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4 팬 페스티벌 서울', 요시다 PD의 솔직한 인터뷰
오늘 개막에는 ‘파이널판타지 14’ 를 대표하는 스퀘어에닉스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겸 디렉터가 참석, 개막식부터 코스프레 콘테스트에서는 심사의원을 맡기도 하는 등 마지막 행사까지 모두 참여하며 팬들과 함께했다.
팬 페스티벌 동안 진행된 레터라이브 등에서는 다가오는 패치 일정, 그리고 파이널판타지 15 콜라보 일정 등의 업데이트 정보를 공개했으며, 또 무엇보다 중요한 소식인 다음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 를 포함하는 5.0 패치의 일정도 오는 12월 3일로 공개됐다.
팬 페스티벌 서울 기조강연 전체 영상
요시다 나오키 P/D 와 한국 서비스를 총괄하는 최정해 PD 는 무대에 올라 기조 강연을 통해 업데이트 및 변경점을 설명했으며, 한국판 파이널판타지 14 서비스 기간 동안 생긴 데이터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했다. 또 이후 진행된 코스프레 콘테스트에서는 엄선된 코스프레 참가자 12인을 두고 심사단으로서 수상자를 가려내고 시상을 하기도 했다.
행사가 마무리 된 뒤에는 요시다 나오키 파이널판타지14 P/D 와 한국 기자단 간의 단체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 먼저 오늘 행사를 진행한 소감이 궁금하다.
요시다 : 행사를 다 치르고나서 좀 피곤한 상태라 사진을 잘 부탁드린다(웃음). 2017년 팬 페스티벌을 한 이후에, 전세계의 팬 페스티벌 투어를 돌았다. 그리고 이렇게 한국, 서울에서 올해의 마지막 투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저희가 한국에 오기 직전에 태풍이 와서 좀 걱정했는데, 무사히 도착해서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늘 행사에서 만나본 팬들이 모두 열광적으로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여서 행복했다.
● 오늘 여러가지 설명을 진행했는데, 무도가 번역명 뿐만 아니라 흐로스가르 종족의 번역명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요시다 : 흐로스가르 명칭에 대해서는 오늘 기조 강연 후에 팬들이 그런 반응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들어서 일본에 가서 확인해보려고 한다. 이런 반응 자체를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현재 한국어 로컬라이징에는 스퀘어에닉스의 한국어 네이티브 스탭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도가도 그렇지만 우리는 과거의 파이널판타지에 얽메이는 작명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진화하고, 문화도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로컬라이징에 대해서도 일본 오리지널이니 무조건 옳다, 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해당 국가, 문화에 맞는 로컬라이징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단어도 그렇다. 이번 명칭도 큰 실수가 있지 않는 한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확인해보고자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콘텐츠 파인더, 한국어로 임무찾기는 제가 만든 명칭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명칭이 듀티 파인더로 바뀌었다. 비슷하게 오늘 기조 강연에서 소개한 트러스트도 일본에서는 훼이스라고 되어있다. 또 미국에서는 트러스트다. 이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어판으로 로컬라이징을 할 때 일본판, 글로벌판, 혹은 독자적인 명칭 어느게 맞는가는 그때그때 맞춰 생각하고 있다. 이 명칭을 정할 때 저는 신뢰, 신념에 대해서 강조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미국에서는 그런 목적에는 트러스트가 더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시 강조드리지만 번역명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국에 가장 맞는 단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칠흑의 반역자의 스토리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다. 이런 반응에 대한 요시다 P/D 의 생각은? 그리고 이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어떤 계기가 있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는지.
요시다 : 말씀주신 것처럼 메타크리틱 점수를 포함해서 해외에서 굉장히 후한 평가를 주었고, 스퀘어에닉스 전체를 보아도 괄목할만한 성과라서 책임자로서 매우 기쁘다. 그러나 개발팀 관점에서는 칠흑의 반역자만을 위해서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한 것은 아니고, 개발팀 입장에서는 창천의 이슈가르드, 모든 확장팩마다 플레이어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글로벌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파이널판타지 구버전부터 지금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신생 에오르제아부터만 해도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그 기간동안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안에 많은 추억을 쌓아두었고, 개발팀도 그 과정에서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플레이어의 추억과 개발팀의 성장이 맞물려져서 이런 결착의 이야기가 가져다 주는 카타르시스가 극대화되지 않았나 한다. 이런 면에서는 우리 개발팀을 칭찬해주고 싶다.
특히 요즘 글로벌판 플레이어들에게 많이 받는 코멘트 중 하나가 칠흑의 반역자 스토리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오는데 모든 지난 게임들의 스토리가 이어져서 여기까지 왔다는 반응이다. 그만큼 한국의 플레이어들도 칠흑의 반역자를 앞두고 지금까지 다양한 확장팩의 이야기들을 미리 즐겨주셨으면 한다.
