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부터 둠까지, 호화로운 ‘스테이디어’ 라인업
어느덧 현실로 성큼 다가온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태디아(Stadia)’가 다시금 놀라운 소식을 들고 나왔다. 구글은 20일 새벽, 국제 게임 컨퍼런스 게임스컴 2019를 기하여 ‘스태디아 커넥트’ 발표를 통해 자사가 준비 중인 지원 타이틀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구글 스태디아팀 소속 레이 바티스타(Ray Bautista)와 샤나 프레베(Shanna Preve’)가 맡았다. 레이 바티스타는 먼저 ‘스태디아’의 강점에 대해 소개했는데, 다운로드도 패치도 인스톨도 없이 거실 TV든 PC든 노트북이든 스마트폰이든 언제 어디서나 최대 4K 게임 플레이를 자유로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오늘부터 ‘스태디아 파운더스 에디션’을 129달러(한화 15만 6,200원 가량)에 예약 판매한다. 파운더스 에디션은 스태디아 컨트롤러와 크롬캐스트 울트라가 담기며 3개월어치 스태디아 프로 라이선스와 파운더스 뱃지, 버디 패스 그리고 스태디아 네임도 동봉된다. 컨트롤러는 클리어리 화이트, 저스트 블랙, 와사비까지 세 가지 색상을 지원한다.
다음으로 샤나 프레베가 스태디아의 새로운 타이틀 라인업을 하나씩 나열했다. 먼저 유비소프트의 최신작 ‘갓 앤 몬스터’와 ‘와치독스: 리전’이 합류했다. ‘갓 앤 몬스터’는 ‘어쌔신 크리드’ 개발자가 고대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중인 RPG로, 파스텔풍 그래픽으로 그려낸 환상적인 모험담이 기대를 모은다. ‘와치독스: 리전’은 브렉시트 이후 혼란에 빠진 영국 런던을 무대로 어떤 시민이든 저항군으로 포섭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 위쳐’ 삼부작으로 세계적인 게임사로 발돋움한 CDPR의 오픈월드 RPG ‘사이버펑크 2077’도 스태디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거대 기업이 국가조차 집어삼키고 사이보그 시술이 일반화된 미래, 빌딩이 겹겹이 쌓인 나이트시티에는 폭력과 음모만이 가득하다. 이곳에서 영리하게 이득을 챙길지 한바탕 싸움판을 벌일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국내에는 ‘데스티니 가디언즈’로 더 잘 알려진 MMOFPS ‘데스티니 2’도 스태디아로 즐긴다. 인류의 수호자가 되어 도미누스 가울에 맞서는 본편뿐 아니라 ‘오시리스의 저주’부터 ‘전쟁지능’, ‘포세이큰’은 물론 최신 DLC ‘그림자 요새’까지 포함된 컬렉션 버전이다.
대작들 사이에 톡톡 튀는 소규모 게임도 있다. 스태디아로 제공될 ‘키니(Kine)는 작은 악기나 필기구를 모아 만들어진 독특한 캐릭터들이 길이를 늘렸다 줄이며 미로 같은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퍼즐 게임이다. 흥겨운 BGM이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다음은 THQ 노르딕의 핵앤슬래시 신작 ‘다크사이더스 제네시스’다. 이제껏 3인칭 액션 어드벤처로 시리즈를 이어온 ‘다크사이더스’ 넘버링 타이틀과 달리 본작은 쿼터뷰 핵 앤 슬래시를 표방하고 있다. 묵시록의 네 기수 중 쌍권총을 사용하는 스트라이프가 주인공이며 형제인 워와 함께 협동 멀티플레이도 가능하다.
2편 이후 7년이나 소식이 없던 명작 디펜스 게임이 스태디아를 통해 부활한다. ‘오크 머스트 다이 3’에서 플레이어는 수백 마리에 달하는 오크 군대에 맞서 친구들과 함께 요새를 지켜내야 한다. 송곳이 튀어나오고 기름이 흐르는 온갖 종류의 함정을 설치하고 강력한 병기와 마법의 힘을 빌어 몰려오는 오크들을 박살내주자.
호쾌하고 만화적인 액션이 눈길을 끄는 스포츠 게임 ‘윈드 재머(원제 플라잉 파워 디스크) 2’도 나온다. 여전히 깔끔한 그래픽과 정신나간 시각 효과, 시합인지 처형인지 모를 박력으로 거실에서 함께 즐기는 ‘스태디아’ 컨셉과 잘 어울린다.
