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멋지게 미친 물리 효과 시뮬레이터, 저스트 코즈 4
B급인지 A급인지 헷갈리는 그 게임 ‘저스트 코즈’가 돌아왔다. E3 개막 전부터 소문이 슬슬 흘러나오더니 MS XBOX 브리핑에서 보란 듯이 등장해버렸다. 전작으로부터 어느덧 3년이 지나 확실히 속편이 나올 때가 되긴 했다. 독재자 때려잡느라 분주한 특수요원계의 스파이더맨 리코 로드리게스는 이번 작에서도 어김없이 일당백 액션 활극을 펼칠 모양인데, 과연 그 내막이 무엇인지 E3 2018 스퀘어에닉스 부스에서 직접 확인해보았다.
‘저스트 코즈’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 웨폰이라면 역시 그래플링 훅. 리코는 왼팔에서 발사하는 기다란 와이어로 높은 곳에 오르거나 적을 당겨오는 등 온갖 기예를 펼친다. 최근 인섬니악에서 ‘스파이더맨’ 게임을 선보이긴 했지만 이 방면에서는 ‘저스트 코즈’가 선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4편에서는 훨씬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그래플링 훅의 추가 기능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금하게 되며 게임 도중 간단한 조작만으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추가 기능은 그래플링 훅으로 표적에 로켓 추진기나 풍선을 붙여주는 것. 처음에는 이걸 어디다 쓰냐 싶지만 창의적으로 응용하면 할수록 여라 정신 나간 장면이 연출된다. 가령 컨테이너 상단 네 모서리에 각각 풍선을 달고 측면에 추진기를 붙이면 즉석에서 비공정이 탄생하며, 유류탱크에 추진기를 잔뜩 단 뒤 한쪽에 총을 쏴 구멍을 내면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미사일로 써먹을 수 있다. 적에게 풍선을 달아 즉석에서 저 하늘의 별로 만들기도.
다음으로 3편에서 주력으로 밀어준 윙슈트도 당연히 복귀했다. 특히 이번 작에서는 맵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바람의 흐름이 존재하여 속도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글로벌 윈드 시스템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결과가 바로 트레일러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뽐낸 메가 토네이도로,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견고한 요새마저도 초토화될 정도로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한다. 다만 적의 기지는 기본적으로 토네이더 방지책이 있어서 이걸 먼저 부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아발란체 스튜디오 개발자는 ‘저스크 코즈 4’를 가리켜 일종의 물리 효과 시뮬레이터 같다고 했다. ‘저스트 코즈’는 예전부터 서사성이나 만듦새보다는 ‘멋지게 미친’ 플레이로 유명세를 탔는데, 이제는 아예 이쪽으로 시리즈 정체성을 잡은 듯하다. 아래는 아발란체 스튜디오 프란체스코 안톨리니(Francesco Antolini) 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저스트코즈 4’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프란체스코: 샌드박스. 역동적인 날씨와 물리 효과로 구현된 바람의 흐름 등, 여러분은 그 모든 것을 갖고 놀 수 있다.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유튜버들도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
● ‘저스트코즈 4’가 전작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프란체스코: 보다시피 메가 토네이도라 하겠다.
● 도대체 어떻게 이런 거대한 토네이도를 넣자는 생각을 하게 됐나
프란체스코: 모든 것은 에이펙(APEX) 엔진을 도입하며 시작됐다. 이걸 활용해 게임 속 물리 효과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고 로켓 추진기나 풍선 등을 추가했다. 그 중에서 가장 도전적인 것은 바람에 대한 아이디어였는데, 여느 오픈월드 게임처럼 나무가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토네이도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 토네이도에 상어가 휩쓸리기도 하나(영화 ‘샤크네이도’ 관련 질문)
프란체스코: 아니, 대신 소는 휩쓸린다. 카우네이도랄까(웃음).
● ‘저스트 코즈 2’에서 대규모 멀티플레이 모드를 선보인 바 있는데
프란체스코: 당장은 싱글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업데이트가 될 수도 있지만.
● 차량인 몇 종이나 존재하나
프란체스코: 100종 이상이다.
●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얼마나 될까
프란체스코: 딱히 재보지는 않았다. 음, 정말 다른 건 아무것도 안하고 메인 캠페인만 깬다면 15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듯하다. 모든 것을 다 즐긴다면 한정 없이 늘어나겠지만.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