스토리의 핵심, 빛을 물리치고 어둠을 다룬다는 컨셉은 말그대로 멋있어서 선택했다(웃음). 중2병 답다고 할까. 지금까지의 긴 서비스 기간 동안, 플레이어들은 빛의 전사이자 세계를 구하고, 마을을 돕는 그런 스토리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또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너무 지겹지 않을까? 하는게 계기였다. 그래서 빛이 아닌 어둠의 전사가 되는 이야기가 우리의 모티브였고 그것 만으로도 흥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한국 유저분들 중에서도 글로벌판을 플레이하는 이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하는데, 한국판의 칠흑의 반역자는 성우분들의 열연도 굉장히 잘 녹아있다. 그만큼 모국어 버전의 칠흑의 반역자를 플레이한다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감흥과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꼭 한 번 플레이해보시길 권한다.
● 다양한 문화권에서 로컬라이징을 진행하는 만큼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와 이슈를 반영하는게 어려울 것 같다.
요시다 : 한국에서 로컬라이징을 할 때 중점으로 두는 부분이 무엇인가. 그로서리를 작성하고 로컬라이징을 진행하는 우리들 스탭이 무엇에 대해서 가장 고민하고 걱정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쉽게 말하자면 음역과 의역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시다시피 일본어는 3가지 문자를 사용한다. 더군다나 카타카나는 특정한 룰이 있는게 아니라 외래어를 옮겨적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3가지 문자를 사용한 명칭을 어떻게 번역해야할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한다.
이 이야기는 꼭 플레이어들에게 전해주셨으면 하는데, 글로벌판을 먼저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일본어로 카타카나로 되어 있는 명칭을 왜 한국어로 그대로 음역하지 않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럴 때에 우리가 주의하는 부분은, 많은 의견이 올라오는 대상이 있다면 단지 그 의견의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그것을 따르는게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계속 확장될 것이고, 후속작들이 이어질텐데 그만큼 로컬라이징 하나가 미칠 파급이 크다. 당장은 이 단어가 잘 와닿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이 번역이 가장 적합하고 앞으로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번역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이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이번 한국 전용 복장인 한복의 디자인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 한복이 추가되었지만, 당연히도 이를 디자인하는 개발자는 본사의 일본인 아트 디자이너다. 그래서 이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한복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 배경을 공부를 충분히 하기는 하지만 네이티브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모두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걱정이 된다. 디자인 할 때부터 테마와 방향성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고 반영하지만, 무엇보다 실제로 플레이어들이 입고 싶은 의상, 멋지고 아름다운 의상으로 만들어서 플레이어들이 원하여 입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그러길 바라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다.
● 이번에 나온 한국 전용 굿즈 중에서 탐나는 것이 있다면.
한국 전용 굿즈 중에서는, 오늘 소켄 마사요시 디렉터가 무대에서 입고 있었던 하얀색 티셔츠가 있는데 그게 매우 마음에 들었다. 액토즈 소프트의 디자인 팀이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이 디자인한 퀄리티가 글로벌 기준으로도 매우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디자인한 안들 중에서 스퀘어에닉스가 어떤 것을 진행할지 선택하게 되는데, 그 안 중에서도 매우 멋진 것들이 많았고 SNS 에서도 일본에도 팔아달라는 의견도 보았다. 그만큼 훌륭하게 나왔고 마음에 든다.
물론 왜 제가 그 정작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안입고 나왔냐고 하실 수 있는데, 이유가 있다. 오늘 스테이지 배경이 검은 색이었는데, 리허설 때 이미 한국 플레이어들이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4.5 버전의 오메가 티셔츠를 입을거라고 정해 놓았다. 그래서 그럼 2일차에 입을까? 라고 고민했는데, 이 하얀 티셔츠가 뒷면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앞에 포인트가 들어가 있는 또다른 한국 전용 굿즈 검은 셔츠를 입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미 그런 마음을 굳혀놓았기 때문에, 그 마음에 드는 흰색 티셔츠는 어제 리허설 때 입고 만족했다(웃음).
● 트러스트 시스템이 칠흑의 반역자 한정인지, 아니면 게임 내 모든 던전에 적용되는지.
요시다 : 71레벨부터 80레벨까지의 던전 중 시나리오를 하면서 돌게 되는 던전에만 트러스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는 이유가 있는데, 트러스트의 AI 가 기본적으로 매우 똑똑한 AI 여서 모든 던전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몇 던전에서 해당 보스들의 기믹, 패턴들, 이런 것들을 개별적으로 만들어서 AI 를 던전마다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에 매우 긴 시간이 걸린다.
