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컨셉부터 모델링까지, '몬스터 헌터 라이즈' 덧입기 방어구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손석민 개발자는 이번 강연을 통해 방어구 제작 과정에서의 개발비화, 방어구 디자인을 만드는 과정 전반을 소개하고자 했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 모델러가 하는 일과 괴민해야 하는 것들. 동시에, 원화와 게임의 기획을 이해하고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방어구가 탄생되는 지를 전달하는 것에 이번 강연의 목적을 뒀다.
손석민 개발자는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서 주로 의복이나 방어구의 모델링 데이터를 제작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외 동반자들의 방어구나 장비 제작 일부도 함께 진행했다. 실제 게임 내에 포함된 그의 작업물은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NPC(얼굴과 헤어 제외) / 비슈텐고, 야츠카다키, 아미보 플레이어 방어구 등이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강연자는 지난 3월 발매한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간략한 소개 과정을 거쳤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RE 엔진으로 개발된 최초의 몬스터 헌터이며, 로딩이 없는 심리스 스테이지를 휴대기에서 구현한 타이틀이다. 이외에도 동반자 가루크와 밧줄 벌레 / 벌레 철사 기술 등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었으며, 시리즈 최초로 플레이어 보이스가 게임 내에 들어간 작품이기도 하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플레이어 방어구는 머리 / 몸통 / 팔 / 허리 / 다리까지 다섯 개의 파츠로 구성된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소재가 되는 몬스터의 성격과 특징을 알 수 있는 것이 방어구 디자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모델링 제작 워크플로우
먼저, 강연자는 모델링 제작 전반의 워크플로우를 설명했다. 강연자의 설명에 따르면, 작업자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캡콤의 모델링 제작은 완성까지 총 아홉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 특이한 점은 ‘UV 전개를 하기 전에 리깅(Rigging, 모델링 캐릭터에 뼈대를 심는 것)과 스키닝(모델링 이후 스킨을 덧대는 작업), 체인설정을 한다는 것’이다. 강연자는 이러한 작업 과정을 거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엔진에서 확인할 때 최종 데이터와 실루엣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어서다. 강연자는 실루엣 수정을 앞 단계에서 해두면서 추후 쾌적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엔진에서 체인과 콜리전 실루엣을 확인해 둠으로써 나중에 작업된 모델링을 예상하기 쉽게 한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웨이트(움직임 등에 각 부위마다 가중치-수치-를 주는 과정)을 초반에 작업하게 되고 웨이트 된 데이터를 저장을 해두게 된다는 말을 전했다. 제작 마지막 과정에 웨이트가 들어간 모델을 복사하여 개발 과정의 시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두 번째 특이한 점으로는 ‘캡콤에서 한 명의 모델러와 한 명의 원화가가 마지막까지 데이터 제작을 진행한다는 점’을 꼽았다. 최종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델러와 원화가가 엔진의 기능을 숙지해야 한다. 강연자는 이와 관련하여 “캡콤에서는 그래서 원화가가 모델링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따라서, 전반적인 모델링 작업을 원화가와 상의하며 진행하는 과정을 거치며, 리깅과 스키닝 등 엔진에서 활용되는 기능을 숙지할 필요가 생긴다.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번 만든 데이터는 모델러가 최후까지 담당을 하게 된다.
모델링 워크플로우 소개 이후에는 ‘야츠카다키’ 방어구의 제작 과정이 설명됐다. 거대한 거미 형태의 협각종 몬스터인 야츠카다키는 전신을 감은 거미줄과 보라색 다리. 그리고 전면의 붉은 갑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야츠카다키의 이러한 특징은 남성 / 여성 방어구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보라색 견갑과 실크 소재의 망토를 특징으로 삼아 방어구가 디자인 되었고 여성 방어구의 경우 체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 부분에서 강연자는 “드레스를 입고 사냥을 하는 느낌이 드는 디자인”이라고 단평을 남겼다.
비슈텐고 방어구 또한 소재가 되는 몬스터의 특징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파란색과 녹색, 주황색의 깃털을 방어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얼핏 보더라도 비슈텐고를 사용한 방어구를 알 수 있게끔 디자인이 이루어졌다.
