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로 재탄생한 액션, 월풍마전: 언다잉 문 체험기
눈여겨볼 부분은 과거 스테이지 중심의 액션 타이틀에서 로그라이크 문법으로의 재탄생을 알렸다는 점입니다. 코나미의 자체 제작은 아니지만, 월풍마전이라는 IP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동시에 현 세대에 맞게 어떻게 시스템을 변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는 액션을 중심으로 구축하되, 로그라이크를 통한 지속적인 플레이를 보장하는 형태가 됐습니다. 원작이 1987년에 NES로 발매되었음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변화는 필수적인 고민으로 자리해야 함이 분명했습니다. 그래픽 측면만 바꿔서 게임을 만들기에는 과거의 게임 디자인이 가진 한계는 분명했으니까요.
아직 게임이 개발 중인 상태이기에, 이번 테스트의 체험기는 게임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액션과 반복 플레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전반적인 플레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동시에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를 짚고자 합니다.
● 무기의 변경을 통한 액션의 다양성
‘월풍마전 : 언다잉 문’의 액션은 크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무기를 이용한 액션의 변화입니다. 즉, 무기에 따라서 취할 수 있는 액션이 달라지고 게임의 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특징은 콤보의 연결과 회피 동작의 캔슬 여부로 비롯됩니다. 공격을 연속해서 이어나가는 콤보는 각 무기가 가지고 있는 연속 동작 / 무기의 특수 기술이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 공격은 무기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3~5회 정도의 모션으로 공격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신 무기마다 이러한 모션이 발동하는 시간(프레임)이 다릅니다. 밸런스를 위해서 초기 공격력이 높은 무기군일수록, 느린 연속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공격력이 낮은 무기군(쌍검이나 부채 등)일수록 여러 번 때려야만 적을 제거할 수 있도록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도합니다.
+ 공격하다가 나오는 화끈한 마무리 일격 이펙트도.
이렇게만 보자면, 크게 한 방을 때리고 회피하는 것이 이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콤보를 오랜 기간 지속할수록 주인공인 ‘게츠 후마’의 모습이 변화하는 시스템 때문입니다. 낮은 기본 피해량을 가진 무기의 경우, 공격 속도가 빠르게 설계되어 있어 변신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가집니다. 변신 상태에서는 공격 속도가 늘어남은 물론, 무기의 피해량도 동시에 증가합니다.
월풍마전에서 플레이어는 두 개의 무기와 두 개의 보조 무기를 사용합니다. 공격 도중이 아니라면 두 무기를 변환하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무기들은 각자가 가진 특수 기술이 다르고 결과적으로 운용에 있어서 차이가 부여됩니다.
예를 들면, 기본 무기인 검은 패링을 통한 반격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창은 돌진 기술을. 우산은 가드를. 쌍검이나 부채는 다수의 타격을 쌓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형태입니다. 앞서 언급한 변신 시스템과 연관되어, 무기별 특수 기술은 각자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일부 무기는 특수 기술 중에는 회피로 동작을 캔슬할 수 없습니다.
패턴을 보면서 구르고, 빈틈에 때리는 플레이.
세 번째로는 간략하게 언급한 ‘캔슬’의 존재입니다. 콤보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숙련의 영역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기본 무기의 액션은 3~5회 정도의 모션을 반복하기만 합니다. 즉, 기본 공격 버튼을 누른다는 가정 하에서 콤보는 약간만 쌓이다가 다시 0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타격 수가 높은 무기가 아니라면, 기본 공격으로는 콤보 수를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보조무기를 통한 캔슬. 그리고 콤보의 누적입니다. 변신 시스템을 생각했을 때, 플레이어의 숙련 영역으로 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콤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본 공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기본 액션 사이에 들어가 있는 딜레이를 없앨 필요성이 생깁니다.
어떤 주무기와 보조무기로 콤보를 누적해 나갈 것인가가 핵심.
정리하자면, 지금의 월풍마전이 보여주는 액션은 모션의 다양성이 아니라 무기 조합의 다양성에 가까워집니다. 이외 공격이나 이동 시의 느낌은 고전적인 횡스크롤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조작감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그 횟수가 정해진 기본기만을 가지고 어떻게 조합하고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무기의 액션을 머리 속으로 조합하고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보스를 잡아냈을 때의 즐거움은 각별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이 올라가는 것을 전제로 게임이 설계된 편.
