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의 독보적 올인원 VR, 오큘러스 퀘스트2 언박싱 및 체험기
무엇보다 무선으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매력적인 가격에서 오는 가성비는 오큘러스가 지금까지 출시했던 그 어떤 기기보다도 전략적인 선택이 분명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의 공개와 함께 ‘PC 전용 하드웨어를 생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면 방향성은 더 명확해집니다. 스스로 “이것이 VR의 미래다”라고 할 정도로 많은 발전과 전략적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기기의 정식 발매일인 10월 13일. 전 세계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오큘러스 퀘스트2의 배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만은 않았습니다. 일부 구매자는 스트랩만 따로 오거거나 (제가 그랬습니다), 본체가 한참 뒤에 오거나 (이 또한 제가 경험했습니다)하는 등 발송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주문을 했더라도 물건을 받는 날이 크게는 일주일 정도로 달라지기도 했죠.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오큘러스 퀘스트2 본체를 포함한 모든 구매품을 홍콩 - 일본 - 항저우 - 인천까지 이르는 동아시아 투어를 거친 끝에서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본체랑 같이 주문했는데 혼자만 와버린 엘리트 스트랩.
본체의 무게가 503g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무게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 스트랩으로는 장착 시에 완전한 안정감을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엘리트 스트랩은 뒷면 실리콘으로 뒷통수를 잡아 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안정감은 기본 스트랩보다 뛰어난 편입니다.
뒷면의 다이얼을 돌려 길이를 조절하며, 착용 시에는 이를 사용자에게 맞게 조절해 착용하는 구조입니다. 별다른 구성품을 제공하지 않는 구성이기에. 구성품도 엘리트 스트랩과 관련 설명이 전부입니다.
더불어, 일부 게임에서는 조작 도중 컨트롤러의 프레임(둥근 원)끼리 부딪히는 불편함이 있기도 합니다. 원 부분이 엄지 위로 둘러싸고 있는 오큘러스 퀘스트 1에서도 발생했던 것이도 합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양 컨트롤러를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에 프레임끼리의 접촉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면 하프라이프 알릭스에서 총기를 뒤로 당겨야할 때나, 리얼 VR 피싱과 같은 타이틀에서 릴을 감아야할 때.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플라스틱끼리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적응이 필요한 부분일 테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한지 예상하기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착용자에게 맞는 단계를 선택하면 큰 불편함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단계가 맞지 않을 때에는 좌우측 시야에 프레임이 보인다거나, 화면 시야가 좁아지는 불편함이 나오기도 합니다. 개인차가 클 것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은 착용 전 눈동자간 거리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전에 착용했었던 오큘러스 리프트S보다 개선된 해상도와 무게, 무선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실제 동작 시에는 확실히 개선되었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합니다. 화면의 선명도가 증가하면서 보다 또렷한 화상으로 출력되고 계단 현상도 확실히 덜한 편입니다.
위부터 아래로, 1단계 / 2단계 / 3단계에 따른 거리 차이.
게다가 코 부분의 빈 공간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도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코가 큰 편이라서 코 부분에서 빛이 들어오는 점은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신경 쓰인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Fit 팩을 별도 구매해야 합니다. 참고로 가격은 54,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늘 그렇지만 안경을 착용한 사람에게는 편안한 조작감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장두형인 서양인과 단두형 동양인의 차이에서 오는 고질적인 광대뼈 눌림도 있고요.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동반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단점들은 아마 앞으로도 완전히 개선되기는 어려운 부분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안경 + 단두형 두상의 조합에서 오는 불편함이 말이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본체를 앞에서 손바닥으로 눌러, 이마에 밀착시키고 스트랩을 뒤통수부터 먼저 위로 올린 다음에 머리를 자연스레 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안경 프레임이 거슬리기도 하고, 움직이면서 초점이 안맞아 이래저래 조절이 필요한 상황도 여전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연결되는 삽입 렌즈 가이드를 구매하는 것이겠습니다만… 가격이 원화 기준 90,000원 이상에 배송료 약 4만 원으로 비싼 편입니다. 렌즈 제작을 위한 안경 처방전도 업체에 전달해야 하니, 안과 검진료도 당연히 추가됩니다. 가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 앱 연결 및 사용 관련
이번부터 페이스북과의 본격적인 연동이 시작되기에, 핸드폰의 어플리케이션을 미리 세팅해 뒀다면 기기 초기 구동 과정에서 들어가는 시간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핸드폰의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기기와 페어링을 시도하고, 관련 유저 정보가 바로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이미 이전 기기를 사용한 적이 있었기에 더 빨리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처음 사용하는 사람 기준으로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계정을 연동하는 시간. 결제를 위한 지불수단 등록 및 PIN 설정 등 추가적인 과정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초기 세팅을 마쳤다면 핸드 트래킹은 물론 오큘러스 링크(별매)를 통한 유선 연결. 버추얼 데스크탑을 이용한 무선 플레이까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가능성들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다 발전된 형태와 접근성은 물론, 자유로운 경계 영역 설정까지. 원룸에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적 이점도 가지고 있기에 활용도 자체도 다른 기기보다 폭이 넓은 편입니다.
유비소프트와 리스폰 등의 주요 개발사도 어쌔신 크리드, 메달 오브 아너 등 신규 VR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활용도를 지닌 오큘러스 퀘스트2는 관심있는 게이머들이게는 만족스러운 기기로 자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