● 아미보 덧입기 방어구
닌텐도의 게임 연동 피규어 시리즈인 아미보(Amiibo)는 주요 타이틀마다 새로운 시리즈가 생산되며, 팬들의 수집욕 및 게임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부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경우 마가이마가도 아미보를 통해서 플레이어 덧입기 방어구가 제공된 바 있다.
마가이마가도 아미보를 통해서 덧입기 방어구가 제공되는 만큼, 플레이어 덧입기 방어구는 마가이마가도의 소재를 활용해서 제작되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강연자는 방어구 개발에 착수하기 이전, 마가이마가도를 살펴보는 과정을 거쳤다. 제작을 하기 전에 머리 속에 어떤 식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하기 위함이다.
몬스터헌터 라이즈의 간판 몬스터인, 마가이마가도는 보라색 갑각과 등의 가시들. 그리고 꼬리에서 볼 수 있는 창과 같은 형태의 가시는 물론, 육중한 덩치와 귀화라 불리는 불꽃 형태의 기믹도 가지고 있는 몬스터다. 앞에서 설명한 두 방어구와 마찬가지로 컨셉 아트 제작에는 몬스터의 형태가 깊게 반영된다.
이렇게 컨셉 원화를 받았다면, 강연자는 ‘이제 참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제작을 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제작과정에서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여섯 가지를 꼽았다.
네 번째로는 리깅과 스키닝, 체인 부분에서 적절한 방법과 위치를 고민하는 것. 다음으로 다른 방어구와의 결합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다른 방어구와 섞어 입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알렸다.
● 실제 제작 과정을 알아보자
앞서 설명한 워크플로우.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의 고민들을 바탕으로 실제 모델링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강연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실제 과정을 단계별로 촬영한 영상을 청중에게 제공했다.
워크플로우에 따라 가 모델링부터 시작해, 텍스쳐와 색도 넣어보고. 흔들리는 부분의 체인 움직임 체크, 빛나는 부분을 어색하지 않게 지정하는 과정등을 영상을 통해 알렸다. 손석민 개발자는 영상에서 선보인 과정은 원화가와 함께 상의하며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며, 지브러쉬와 서브스턴스 페인터를 통해서 제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여성 덧입기 방어구의 경우, 남성 방어구와 겹치는 파츠가 많아 상대적으로 빠르게 제작됐다. 단, 여성 방어구에만 있는 머리 부분의 포니테일 / 팔 부분의 손톱 등의 추가적인 확인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후 작업은 마을에서의 광원 확인 등을 거친다.
하나의 컨셉으로 제작되었기에 세트로 입었을 때는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렇다면 다른 방어구와의 조화는 어떨까. 강연자는 앞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이러한 부분에서의 고민도 진행했다.
이미 설명되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강연자의 말에 따르면 다른 방어구와의 조화를 고민하게 되는 것은 ‘플레이 과정에서 각자 따로따로 방어구를 입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과정에서는 방어구의 크기나 결합 부분이 다른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건에 따라서 모델링이 서로 파고들거나 어색한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연자는 서로 다른 방어구를 입혀보며, 이상한 부분은 없는 지를 제작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알렸다.
필드 테스트를 통해 낮과 밤에 따라 달라지는 텍스쳐 확인 / 방어구의 실루엣, 잘못된 스키닝은 없는지. 그간 작업해 온 모델링이 실제 플레이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실제로 하나의 몬스터를 잡아보면서 모션에 따라서 머리의 체인 등 모션과 흔들리는 부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무기와 액션에 따라서 모션이 달라지는 만큼,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테스트를 진행한다.
두 번째는 플레이어가 지정할 수 있는 방어구 컬러 변화가 제대로 지정되었는지를 신경써야 한다고 전했다. 게임 내에는 플레이어가 지정할 수 있는 컬러 파츠가 두 군데가 있는데, 정확하게 색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비슈텐고 방어구나 예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동반자의 방어구도 확인하면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라이즈에 추가된 가루크에 탑승하여, 모션을 확인하는 과정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하나의 방어구 디자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월드 발표 때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라이즈 팀에서도 게임 제작 외에는 어떠한 고민과 스트레스 없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