조그마한 외계인이 되어 지구상의 인류를 쓸어버린다는 발칙한 상상의 ’디스트로이 올 휴먼!’도 흥미롭다. 이 게임에서 만큼은 음모론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UFO로 시골 집들을 날려버리고 지나가던 행인을 광선총으로 쏘며 ‘GTA’ 버금가는 무법자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GET OVER HERE!!” 북미 대전격투게임의 선봉이자 잔혹함의 대명사 ‘모탈 컴뱃 11’도 스태디아로 나온다. 특히 11편은 시간의 뒤섞임을 테마로 삼아 그간 설정 문제로 등장하기 힘들던 인기 캐릭터가 대거 복귀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물론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페이탈리티도 한층 더 발전했으니 거실에서 플레이할 때는 주의하자.
여러 평론가 및 플레이어로부터 극찬을 받은 인디 게임 ‘슈퍼핫’도 있다. 무채색의 지나치게 단순화된 그래픽이 평범하게 보일 수 있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법칙이 있다. 바로 플레이어가 움직일 때만 세계의 시간이 흐른다는 것. 따라서 동선을 짜기에 따라 마치 슈퍼 히어로와 같은 액션을 펼칠 수 있다. 스탠드얼론 추가 콘텐츠의 공개도 예고되었다.
‘파밍 시뮬레이터 19’ 플래티넘 에디션은 도시 생활의 지친 플레이어들에게 평화로운 귀농 체험을 시켜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상상하는 조그마한 골 논밭이 아니라 거대한 트랙터로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하는 서양의 대농장이긴 하지만.
얼마 전 ‘인생은 잠입’ 이선우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여 큰 관심을 모은 SNK ‘사무라이 쇼다운’ 역시 스태디아로 즐긴다. 넘버링을 과감히 때고 원작으로의 회귀를 내세운 이번 편은 참격 한 방으로 승패가 갈리는 긴장감 넘치는 진검 승부를 구현하였다.
다음은 레이싱 명가 코드마스터즈의 신작 ‘그리드’다. 실제 르망24시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차량의 3D 모델링, 화면에 빨려들 듯한 속도감이 눈길을 끈다. 선두에서 질주하던 차량이 제때 감속하지 못하고 일순간 전복되는 등 물리 효과도 강력하다.
끔찍한 악마들이 불쌍해 보이도록 만드는 남자 둠가이가 스태디아로 온다. 이드 소프트웨어가 만드는 FPS ‘둠 이터널’은 전작에 이어 더욱 창궐하는 악마 군단의 위협에 맞서 현실과 지옥을 오가는 둠 슬레이어의 활약상을 그린다. 더욱 다양하고 강력해진 무기와 적들, 그리고 여전히 누가 악마인지 헷갈리는 처형 동작이 압권이다.
‘진격의 거인 2: 파이널 배틀’은 한때 국내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모은 만화 원작의 액션 게임이다. 본작은 기존에 출시된 ‘진격의 거인’ 게임 시리즈의 집대성으로써 애니메이션 2기까지 스토리와 개틀링 건, 썬더 스피어, 안티 퍼스널 ODM 등 신무기로 거인을 사냥하자.
스태디아의 컨셉을 생각하면 온라인 게임이 빠질 수 없다. 바로 이미 PC와 PS4, Xbox One에서 인기리 서비스 중인 MMORPG ‘엘더스크롤 온라인’이다. 5편 ‘스카이림’보다 한참이나 과거인 2시대의 탐리엘 대륙을 무대로 수많은 퀘스트가 모험가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비로운 종족과 위협적인 드래곤이 공존하는 엘스웨어로도 떠날 수 있게 됐다.
총과 폭탄 그리고 미치광이가 산더미처럼 나오는 ‘보더랜드 3’도 있다. 이번 작부터는 판도라 행성을 벗어나 훨씬 방대한 지역을 무대로 모험이 펼쳐지며, 당연히 공략해야 할 보스와 루팅할 거리도 엄청나게 늘었다고. 새로운 볼트 헌터 4인의 면면 역시 전작들과 차별화된 개성이 돋보인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꺼려지는 이들에겐 스태디아가 대체제가 될 수 있겠다.
이것으로 20일 ‘스태디아 커넥트’ 발표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제 정확한 상품 가격과 지원 타이틀 라인업까지 나온 만큼, 어서 국내 정식 서비스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린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