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개편으로 환골탈태한 ‘엘리온’, 다음 목표는 RvR
참 먼 길을 돌아왔다. 크래프톤이 만들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PC MMORPG ‘엘리온(ELYON)’의 이야기다. 2017년 지스타에서 ‘에어(A:IR)’로 첫 선을 보인 이래 수차례 테스트를 거쳤고, 끝내 올해 4월 ‘엘리온’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게임성을 전면 수정하고서도 여전히 론칭 일시는 미정이다.
애당초 기획 단계에서 공개되었다면 모를까 ‘엘리온’처럼 완성에 가까운 작품이 몇 년씩 론칭을 미루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고집인지 미련인지, 어쨌든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정답이었다. 지난 3월, ‘엘리온’으로 재정비 후 처음으로 열린 서포터즈 테스트에서 거짓말처럼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선 ‘에어’가 제목처럼 공중과 비행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엘리온’은 우선 지상부터 잘 챙기자는 취지가 느껴지는 리부트다. 특히 논타겟팅 액션과 몰이사냥에 집중하여 ‘전투가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얻는데 성공했다. 크래프톤의 뿌리가 ‘테라’에 있음을 생각하면 돌아돌아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다만 한 차례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엘리온’은 이제 막 본 궤도에 올랐을 뿐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당장 오는 7월 25, 26일 양일간 진행될 2차 서포터즈 테스트의 내용과 유저 반응도 지켜봐야 한다. 과연 ‘엘리온’은 국산 PC MMORPG 가뭄 속 단비가 되어줄까? ‘엘리온’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김형준 PD, 조두인 개발총괄, 채종득 개발실장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반갑다. 우선 ‘엘리온’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하여 게임 소개를 부탁한다
: ‘엘리온’은 엘리온 게이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을 차지하려는 두 진영간 대립 속에서, 주인공 즉 유저가 자신이 선택한 진영의 승리를 이끌어가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 육성과 스킬 커스터마이징 등을 거쳐 자신만의 승리 방정식을 찾아가는 것이 재미의 핵심이다. 이를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강렬히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에어’에서 ‘엘리온’으로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전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 과거 CBT 피드백 덕분에 ‘엘리온(당시 에어)’의 여러 요소 가운데 전투가 강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강점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개편의 방향성을 잡았는데, 특히 PvP를 재미있게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하여 스킬 체계를 직관적인 논타겟팅 위주로 전면 개편하고, 유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울 수 있도록 스킬 커스터마이징도 확대했다. 그 결과 감사하게도 명예의 전장과 필드 쟁에서의 반응을 봤을 때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다만 전투 시인성과 밸런스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온통 호평만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완이 필요하거나 이미 개선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달라
: 서포터즈 테스트에서 받은 피드백 중 가장 겸허한 마음으로 보완하고 있는 부분이 세계관과 스토리 퀘스트다. 또한 인지(UI/UX) 관련으로도 지적이 많았던 만큼 지속적으로 개선해갈 계획이다. 아마도 2차 테스트를 해보시면 개발팀이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보실 것이라 생각한다.
● 공중전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더라.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발전시키려 하는지
: 공중전은 파티 단위 이상의 콘텐츠로 가져갈 것이다. 다수가 함께 비행선에 탑승하여 부유도를 탐험하고 갑판에서 전투를 펼치는 경험은 좋았기 때문이다. 진영간 경쟁 콘텐츠를 공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자 한다.
● 스킬 커스터마이징도 반응이 좋았던 요소다. ‘에어’ 시절에도 있던 시스템인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개선했나
: 가장 큰 차이는 스킬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유물의 개수와 변화폭이 매우 커졌다는 것이다. 거기다 룬 특성과 세피로트 시스템을 통해 스킬의 위력과 효용성까지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투사체 계열을 강화할 것인지 이동기를 강화할 것인지 등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확립할 수 있다. 특별한 장비를 입수하면 숨겨진 스킬 슬롯을 개방할 수도 있으니 꼭 찾아보길 바란다.
● 캐릭터가 어느정도 레벨까지는 퀘스트를 수행하며 자연스레 성장하는데, 특정 구간부터 퀘스트가 마르며 성장 동선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다
: 1차 서포터즈 테스트에선 성장 동선의 흐름이 다소 어색했다. 그래서 우선 스토리 퀘스트를 보강하여 플레이어의 동기 부여에 신경을 썼고, 반복적인 필드 사냥의 지루함을 해소하고자 차원탐사라는 필드형 던전을 여럿 추가하였다.
● 1차 서포터즈 테스트에서 개편된 전투 시스템을 검증했다면, 2차 테스트의 목적은 무엇인가
: 이번에는 다양한 경쟁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분쟁 지역에 심판의 거인이라는 보스 몬스터가 출현하는데, 두 진영이 덤벼들더라도 마지막 타격을 입힌 쪽에만 보상을 몰아준다. 따라서 보스를 공략하는 와중에 진영간 견제도 필수적이다.
또한 대규모 전장의 느낌을 살린 진영전이라는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두 진영이 대규모로 필드 쟁에 참전하는데, 적의 부활지를 점령하고 시시각각 발생하는 돌발 미션을 수행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포탈로 이어지는 경쟁형 필드와 새로운 명예의 전당 콘텐츠가 추가된다. 파티나 길드에 속하지 않은 유저가 대규모 경쟁 콘텐츠에 참여하더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개인의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니 부담없이 참여하면 좋겠다.
● 게임 초반과 중반까지 동선은 윤곽이 잡혔는데, 여전히 엔드 콘텐츠가 흐릿하게 느껴진다
: 일단 후반까지 플레이하게 되는 여러 파밍 콘텐츠에서 지속적으로 도전적인 목표를 제공하려 한다. 또한 후반으로 갈수록 클랜을 위시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커지고 무법지대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경쟁형 필드도 해금될 것이다. 이외에도 게임 플레이가 고착화되고 정체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다.
● 이제 언리얼 5의 시대가 다가오는데 ‘엘리온’은 언리얼 3로 만들어졌다. 서비스 도중에라도 에셋 교체나 엔진 업그레이드가 가능할까
: 당장은 서비스 안정화와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야 하므로 그런 시도까지는 어렵다. 그래도 그래픽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개발팀으로선 큰 일이 되겠지만 향후 엔진 업그레이드의 기회가 오기를 희망한다.
● 핵심 BM(수익화 구조)가 어떻게 되나. 가능한 구체적으로 답변해주기 바란다
: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양사가 긴밀히 검토 중이다. 앞으로의 테스트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라 현 시점에서 뭐라 확답하긴 어렵다. 다만 편의성과 치장형 BM을 제외하고는 게임 플레이만으로 충분히 유저의 니즈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하고는 있다.
● 여전히 정확한 론칭 일정 없이 테스트가 이어지고 있다. ‘엘리온’ 론칭까지 어떠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나
: 몇 가지 계획이 있긴 한데 매번 유저 여러분의 평가 앞에서 겸손해진다. 우선 다가올 2차 서포터즈 테스트의 대한 결과를 받아보는 게 먼저다. 목표는 올해 하반기 정식 론칭이지만 그 과정은 테스트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끝으로 ‘엘리온’을 기다리는 뭇 유저에게 인사를 남겨달라
: 논타겟팅 액션을 기반으로 흥미진진한 진영 전투가 펼쳐지는 게임을 만들고자 ‘엘리온’ 개발팀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금번 테스트는 연내 출시를 위한 막바지 점검인 만큼 이번에도 재미있게 즐겨주시길 부탁드린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