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허영택이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을 통해 가수 김현식으로 분해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은 한국 대중음악의 3대 전설 고(故)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으로 구성한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이다. 천국에서 밴드를 결성해 매일 라이브 콘서트를 하며 지내던 ‘현식’과 ‘재하’, ‘광석’이 자신들을 멘토로 삼아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꾸고 있는 ‘이초희’의 수호천사가 돼 현실세계로 내려와 함께 소극장 콘서트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허영택은 극중 ‘현식’ 역을 맡아 수많은 명곡으로 사랑받았던 ‘가객’으로 변신했다. “우리나라에서 정말 보기 드문 보컬, 김현식을 준비하게 돼 영광이지만 부담도 컸다”고 소감을 전하며 20년이 넘게 이어오고 있는 가수로서의 삶에 대한 소회 또한 전했다.
아래는 허영택과의 일문일답.
-‘레전드’ 가수인 김현식을 연기한다. 캐릭터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광석의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제작한 곳에서 이 작품을 제작한다고 해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다. 김현식이라는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정말 드문 보컬이지 않나. 준비하면서 영광이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했다. 감히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제가 진성을 내지르는 창법이 비슷하달까, 그런 부분이 있어서 준비할 수 있었다. 제가 뮤지컬은 처음이다. 노래만 했지 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작품을 시작할 때 ‘연기를 가르쳐주겠다’는 연출자의 말을 믿고 시작했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공연이 3주 정도 진행됐다. 관객의 반응은 어떤가.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현식’의 솔로곡이 4곡 정도 되는데, 마지막 신에서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를 때 많은 점수를 얻는 것 같다. 김현식 노래 중에 좋은 노래가 많지만 아무래도 ‘비처럼 음악처럼’이 가장 대중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이여서 그런듯하다. 눈물을 흘리는 분도 보이고, 얼마 전에는 같이 출연하는 배우가 공연 후기를 보내왔는데 제 이름을 언급하면서 ‘소름이 돋았다’고 표현했더라. 감사했다.”
-포크락밴드의 보컬 활동에 2010년부터는 남성중창팀 ‘중년시대’로도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 원래 활동하던 밴드 카운티에서 나와 지금은 솔로이자 허영택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홍대에서 라이브도 하고 노조 문화제 무대에 서기도 하고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중년시대는 민중가요 가수 윤선애의 팬카페에서 만난 남자들끼리 모여서 하는 민중가요 동호회 같은 느낌의 팀이다. 다들 대학시절 노래패로 활동했던 사람들인데 10년 정도 함께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10년 만난 결과물을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앨범을 내기도 했다.”
-‘가수’로 2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들의 사랑’에도 그런 대사가 나온다. 가수로서 살아가는 게 쉽지가 않으니까 ‘그냥 그만둬라. 저딴 세상에서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겠냐’고 하는 장면이 있다. 가수뿐 아니라 예술을 하는 많은 분들이 쉽지 않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시를 쓰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 그러다 대학에 가서 우연히 노래패에 들어가게 됐고 그 이후로 계속 노래해오고 있다. 가수를 시작하고서 초반에는 좌절을 크게 하기도 했다. 피할 수 없는 형벌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노래를 하는 것이 시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럽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향후 활동 계획은 무엇인지.
“한동안 뮤지컬에 집중할 것 같다. 늘 음반에 대한 욕심은 있다. 가수는 곡을 잘 만나거나 잘 만들어내거나 해야하지 않나. 그런 곡들이 쌓이다 보면 음반이든 음원이든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