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미얀마 상공에서 추락한 대한항공(KAL) 858기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MBC가 23일 보도했다.
재작년 종합편성채널 JTBC의 교양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858기 부품으로 추정되는 잔해를 발견한 데 이어, 이번에는 MBC가 대형 잔해를 수중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MBC는 ‘KAL 858’ 사건의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MBC는 “1년 가까운 추적 끝에 미얀마 인근 안다만 해저 50미터에서 KAL 858기로 추정되는 동체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990년 안다만 부근을 지나던 어선이 가로 8m-세로 3m 크기로 창문을 포함한 동체 일부분 파편을 수거한 일이 있지만, 블랙박스는 물론 이렇다 할 기체 잔해와 물증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폭파와 추락 흔적을 나타내는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아 KAL 858 사건의 진실은 간간히 논란이 됐다.
MBC는 안다만 인근 수역을 무인 잠수 카메라 장비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비행기 날개와 엔진 모양이 육안으로도 추정되는 등 비행기 일부로 보이는 잔해 4점이 보였다. 일부는 10m, 일부는 30m가 넘는 크기였다.
항공 전문가는 “비행기가 추락할 경우 항공 역학적으로 5km를 벗어나지 않으니, 잔해가 모여 있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무거운 것들은 가까운 지역에 떨어져 가라앉고, 가벼운 것들은 조류에 밀려 흐르다 자리를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다만의 비극’이라고 불렸던 KAL 858 사건은 1987년 1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아람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거쳐 서울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미얀마 동남쪽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사라진 일이다. 승객과 승무원 115명은 전원 실종되었고, 시신은 단 한 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조사를 통해 사건을 ‘북한 지령을 받은 공작원들에 의한 항공기 공중 폭발 테러’로 결론내렸고, 용의자 김현희(58)를 한국으로 압송했다. 김현희가 한국에 도착한 날은 13대 대선 하루 전인 1987년 12월 15일이어서, 여론을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기획 입국’이라는 반발도 있었다.
김현희는 자신이 북한 당국의 지시를 받고 훈련받은 후 폭파 임무를 수행했음을 모두 자백했다. 1990년 3월 27일 대법원은 김현희에 사형 판결을 확정했으나 같은해 4월 12일 노태우 대통령은 김현희를 사면했다.
정부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를 통해 이 사건을 재조사하였고, 2007년 “조작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6년 2월 국회에서 열린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김광진 전 의원이 “KAL 858 사건은 국정원의 자작극”이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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