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연합뉴스
류현진(32)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며 쏘아올린 공이 KBO리그 다음 선수들에게 하나씩 전해지고 있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 경쟁)을 통해 6년 3600만 달러라는 계약 조건으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승승장구한 류현진은 올시즌에는 리그 평균자책 1위(2.32)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고 올스타전, 가을 무대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을 마치고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현지 언론들은 그의 몸값을 점치는 중이다.
류현진의 이같은 모습은 KBO리그 선수들에게도 꿈을 펼칠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줬다.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31)과 두산 타선의 중심인 좌타자 김재환(31)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의향을 드러냈고 마감 시한인 6일 동시에 포스팅 공시됐다.
김광현은 두번째 도전이다. 2014년 당시 포스팅 시스템으로 단독 계약 교섭권을 따낸 샌디에이고와 연봉 협상 과정에서 틀어져 미국 진출에 실패했다. 김재환은 오랜 꿈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아직 두 명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선수가 나왔다.
김하성. 이석우 기자
키움 김하성(24)은 지난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해외 진출과 관련한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프로 무대에서 뛴 김하성은 내년 7번째 시즌을 맞이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김하성은 “올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야한다”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향한 길이 잠시 멈췄던 NC 나성범(30)도 다시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나성범은 지난 2018년 시즌 도중 류현진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았다. 2019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지난 5월 경기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며 무산됐다. 9월 중순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라스의 관리 하에 몸을 만든 나성범은 다음 시즌을 마친 뒤 해외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욱 NC 감독은 물론 구단 측도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다. 이밖에도 메이저리그 도전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있다.
이정후. 이석우 기자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키움 이정후(21)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인 그는 지난해에는 타율 3위(0.355), 올 시즌에는 리그 4위(0.336) 등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국제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8경기 타율 0.385(26타수10안타) 4타점 출루율 0.519 등으로 대회가 선정한 ‘베스트 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정후는 최근 “아직 어리지만 나이를 먹어 실력이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KT 강백호(20)도 ‘메이저리그 꿈나무’가 될 수 있다. 강백호는 2019년 신인지명에서 2차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 타율 0.290 29홈런을 기록한 뒤 올시즌에는 타율 0.336 13홈런 등을 기록하며 자신의 실력을 검증했다. 무엇보다 첫 해 138경기, 올 해 116경기에 나서며 등록 일수를 빠르게 채워나가고 있다는 점이 그의 해외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