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이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 A조 2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이 무색할 정도의 고전이었다. 한국이 무관중 경기 속에 태국을 힘겹게 꺾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2차전 홈경기에서 태국에 접전 끝에 93-86으로 이겼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원정(109-76 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린 한국은 A조 선두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관중 입장이 허용되지 않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날 경기장 출입구를 하나만 개방해 선수단과 관계자가 경기장을 드나들 때 체온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하게 해 최근 몸상태 및 외국 체류 여부 등을 체크했다. 또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 출구와 가까운 쪽의 체육관 출입문을 폐쇄했으며, 출입증이 없는 일반인들의 체육관 접근을 통제했다. 덕분에 이날 경기는 득점이 나와도 벤치에서 나오는 환성 외에는 고요했다.
비록 라건아(KCC)와 최준용(SK)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날 경기는 한국의 낙승이 예상되던 경기였다. FIBA 랭킹에서 한국은 30위, 태국은 105위였다. 그만큼 두 팀의 전력차가 심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됐다. 한국은 이날 3쿼터까지 접전을 펼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예상치 않게 고전하며 전반을 38-40으로 끌려갔다.
한국은 3쿼터에서 반격에 나섰다. 강상재(전자랜드)의 미들슛과 전성현(KGC인삼공사)의 3점슛이 연이어 림을 가르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전성현은 3쿼터 종료와 함께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차이를 65-59로 벌렸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4쿼터 초반 두경민(DB)과 허훈(KT)이 연거푸 득점을 올렸고 한 때 84-65까지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다만, 이후 연이은 실책이 나오면서 93-77로 앞선 경기 종료 1분47초 전부터 내리 9점을 내줘 추격을 허용한 부분은 아쉬웠다.
김종규(DB)가 16점으로 최다 득점을 올린 가운데 강상재와 허훈이 12점씩 올리며 뒤를 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