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된 안정적인 맛,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1차 CBT 체험기
기자 또한 X019 에서 직접 체험하기는 했지만, 많이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CBT 를 직접 체험해보고, 또 여러 환경에서 플레이 해보면서 이번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일단 플레이어가 카트라이더를 이미 플레이해봤다는 전제 하에(심지어 몇 년 전이라고 하더라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를 처음하면 놀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이 엄청나게 나아졌거든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그래픽의 스타일은 일관되게 잘 이어왔다는 부분입니다. 비록 해상도 면에서도 그래픽의 각 디테일을 포함해서도 굉장한 시각적 진화를 이루었지만, 카트라이더 특유의 카툰풍을 아주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그 때문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몇 년 만에 만난 친구가 몰라보게 외모가 바뀌어도 말은 똑같이 잘 통하듯이, 딱 한판 하면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조작감이 완전히 똑같거든요. 그런데 이게 약간 느낌이 다릅니다. “다 똑같은데 그래픽만 바뀌었네?” 보다는 “이렇게 바뀌었는데 플레이는 그대로네?” 라고 느껴집니다.
그 차이는 아무래도 게임의 세세한 부분들, 특히 시각적인 부분들이 낡은 것을 개선한 느낌이 아니라 아예 현세대에 맞게 다시 만들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또 이건 아무래도 카트라이더의 리마스터나 개선판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새로운 게임으로 포지셔닝을 한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UI 또한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현재의 카트라이더와 UI 측면에서는 접점이 거의 없습니다. UI는 기본적으로 콘솔에 기반을 두어서 마우스 클릭 보다는 키 입력에 맞게 되어있고, 레이스 UI는 보다 깔끔하고 16:9 비율에 맞춰서 차지하는 공간이 작아졌습니다.
신기한건 앞서 말한 조작감, 그리고 게임플레이 감각이 기존의 카트라이더와 같다는 부분인데, 사실상 완전히 다른 엔진으로 새로 만든 게임이지만 그 감각을 그대로 만들어낸 것은 그만큼 지속적으로 많은 조정을 가해왔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실제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팀은 조작감 면에서 한국의 프로 선수들이나 해외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한 걸로 알고 있고, 최초 공개한 X019 현장에서 체험했던 프로게이머인 문호준, 박인수 선수도 지금의 카트라이더와 매우 흡사하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때문에 기본적인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 쉽게 할 수 있고 적응하기 쉬운, 또 여러 번 하다보면 한 번쯤 1등하게 되는 그런 것들이 유감없이 발휘 됩니다. 카트라이더는 스스로를 세컨드 게임이라고 표방하며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데, 그런 카트라이더의 장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요.
물론 새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템이 몇가지 추가되고, 컨트롤러(카트라이더에서도 지원은 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카트 바디, 치장 아이템 등 캐릭터와 카트를 세팅하는 콘텐츠의 구조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테스트 버전인 만큼 대부분이 기본 제공되어 있어 입수 방법 등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개발자 인터뷰에서 개발자들은 페이 투 윈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못박았습니다. 게임 자체도 F2P 로 제공되는 만큼 획득 방법은 다양하고 자유로울 것 같습니다.
카트 바디를 조합하고 선택하는 부분, 다양한 캐릭터 감정표현, 치장 아이템 등은 파트별, 상황별로 세분화되었고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제약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카트라이더 팬들이 바라던 더 높고 옆으로 넒은 해상도 지원도 이루어졌고요. 기자는 21:9 모니터로 플레이했는데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단 테스트 버전의 플레이 느낌은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카트라이더는 이제 자기만의 특유의 플레이감과 팬을 보유하고 있을 수준이 되었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그걸 훌륭히 계승합니다.
다만 테스트인 만큼 몇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는 네트워크 입니다. 대체로 콘솔기기의 경우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온라인 게임에서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는 사례가 많은데, 와이파이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대체로 Xbox One 으로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이 순간이동을 하거나, 네트워크 오류로 물리엔진 같은 상호작용이 제대로 안 이루어지는 경우를 많이 발견했습니다. 실시간 동기화가 매우 중요한 레이싱 게임에서는 필히 개선해야 할 일이죠.
테스트 초기에는 그야말로 굉장한 물리엔진의 위력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제가 플레이할 때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해도 그런 일이 잘 없었던걸 생각하면 물리엔진의 부족과 네트워크 쪽이 함께 맞물린 문제가 있지 않나 추측됩니다.
또 아직 사운드 작업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몇몇 사운드가 매우 단조롭거나 비어있습니다. 이를테면 아직 미사일을 쏘면 미사일이 날아가는 효과음은 나는데, 맞아서 터지는 효과음은 안나요. 또 카트 충돌음은 너무 과장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은 차차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부분입니다.
그래서 종합해보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훌륭한 계승작입니다. 단순히 그래픽만 리마스터한물건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맞게 몇가지 요소는 발전시키고, UI 를 개선하는 등 내외적으로 모두 회춘한 게임이죠. 물론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가 ‘카트라이더’의 대체제가 아님을 강조해왔습니다. 지금의 ‘카트라이더’ 는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이기도 하고 팬층도 매우 두텁죠. 당장 지금에 와서도 뛰어난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기존의 카트라이더 팬층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를 접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이 게임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고, 또 F2P 게임인 만큼 당장의 게임 완성도 만큼이나 이후의 서비스 플랜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카트라이더’ 서비스의 기조도 페이투윈을 적극 배제하고 e스포츠를 활성화 시키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는 걱정이 덜한 편입니다. 앞으로의 테스트, 그리고 출시를 기대해봅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