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위) | KBL 제공
붉게 물들인 머리에 새빨간 유니폼으로 분장을 하고 나왔다. <슬램덩크>의 주인공인 강백호을 연상시키는 모습. 강백호로 변신한 김현민(33·KT)이 덩크왕에 올랐다.
김현민은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국내선수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1·2차 시기 합계 96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김현민은 2011~2012 시즌과 2016~2017 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덩크슛 1위로 이름을 남겼다. 올스타전 덩크슛에서 세 번을 우승한 것은 이승준(은퇴·4회) 이후 두 번째다.
김현민은 이날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결선에 힘을 줬다. 이미 덩크슛왕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선수인 만큼 예선에선 가벼운 러닝 덩크와 리버스 덩크로 3위 이상의 성적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현민의 승부수는 화려한 묘기보다 팬심을 자극한 분장이었다. 그는 1차 시기에선 강백호로 분장해 골대 앞에 엎드린 세 명을 뛰어넘어 원핸드 슬램덩크를 림에 꽂으면서 47점을 얻었다. 포효하는 것처럼 상의를 벗어 던지는 세리머니는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라이벌인 최준용(45점)과 김철욱(35점)을 따돌리기에도 충분했다. 김현민은 2차 시기에선 안대를 쓰고 눈을 가린 채 시도한 덩크슛까지 성공해 덩크슛 1위를 확정했다.
김현민은 덩크슛 콘테스트가 끝난 뒤 “신인 시절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할 때도 강백호 분장을 했는데,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덩크슛 콘테스트 고별전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진용(KCC)도 예선에서 영화 <조커>의 주인공으로 분장해 상황극을 연출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아쉽게 결선에 오르지 못해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 부문에선 트로이 길렌워터(전자랜드)가 결선 1·2차 시기 합계 92점을 얻어 크리스 맥컬러(KGC인삼공사·88점)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길렌워터는 1차 시기에선 통렬한 윈드밀 원핸드 덩크를 성공하더니 2차 시기에선 백보드에 공을 던진 뒤 잡아채 투핸드 백덩크로 림을 흔들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선 최준용(SK)이 결선에서 맞붙은 맥컬러와 8-8 동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연장전에서 먼저 3점슛을 성공한 최준용은 맥컬러의 슛이 림을 벗어나자 관중석으로 달려가서 앉는 세리머니로 웃음꽃을 자아냈다. 최준용은 “(점수가 낮아) 역대 최악의 3점슛 콘테스트를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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