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 사진 경향신문DB
유재석은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의 새로운 자아. ‘유산슬’의 행보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는 트로트 가수라는 큰 꿈을 품은 가수 지망생 유산슬이 곡을 완성하고 실전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 결과물인 유산슬의 노래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은 이미 음원사이트 내 트로트차트에서 1, 2위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미스 트롯’을 계기로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에 시기적절하게 편승했고 이에 유재석의 예능감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만 해도 일부에서는 ‘유재석 위기론’이 언급됐다. ‘무한도전’이 종영한 이후 2017년과 2018년 각 방송사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무관이 그치면서 대두된 평으로 일부에서는 십수개의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방송인 강호동에 견주어 “‘변화’없이 ‘자신의 롤’을 고집하는 유재석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20년간 왕좌의 자리를 지켜온 유재석의 내공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일로 만난 사이’ 그리고 MBC ‘무한도전’의 후속 ‘놀면 뭐하니?’가 연이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유재석의 견고함을 입증시키고 ‘제 2의 전성기’라는 타이틀까지 받고 있다.
2019년 10월 한국갤럽에서 전국을 대상으로(제주도 제외) 조사한 ‘올해를 빛낸 예능방송인’에서도 유재석의 ‘붐업’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남녀 통틀어 10대에서 50대까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오로지 60대 여성층에게만 강호동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첫 번째 음원 ‘합정역 5번 출구’ 재킷 이미지. 사진 MBC
데뷔 30년, 그리고 20년간의 전성기… 그가 톱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얼까? 첫 번째는 철저한 자기관리다. ‘휴지를 한꺼번에 두 장이나 뽑아서 썼다’는 것이 유일한 논란거리일 만큼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왔다. 두 번째는 ‘뚝심’이다. 위기라고 생각될 때도 주변 시선에 동요하지 않고 정한 방향대로 묵묵히 걸었던 점이다.
은구슬 대중문화 평론가는 “유재석의 예능은 인기나 트렌트에 따라가지 않고 자기 스타일을 예능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돌이켜보면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나 ‘일로 만난 사이’는 이미 ‘무한도전’ 시절 자신이 언급했던 예능 프로그램 아이디어다. 트렌드에 민감하기보다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1인자의 모습”이라고 그를 평했다.
‘유산슬’이란 캐릭터는 ‘신의 한수’에 버금가는 놀라운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유산슬은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흥미로운 새로움(Brand New)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고 있는 캐릭터다. 강호동에게 1위를 놓쳤던 60대 여성 시청자들을 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반등에는 유재석의 가장 큰 기본이자 강점인 ‘녹슬지 않는 예능감’도 빼놓을 수 없다. ‘MC 유’의 마이크를 내려놓고 자신의 재능을 유산슬로 끄집어내니 어김없이 제 2의 붐업을 이뤄냈다. 여타 톱급 방송인과 견주어도 그만이 갖고 있는 독보적인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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