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길이 먼저 세상을 떠난 고 김자옥(왼쪽)과 김영애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배우 이정길(75)이 먼저 세상을 떠난 고 김자옥과 김영애를 찾았다.
이정길은 21일 방송된 MBC 교양 프로그램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고 김자옥·김영애 납골당을 찾는 모습을 그렸다.
먼저 이정길은 고 김자옥을 언급했다. 그는 “MBC에 함께 스카우트돼 30년 넘게 한 방송국에서 작품을 했다”며 “가족 같은 개념이었다. 가족과 보낸 시간보다 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고 김자옥의 납골당을 찾는 그는 “이제와서 옛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또 저민다. 어쩌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느냐 했던 연기자 중 고 김자옥을 잊을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눈물은 고 김영애의 납골당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세상을 떠난 지도 꽤 됐다. 세월이 빠르다. 여한 없이 연기는 호흡 맞춰가며 많이 했다. 좋은 작품도 많이 했다. 우리도 얼마 안 있으면 또 만나게 될텐데 편안히 보내라”고 말했다.
고 김자옥은 2014년 11월 16일 대장암의 폐전이로 인해 사망했다. 약 6년 6개월간의 투병 생활이었다. 고 김자옥은 투병 기간 동안에도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꽃보다 누나’, ‘봄날은 간다’ 등 드라마와 예능, 연극을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성우로 활동한 고인은 1970년 MBC 공채 2기 탤런트로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주연 자리를 꿰차며 고 김영애와 함께 안방극장 트로이카로 불렸다.
1990년대에는 음반 발매와 코미디 연기로 추가를 이어갔다. 1996년 발매한 ‘공주는 외로워’는 6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고 김영애 역시 고 김자옥과 함께 동시대 안방 극장을 책임졌던 대표 여배우다. 고 김영애는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85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56편 작품에서 호연을 펼쳤다.
고 김영애는 2017년 4월 9일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2012년 췌장암 판정을 받고 긴 투병 생활에 돌입했지만 고 김자옥과 같이 연기 생활을 이어갔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은 2016년 8월 방영을 시작해 2017년 2월 종영한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