● 로그라이크의 문법 - 어떻게 지속적인 플레이를 만들 것인가
로그라이크의 문법이 더해지면서 월풍마전은 스테이지 구성을 외워서 플레이하는 것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무작위로 생성되는 맵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파밍을 거치고 한 번의 호흡에 최종 목표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당연히 수많은 시도들을 남깁니다. 생각보다 많이 사망할 것이고 동시에 획득했던 것들을 모두 잃게 됩니다. 당초 로그라이크의 이러한 문법이 등장 패턴을 외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졌음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당연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단, 최근의 추세에 맞춰 ‘최소한의 무언가’를 남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달음에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을 돌파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최소한의 무언가로 강해질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분류를 하고자 한다면 로그라이트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대신 ‘무언가를 남기는’ 지점은 플레이어가 결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망 시 누적했던 재화를 모두 잃는 것과 별개로, 플레이어가 거점으로 지금까지 획득한 재화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뒀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게임을 중단할 것인가.
즉, 게임 설계 측면에서 이번 월풍마전은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복. 두 번째는 육성의 측면입니다. 반복을 거치는 플레이는 플레이어의 조작능력-피지컬-을 시험하는 요소입니다. 중간에 돌아가서 얻은 자원을 보전하든, 사망해서 1만을 가지고 거점으로 돌아가든. 어떤 길을 선택하던 간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 호흡에 돌파’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대신 획득한 자원은 이후 시도에서 조금의 편의성을 보완하는 육성의 역할을 합니다. 여타 같은 장르의 게임처럼 무기군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자원 파밍을 통한 캐릭터의 능력 상승을 돕게 됩니다. 반복 플레이가 전제되어 있기에 플레이어가 얻은 결과물들은 파밍의 요소에 조금 더 가깝게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잠금 해제와 더불어, 무기별 능력 강화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첫 번째 스테이지는 짧고 간단하게. 이후 스테이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는 구조. 진행 과정에서의 업그레이드도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첫 번째로 돌아간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개발진의 의도는 더 명확해집니다. 아케이드 스타일과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돌파하라’는 의도입니다.
그러니까,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 자원도 딱 1만 개평으로 남겨두고 가져갑니다.
전체 스테이지 수를 고려했을 때에는 조금 더 진행하자면 초반 몇 단계의 스테이지 단계를 건너 뛸 수 있는 요소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기자의 조작 능력이나 플레이 상황에서는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단, 전반적인 게임 설계가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도록 만들어져 있기에 스테이지를 몇 개 스킵하더라도 초반 구간에만 한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스테이지는 보스 격파 이후 선택이 가능한 구조.
● 피드백을 고민해 봐야할 것들
첫 번째 테스트를 진행한 월풍마전은, 액션이나 게임 플레이 방향성과는 별개로 몇 가지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인 타이틀이고 첫 번째 테스트임을 고려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해 보입니다.
우선으로는 플랫폼 사이에서의 점프 조작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위 층으로 점프해서 이동하는 과정에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더블 점프를 이용해서 가야하는 장소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익숙한 조작 체계를 생각하면, 더블 점프를 통한 이동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누른 상태에서 점프 키를 두 번 입력’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베타 버전의 월풍마전은 이러한 조작이 ‘점프 키를 두 번 입력하고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입력’에 가깝습니다. 투박했던 고전적인 조작에 가까운 셈인데, 여기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점프해서 올라가야 할 때의 조작감이 일반적이지는 않은 편입니다.
특히, 타격 수가 많은 쌍검이나 부채와 같은 무기를 사용했을 때 이러한 문제는 커집니다. 피가 너무 튀어서 적의 패턴이 보이지 않아, 공격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서 패턴이 큼직큼직한 보스보다 필드에 배치된 일반적인 적들이 여럿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기현상이 나오기도 합니다.
피가 튀는건 좋기는 하지만...
투사체의 판정이 일관적이면 상관은 없을 테지만, 화살은 벽이나 바닥에 막히는 반면에 던지는 돌은 벽을 뛰어넘어서까지 날아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분명히 수정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으로 꼽겠습니다.
벽을 뚫는 마구
얼리 액세스 이후 구체적인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고 오직 내년으로 정식 발매가 예정되었습니다. 게임은 한국어를 지원하며, 스팀 외에도 닌텐도 스위치로도 발매가 이루어집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