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인적쇄신이 예고된 대구·경북(TK)에서 ‘TK가 봉이냐’는 첫 공개 반발이 제기됐다.
경북 안동에서 3선을 한 김광림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TK 현역 살생부, 괴문서까지 떠돌며 민심이 흔들린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근거도 설명도 없는 물갈이론에 ‘TK가 봉이냐’는 말이 지역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한다”며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밀 때는 이유와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절차와 법으로 할 것인지 제시돼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권역별 컷오프(공천배제) 비율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공천위는 5∼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권역별 컷오프 차등 적용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가 출마 지역을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당내 불만은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공관위에서 황 대표를 종로에 출마시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일자 당 안팎에서 황 대표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총선 출마지와 관련한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공관위원들이 공관위 회의가 아닌 곳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 부위원장이 전날 공관위 회의 직후 “황교안 일병 구하기 회의”라고 공개 지적한 데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공관위의 1호 전략공천이 돼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해촉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내부적으로 공관위에 대한 강한 성토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는 7일 황 대표를 포함한 당 대표급 후보자들의 험지 출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황 대표는 자신의 출마 지역 결정에 대해 “한국당이 승리와 통합을 위해서 큰길을 가고 있다. 거기에 도움이 되는 가장 적합한 시기에 판단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통합신당을 염두에 둔 새 당명을 논의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당명에 ‘행복’, ‘자유’, ‘미래’, ‘혁신’을 넣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의총에서 나온 의견들은 이날 출범한 통합신당준비위원회에 보고됐다. 신당 이름 자체를 ‘통합신당’으로 하자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의 의견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은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이름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범중도·보수 진영이 참여하는 혁통위의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갖고 통합신당 창당작업에 착수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미래를향한전진4.0 이언주 대표, 장기표 국민소리당 창당위원장, 박형준 혁통위원장 등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공동위원장을 정하지 못한 새로운보수당은 정운천 의원이 통준위 위원으로 참석했다. 정 의원은 “새보수당이 혁통위에 참가할지 말지 이번주 안에 결판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내에 황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담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장혜진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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