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강상재가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DB전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시즌 초반 질주하던 인천 전자랜드는 최근 부침이 컸다. 갑작스런 집단 외곽슛 난조에 토종 빅맨 이대헌이 빠진 공백까지 더해져 부진의 늪에 빠졌다.
4연패로 한창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4일에는 3연승을 달리던 원주 DB와 원정경기를 치렀다.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자랜드는 공격이 폭발하며 95-89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3점슛 부진으로 고전했던 전자랜드는 모처럼 3점슛이 14개나 터지며 외곽을 앞세워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연패 탈출의 숨은 공신이 강상재다. 29점을 넣은 섀넌 쇼터가 활발한 공격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면 강상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강상재는 16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2개 포함한 두자릿수 득점으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내외곽 공격에 힘을 보탠 강상재의 진가는 리바운드에서 드러났다. 팀에서 가장 많은 8개의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특히 이 가운데 5개가 공격 리바운드였다. 수비 리바운드보다 훨씬 어렵고 그래서 더 영양가 높은 공격 리바운드에서 팀이 기록한 11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졌다. 강상재는 상대 수비를 이겨내는 몸싸움과 적극성, 빼어난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많은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감독들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늘 리바운드를 강조한다. 볼에 대한 집중력과 의지로 따낼 수 있는 리바운드를 따내면 공격 기회를 다시 잡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올 시즌 강상재의 팀 공헌도는 누구보다 높다. 200㎝의 장신 포워드 강상재는 데뷔 후 기복없는 플레이로 평균 10점 안팎을 기록하는 가운데 리바운드 개수를 늘려가고 있다. 신인왕을 탔던 첫 시즌에 경기당 4.7개였던 기록이 2년차 5.3개, 지난 시즌에는 5.7개로 높아졌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무려 7.2개로 급성장했다. 5일 현재 당당히 국내 선수 가운데 1위에 올라있다.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만들어낸 진화다. 프로 첫 시즌을 마친 뒤 유도훈 감독과 상의해 역도 훈련을 받으며 상하체를 단련하고 밸런스를 더 키우면서 신체 능력이 좋아졌다. 코어 근육이 탄탄해지고 하체에 힘과 균형이 잡히면서 몸이 단단해졌다. 신체를 강화하고 리바운드 참여 의지를 더욱 높이면서 기록은 크게 늘어났다.
강상재는 이날 경기 후 “리바운드는 당연히 해야 할 몫이다. 내가 못 잡더라도 탭 아웃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동료들이 리바운드 싸움에 나설 수 있다. 리바운드로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10개 이상을 하고 싶다”며 더 큰 의욕을 드러냈다.
쏠쏠한 득점포로 위기 때 팀 공격에 숨통을 틔우고 필요한 순간 리바운드를 낚아채는 강상재의 존재감은 올 시즌 정상을 꿈꾸는 전자랜드의 소중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