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선혈 돌아온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자체 검열 철회
자칫 특수부대원의 거친 일면을 표현하는 퍼스널 엠블렘이 훼손될 뻔했으나, 뭇 게이머의 단결된 피드백으로 모든 것이 원상 복구될 전망이다. 21일, 유비소프트는 자사 ‘레인보우 식스: 시즈’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달 초 적용한 게임 내 디자인 변경안을 철회한다고 밝힌 것.
금번 논란의 중심은 유비소프트가 지난 2일 발표한 일련의 변경안으로, 주된 내용은 게임 내에서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디자인을 자체 검열하겠다는 것이었다. 근접 공격 아이콘은 군용 나이프에서 주먹으로, 킬 마크는 해골에서 X 표시가 된 상반신으로 바뀌는 것이 그 예시.
이러한 변경안은 스테이지 디자인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벽에 그려진 해골 그림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썼고, 스트리퍼를 표현한 전광판은 손가락으로 바뀌었다. 이리저리 튄 선혈이나 슬롯 머신 같은 소품은 폭력성 혹은 사행성을 문제삼아 아예 스테이지에서 삭제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유비소프트는 ‘아시아 지역으로의 확장을 위하여(for expansion into Asian territories)'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중국 심의를 의식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가 유비소프트 중국 파트너사이자 주주이기도 한 텐센트의 위게임(WeGame)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경안이 필요했다는 것. 실제로 해골과 같은 신체 훼손을 강박적일 정도로 배제하는 것은 중국 심의의 특징이다.
다행히 유비소프트 또한 중국을 제외한 모든 게이머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지난 발표 후 전세계에서 날아든 우려와 비판을 접수하였으며, 다가올 ‘윈드 바스티온’ 업데이트를 기하여 디자인 변경안을 되돌리기로 결정했다고. 다만 디자인 외적인 데이터도 얽혀 있어 그리 손쉬운 작업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복구해 나갈 계획이다.
디자인 변경안 철회는 전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으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게이머들도 다시금 해골과 선혈, 나이프를 접할 수 있다. 서구권은 물론 아시아까지 기존 디자인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아, 당초 목표하던 글로벌 원빌드를 포기하고 텐센트 위게임 버전만 별도 관리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유비소프트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