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가 6일 호남을 찾았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 천주교대교구청을 찾아 김희중 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을 만났다. 오전에는 출마 예정지인 종로구 보훈회관,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기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들었고, 오후 광주로 내려갔다. 광주 방문은 총리직 퇴임 후 첫 호남행이다. 설 연휴 직전 시작한 7대 종단 지도자 방문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김 의장을 서울에서 만난 반면 이 전 총리는 광주에 내려가서 접촉하기 때문이다.
올해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 전 총리의 호남행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통합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사실상 호남을 근거지로 한 이들 3당의 통합이 이뤄지면 민주당의 호남 석권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 호남 출신으로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를 앞세워 호남 민심을 붙잡아두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호남 출신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분이어서 특히 호남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갖췄다”며 “과거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다시 모여서 호남신당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번 방문 이후 힘을 더 못 받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의 광폭 행보는 아직까지는 여유 있는 종로 판세 덕분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아직 이 전 총리의 상대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가능성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종로는 이 전 총리의 독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깨알 수첩’으로 유명한 이 전 총리는 다음주부터 자체 제작한 수첩을 들고 다닐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21대 총선 인재영입 17, 18호로 홍성국(57) 전 대우증권 사장과 이재영(55)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발표했다. ‘수축사회’ 저자인 홍 전 사장은 실물·거시경제분야, 이 전 원장은 국제문제·대외경제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 전 원장은 경남 양산갑 출마로 가닥이 잡혔고, 홍 전 사장은 수도권 또는 고향인 충남 지역 출마가 검토되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