글로벌판에서도 트러스트 시스템에 대한 평이 매우 좋아서 다행인데, 우리 개발팀에서도 이런 비슷한 시스템을 좀 더 확대해서 적용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8인 토벌전이라거나.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적용 여부가 단순히 시스템적인게 아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 단도직입적으로 현재 한국에서 여러 이슈로 인해 대외적인 파이널판타지 14 의 이미지가 매우 안좋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요시다 :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먼저 확실히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우선, 제 스스로 파이널판타지 전세계 유저들을 책임지는 총책임자로서 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또 오직 저 혼자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나고 자란 스탭들에게 민감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보고를 받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파악하고 있다.
이를 전제로 하여, 지금 말씀하신 문제점이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 왜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 파이널판타지 14에 대해서 보도가 되고 있는 부분은 모두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보도를 빨리 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있을 때 커뮤니티에서 나온 이야기만을 토대로 기사가 작성되어 기정사실화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었고, 운영진에서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혀도 소통이 되지 않는 사태가 있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시려는 것인지 파악하고 싶다.
- 그 부분은 기자도 동감한다. 단순히 보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단편적인 정보만을 얻고, 사실관계 파악이 부족한 채로 이미 기정사실인 것처럼 이야기 되는 것들이 많다.
요시다 : 지금 말씀주신 내용과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이 거의 같다고 본다. 다만 그중에서도 콕 집어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언젠가 한국판 유저들을 만나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왜 당신은 돈을 내고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다. 게임이 재미있다, 친구가 많아서 한다,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즐겁게 게임을 하는 감각 속에서, 왜 플레이어들이,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왜 게임을 하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있다.
현재 총 책임자로서 이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있는데, 한국 등에서 이런 성별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비슷한 문제는 다양한 문화권마다 존재한다. 살색 하나로 싸우고, 트랜스젠더라는 화두 하나로 싸우는 지역도 있다. 제가 보기에는 같은 문제다.
그렇지만 저 본인의 경우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로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내 자신이 아닌 나를 대변하는 캐릭터로서 게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현실의 힘든점, 현실의 부조리를 왜 게임으로 끌고와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고 이게 제 스스로의 기조이기도 하다.
오해가 있을까 말씀드리지만, 게임 내에서 어떤 의견을 교환하고 말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남의 무엇이 옳고 틀린가에 대해서 판단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것이 먼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돈을 내고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왜 현실에서 논의해야할 것을 끌어와야 하는가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고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다.
저는 이 게임 안에서는 그런 성별, 인종 같은 문제를 뛰어넘어서 모든 플레이어가 자유로웠으면 한다. 방금 말씀드린 이 정책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동일하게 전달해서 적용하고 있는 것이고 한국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국판 운영진들은 제가 이야기한 부분을 지켜주시고 있다. 게임 내에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이고, 게임 내에서도 충분히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여기에 운영팀이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커져서 운영진이 개입하여 어떤 벌칙을 준다던지 하여 싸움을 멈추게 하지 않으면 싸우는 당사자들은 둘째로 치더라도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즐겁지 못하고 불쾌해지는 상황이라면, 적절한 벌칙을 통해서 개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개입이 꼭 필요할 때만 그래야 하는 것이고, 양자 간의 전후관계를 모두 소상히 파악해서 양자에게 공평하게 벌칙을 주고 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것이 제가 전세계에 전달하고 있는 방침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양자를 평등하는게 보는 것 자체가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어떤 존재이든 평등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게 제 정책이다.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그게 옳은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운영팀은 이런 저의 정책을 받아서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제가 유저분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어깨에 들어간 힘을 조금 빼고, 게임 내에서는 게임을 즐겁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에 나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미래를 위해서 건설적으로 봐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고,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다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과연 해결책이 무엇일까, 라고 하는데 답변을 드리자면, 운영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을 드리겠다. 계속 운영을 해나가고 이렇게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설명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라고 보고 있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구 파판이 망하고 신생 에오르제아로 다시 태어날 때 똑같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고자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팀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모쪼록, 사실확인 없이 한 번에 확 열이 끓어오르는 것보다는 한 번 차분히 둘러보고 사실관계와 운영진에 대한 이유를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그럼에도 실수가 너무 많잖아,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글로벌판도 한국에서 이슈가 안되고 있을 뿐이지 수많은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제가 제 자리를 내려와야 한다고 한다면 스무번도 더 떠났어야 했다. 모쪼록, 한국 플레이어들도 더욱 소통하고 이해를 하셨으면 좋겠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이를 읽고 많은 생각과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
● 요즘 한국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게임 개발자가 꼭 게임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요시다 P/D 본인은 게이머로서도 매우 유명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시다 : 자기가 만든 게임을 자기가 플레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를 들어 스탠드얼론 게임이라면 프로듀서나 그런 직위의 개발자들은 게임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이 팔면 되니까. 그렇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업데이트 해나가야 하고, 계속해서 엔터테인먼트를 유저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자기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알고 있지 않으면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어떤 것에 대해서 재미있어, 재미없어 하고 평가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다.
