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구본승.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국전력이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한 신인 구본승(23)의 상무 입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배구로 돌아올 가능성을 남겨놓기 위해서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7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2019~2020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구본승이 상무에 입대하기로 구단과 합의한 사실을 전했다.
구본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갑작스럽게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배구는 단체생활·단체운동인데 어렸을 때부터 적응을 잘 못했다. 쌓아온 것들을 저버리고 싶을만큼 힘들었다”면서 “후회는 하지 않고, 잠시 떠나고 ‘생각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구본승은 지난달 28일 구단 숙소를 몰래 빠져나가는 일탈행동을 저질러 ‘근신’ 징계를 받았다.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기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구본승의 글은 구단의 징계를 통보받은 뒤 올라왔다.
구본승은 이번 연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돼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고 19경기, 56세트에 출전하며 눈도장을 찍어 남자부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됐던 선수다. 구단은 구본승이 배구를 그만두도록 방치하기보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구본승에게 상무 입대를 제안했다.
장 감독은 “선수 본인에게는 또 다른 배구 인생을 열어주는 일”이라며 “배구선배로서, 구본승이 자숙하고 다시 배구계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