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26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새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가 15승의 꿈을 향해 첫 공을 던졌다.
데스파이네는 26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을 외야플라이, 헛스윙 삼진, 내야 땅볼로 막아 삼자범퇴로 깔끔히 끝냈다. 1이닝 동안 단 10개의 공을 던졌고 두번째 타자 김준완을 삼진으로 처리할 때 이날의 최고시속 148㎞를 찍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작 이후 데스파이네의 첫 등판이었다.
데스파이네는 올시즌 KT가 에이스감으로 기대하는 새 선발 투수다. 지난해 11승을 거둔 강속구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두산으로 떠나보내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했다. 쿠바 국가대표를 거쳐 메이저리그 6시즌 경력을 가진 데스파이네는 평균 시속 140㎞대 후반의 구속에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특히 KT는 “구속이 압도적으로 빠르지는 않지만 공의 회전수는 150㎞대 강속구 투수 못지 않다”며 공의 무브먼트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최대 15승을 올해의 목표치로 삼고 있는 상태다.
KT 마운드의 가장 큰 변화이기에 가장 시선을 끌며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데스파이네는 그동안 두 가지 면에서 색다른 행보를 보여 첫 실전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데스파이네는 캠프 현지에서 미국에서 함께 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해도 되겠느냐고 팀에 허락을 구했다. KT와 계약한 뒤 비시즌에 자신의 프로그램대로 몸을 만들고 있던 중 캠프가 시작되자 지속성을 위해 특별히 요청한 것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첫해임을 감안해 수락했다. 데스파이네는 이후 무리없이 팀 훈련은 팀 훈련대로 소화하며 자신만의 스케줄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과거 1월 중순이었던 스프링캠프 시작이 2월1일로 늦춰진 이후 투수들은 대부분 캠프 시작과 동시에 불펜피칭 뒤 실전에 나설 수 있도록 몸을 맞춰 전지훈련을 떠난다. 올해 KT 투수들도 전원이 몸 상태를 완전히 끌어올리고 합류해 이강철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다만 데스파이네가 그동안 해오던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조금 늦었다.
데스파이네는 현재도 전체적인 몸 상태를 100%까지 만들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KT가 실전을 시작한 이후 3경기째에 등판한 이날, 아주 짧게 10개만 던지는 동안에도 시속 140㎞ 후반대 구속을 선보였다. 데스파이네는 “첫 실전인데 생각대로 잘 던진 것 같다”며 “오늘은 직구 위주로 던지려고 했고 타자들 반응이 궁금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앞으로 등판들이 더 기대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KT는 KBO리그 베테랑이던 외국인 선발 투수를 모두 교체하는 모험 끝에 성공을 거뒀다. 나란히 10승 이상을 거둔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의 활약이 있었기에 선발 배제성과 셋업맨 주권 등 국내 투수들의 성장도 끌어낼 수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5강 경쟁을 펼친 KT는 올시즌은 가을야구로 향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올해도 그 첫 실마리는 ‘원투펀치’인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풀어줘야 한다. 구단 역사상 최다승 에이스를 그리고 있는 KT의 꿈이 순조롭게 첫 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