이 내용이 제 답변의 골자라고 생각한다. 저는 프로듀서보다는 디렉터의 일에 더 관심이 있고 그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최소한 이 게임을 만든 내 스스로가 플레이해서 재미가 없다면 그 게임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게임 개발팀의 리더라면 내가 해서 내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우리의 개발팀에게 항상 주문을 하는 부분이다.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지만 게임을 만드는데 너무너무 바빠서, 야근이 많고 격무에 시달려서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만든 게임을 내가 좋아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내가 만든 게임을 꼭 내가 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니 오해는 안하셨으면 한다(웃음).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 올바른 환경을 확보하고, 제때 일하고 제때 쉬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야 자기 게임을 사랑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먼저 고려해주셨으면 한다.
여담인데, 파이널판타지14 생방송을 자주 할 때 제가 직접 플레이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사내에서는 그걸 보고 저보고 그만 해라, 너무 자주 나가서 플레이 하고, 잘하니까 부하인 우리들도 그만큼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웃음).
● 오늘 발표 내용 중 PC방 혜택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일본에서는 흔하지 않은 문화인 만큼 이 혜택을 조절하는게 쉽지 않은 고민이었을 것 같다.
요시다 : 앞으로 파이널판타지14 한국판을 서비스하는데 있어서, 많은 개발자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한국의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하도록 할까에 대해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PC방 혜택을 늘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것이 그 발단이다. 일단은 PC방이라는 가까운 환경을 통해서 파이널판타지14를 쉽게 접해보고 게임을 시작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그런 계기를 만드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
한국 PC방에 일단 설치가 되어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설치되어 있는 곳을 찾아야 했고 아니면 직접 설치를 해야 했는데, 일단은 기본적으로 게임을 찾는 사람이 일정 수 되어야 게임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그런 순환구조가 있다. 때문에 가볍게 PC방에 들렀을 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뭔가 게이머들이 한 번 시험삼아 파이널판타지14를 할 때, 뭔가 이상한 소문이 많은 게임이지만, 실제로 해보니 재미있네? 라는 반응을 했으면 좋겠고 그런 유도를 위해서 많이 고민한 부분이다.
● 팬 페스티벌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다음 팬 페스티벌은 언제쯤 기약할 수 있을까?
요시다 : 우선 저는 팬 페스티벌의 이유는 두가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는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 자신, 그리고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 자신 양쪽이 우리가 향유하는 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모두가 모여서 즐길만한 멋진 게임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내 모니터를 넘어선 세상에는 다른 플레이어가 있고, 이런 한계를 넘어서 한 공연장에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수천명이 모이고, 그런 현장에 있을 때 아, 내가 이 게임을 하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고 그런 즐겁고 벅찬 느낌이 드는 감각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선사하고 싶어서이다.
두번째는 이렇게 한군데에 모인 수천명의 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다양한 사람들, 미디어 등을 통해 아직 게임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전파되었을 때, 어 아직 이 게임 운영하네? 낡은 게임인줄 알았는데 새 확장팩이 나온다고 하네? 한 번 해볼까? 하게 만드는 그런 PR 적인 목표도 있다. 그만큼 우리의 게임이 팬들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 이런 방법이 아니면 불가능한 사이클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음 팬 페스티벌 때 무엇을 할까하는 고민은 아직 너무 멀다. 먼저 말씀드릴 것이, 팬 페스티벌을 하는건 좋은데 전세계 파트가 지켜야 하는 철칙은 반드시 적자를 내지 말 것이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고 우리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적자가 되지 않도록, 그래도 우리가 투입한 만큼 비등비등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깎아가면서 이윤을 만들 생각은 없지만, 향후 팬 페스티벌을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는 예산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야 하니까. 그래서 이번 팬 페스티벌이 끝나고 결산을 보고, 휴식을 좀 취하고 나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다만 2018년에 전세계 팬 페스티벌 투어가 시작됐는데, 거의 1년을 이어와서 한국으로 마무리 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다음 페스티벌을 생각할 기력이 없다. 사실 오늘 아침 기조 강연을 하고 나서 ‘아, 드디어 나의 5.0 이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 페스티벌은 내일 마무리 되니, 내일까지 무사히 행사가 즐겁게 마무리된 후에 팬들의 요청이 이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한국 페스티벌의 마지막이기도 하지만 전세계 팬 페스티벌 투어의 마지막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한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