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이정현(오른쪽)이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의 수비를 이겨내고 패스하고 있다. KBL 제공
“공격이 안 돼서…” “우리는 수비가…”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의 맞대결을 앞두고 양팀 감독들의 ‘앓는 소리’가 들렸다.
두 팀은 지난달 11일 대형 트레이드를 했다. KCC가 라건아, 이대성을 데려갔고 현대모비스가 리온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영입했다.
그러나 트레이드의 효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모비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전주 KCC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첫 맞대결인 11월16일에서는 전주 KCC가 79-76으로 승리했고 최근 4경기에서 3승1패로 손발이 맞아가던 중이다. 그러나 ‘우승 후보까지 올랐다’는 평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수비는 잘 된다. 그러나 공격을 해 줄 선수가 없다”고 했고 전창진 KCC 감독은 “수비가 잘 되지 않는다”며 마뜩치 않아했다. ‘새 멤버들이 기존 멤버들과 합이 맞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는 두 감독 모두 마음을 모았다.
이렇듯 불안전 속의 재대결에서는 KCC가 다시 한번 웃었다. KCC는 모비스를 71-69, 2점 차로 승리하며 현대모비스를 5연패 수렁에 빠뜨렸다.
1쿼터까지만해도 KCC의 ‘낙승’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KCC는 라건아, 이대성을 앞세워 8-0으로 앞섰다. 모비스는 3분 30여초가 지나고 나서야 함지훈을 내세워 첫 득점에 성공했다. 1쿼터는 23-12로 KCC가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
그러나 2쿼터부터는 현대모비스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오카포가 골밑을 지켰고 김국찬, 서명진, 양동근의 3점이 터졌다. 현대모비스는 33-34, 턱 밑까지 KCC를 쫓아갔다. 3쿼터에서는 오카포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오카포가 6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등으로 공수에서 활약한 가운데 총 23득점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52-47로 3쿼터를 마쳤다.
4쿼터에는 양 팀이 서로 리드를 가져가고 빼앗기는 ‘시소 게임’의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수비’는 문제 없다던 현대 모비스가 경기 막판 수비 실수로 승리를 내줬다. 69-69로 맞선 경기 종료 4.7초전, 오카포가 KCC 송교창에게 파울을 범해 자유투 2개를 내줬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모비스에게 공격권이 돌아갔지만 패스가 매끄럽게 되지 못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유재학 감독이 말하던 “마무리가 좋지 못하다”던 자평 그대로였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끝까지 근성을 보여줘서 감독으로서는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KCC는 이정현이 21점, 라건아가 19점, 송교창이 14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성은 8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에서는 에메카 오카포가 17점, 김국찬이 14점을 넣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인천산삼체육관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홈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86-78로 승리하며 공동 4위에 올라섰다. 머피 할로웨이가 21점·14리바운드, 트로이 길렌워터가 18점·5리바운드로 ‘쌍끌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