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압축 모바일 MOBA, 와일드 리프트
그리고 지난 10월 8일. 리그 오브 레전드를 모바일로 옮긴 ‘와일드 리프트’는 일부 지역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넘어서 더 많은 국가로 대상을 확대했다. 첫 공개 이후 1년이 지나, 더욱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출시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일부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와일드 리프트의 이번 테스트는, 한 마디로 ‘실전압축 MOBA’라고 부를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핵심적인 플레이 경험을 단시간에 모아놓은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와일드 리프트는 이전 개발자 영상에서 설명했던 대로,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룰과 챔피언들. 그리고 소환사의 협곡을 모바일 기기로 옮겨오는 것에 중점을 뒀다. 때문에 게임 플레이의 중심에 자리한 것들은 LoL의 그것과 같다. 5vs5로 대전을 진행한다는 점. 그리고 정글 몬스터의 배치와 3개의 라인으로 구성된 것까지 PC와 같은 형태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시점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어느 진영에서 시작하든지 간에,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이는 텐센트 산하의 Timi 스튜디오가 개발하여 지난 2015년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왕자영요(해외 서비스명: Arena of Valor)에서도 적용되었던 기능이기도 하다.
UI는 왕자영요의 것에서 개량, 발전한 형태에 가깝다.
시점이 뒤집히면 드래곤 공격로(봇 라인)가 위로. 내셔 남작 공격로(탑)이 아래로 자리하게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이전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팀이던지 항상 같은 시점과 느낌. 경험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
큼직큼직한 메시지로 미리 알려주는 편.
이외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PC 원작과 같다. 라인전에서의 긴장감과 정글러의 갱킹과 같은 전략, 전술적인 플레이가 이어진다. 대신 모바일 기기로 출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게임은 호흡을 다르게 가져갔다. 앉아서 플레이하는 PC와 상대적으로 제약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모바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PC의 그것과 같다.
이렇게 가쁘게 진행되기에, 챔피언과 관련된 수치는 필연적으로 조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와일드 리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대비, 전반적인 쿨타임이 70~80% 정도로 짧게 책정되어 있다. 속도감 만을 보자면 칼바람 협곡 이상의 것에 가깝다.
쿨타임의 조정 외에도 궁극기를 습득하는 레벨이 5로 변경되는 등 와일드 리프트는 PC 원작의 게임 흐름을 압축하여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플레이 경험은 원작과 같게, 하지만 몇 배의 속도감으로 짧은 시간에 플레이 전반을 꽉 채워 전달한다.
궁극기 쿨타임은 PC 기준 120초.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80초다. 1/3이 줄어든 셈.
타게팅 부분에서 있어서는 도움을 주는 기능들을 통해서 보완한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할 때보다 정확한 조작이 어렵기에, 기본적으로 체력이 낮은 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게임 플레이가 설정되어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상대 챔피언을 직접 타게팅할 수 있는 아이콘, 타워 / 미니언 우선 공격 버튼 등으로 직접적인 컨트롤의 요소를 덧붙이고 있다. CS를 획득할 수 있는 체력까지 자신의 공격력에 따라 강조되기도 하니, 게임 플레이의 진입 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포탑의 수도 적다. 빠르고 조작이 그나마 편하게 진행된다.
이동과 스킬 조준이 별개로 구성되어 있는데다, 타게팅 보조 기능도 지원하기에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조작이 가능하다. 논타게팅 스킬을 일일이 조준하지 않고, 상대 챔피언에 타게팅을 고정시키면 터치 한 번으로 해당 챔피언이 있는 방향을 향해서 스킬이 시전되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챔피언들이 가지고 있던 조작의 어려움은 한결 나아진 상태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와일드 리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우르는 경험을 10분 내외로 압축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하던 요소를 매우 간소하게 압축했다는 것이다.
옵션에서 켜두면 좋은 챔피언 타겟 고정 기능.
추천 아이템과 같은 형태로 주요 코어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목표로 하는 아이템을 설정해두면 이에 보유 골드에 맞춰 하위 아이템을 팝업으로 띄워 주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화면 좌측 골드 보유량 옆에,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의 리스트를 항상 보여주고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원하는 아이템을 선택해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보다 편의성 있는 플레이를 위한 기능인 셈이다.
개별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고
설정해둔 아이템 빌드의 하위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게임 플레이 시작 전 블리츠 크랭크는 서포터형 탱커 / 성장형 마법사 탱커 / 기본과 같은 프리셋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트린다미어는 치명타형 / 정글러 / 기본 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는 식이다. 기본적인 아이템 트리와 룬 프리셋을 제공하여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더라도 1인분 정도는 할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모로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기본 제공되는 빌드 설정으로도 1인분은 할 수 있는 편.
룬은 게임 시작 전에도 개인 설정을 수정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는 측면에서도 나름의 단계를 착실하게 갖추고 있다. 게임 시스템 전반을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의 내용부터,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보상체계 등도 마련되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와일드 리프트는 대안이 없는 선택지가 된다.
현재 테스트 기준으로 등장하는 챔피언은 42명.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해서는 아직은 적은 숫자다. 하지만 챔피언 및 관련한 스킨들이 게임 내에 구현된 퀄리티를 본다면, 챔피언 숫자가 적은 아쉬움은 상쇄될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챔피언의 사용법을 연습할 수 있는 연습모드 또한 와일드 리프트에도 자리하여 본격적인 플레이에 앞서 준비할 수 있는 자리도 갖췄다.
아직은 게임의 안정성 문제나 글로벌 매칭이 이루어지기에 발생하는 소통의 어려움 등이 있는 상태다. 기본 채팅이나 핑을 통해서 소통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지만, 텍스트가 깨져서 나오는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 메뉴의 구성이나 매칭까지의 전환 등은 자주 버그를 만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클라이언트보다 안정적인 편이다.
미리 어느 공격로로 갈 것인지를 알려주는 기능도 지원.
(대충 내셔 남작 공격로로 가겠다는 뜻)
당연하게도, 팀원간의 소통은 여전히 어렵다.
구체적인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현재 모바일 버전 이후에는 콘솔 버전 출시까지 계획하고 있는 와일드 리프트. PC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라면. 또는 MOBA 장르의 게임이 보여주는 플레이 경험을 즐기는 유저라면.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져다줄 실전 압축적 플레이를 기대할 만할 것으로 보인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