 생각하면 일 하는 팀만 하고 안 하는 팀은 안 하는 느낌의 게임…
21.06.13 01:40
오븐도 챙겨줘...용쿠가 킹덤에서 12년보낸게아니라 카쿠,오븐에서 보냈잖아;;;
21.06.13 18:23


1




목록보기
BEST 뉴스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BEST 게시글
게임
애니/책
갤러리
커뮤니티
게임
애니/책
갤러리
커뮤니티
게임
애니/책
갤러리
커뮤니티
게임
애니/책
갤러리
커뮤니티
BEST 유저정보
콘솔
PC
모바일
취미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