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U-23 챔피언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요르단과의 8강전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젊은 K리거들이 태극호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K리그와 유스 출신 시스템에서 자라난 선수들이 해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출전 선수의 대다수가 K리그를 통해 성장한 선수다. 21일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 23명의 선수 가운데 백업 골키퍼 안준수(가고시마)를 제외하면 22명이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유스(K리그 산하 각 구단의 연령별 축구팀) 출신이다. 23명 중 19명이 현역 K리거이며 14명이 K리그 유스를 거치는 등 22명의 선수가 K리그 시스템 속에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이는 앞선 올림픽 최종예선과 비교해도 비율이 크게 증가한 수치다. 2012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엔트리 22명 가운데 K리거는 16명, K리그 유스 출신은 7명이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때에는 23명중 15명이 K리그 소속이었고, 유스 출신은 4년 전보다 훨씬 늘어난 12명이었다. 이번 대회는 앞선 두 대회를 넘어서 K리그 소속 선수와 유스 출신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 K리그 전 구단에 유소년 시스템이 의무화된 이후 꾸준하게 유스 팀이 성장해온 것이 큰 밑거름이 됐다. 당시 연중 주말리그인 ‘K리그 주니어리그’가 시작되면서 유스 산하 고교팀 선수들이 기량을 갈고 닦을 토대가 마련됐다. 산하 U-18팀의 대회로 시작된 K리그 유스 연중 리그는 지난해 U-15, U-14 대회 리그로 확대됐다. 또 U-12, U-11의 풀뿌리 유망주의 토너먼트 대회까지 생겨나면서 유스팀 저변 투자는 더욱 늘어났다.
유스 출신 선수들이 K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힘쓴 것도 도움이 됐다. 2013년 U-23 선수의 의무 출전 조항으로 시작된 현재의 U-22 의무 출전은 각 팀이 유스 출신 선수를 성인 팀에서도 활용하는 기반이 됐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은 이 혜택을 통해 팀에서 일찍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많은 경험을 쌓고 성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 2018년부터는 K리그에 준프로 계약 제도를 도입해 유스 유망주가 유스팀과 프로팀을 함께 뛸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2019년 기준 K리그1에서 유스 출신 선수 비율은 31.9%에 이른다. 이는 2016년 기준 유럽 주요 리그인 스페인(23.7%), 독일(13.3%), 잉글랜드(11.7%)를 크게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