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소영이 지난 17일 흥국생명전 도중 발목을 다쳐 코트에서 나온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KOVO 제공
올시즌 초반 프로배구 V리그가 부상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상 당한 주포들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대체 선수들의 활약이 시즌 중반 이후 더욱 거세질 생존 싸움의 관건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1·2위인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양 팀 주축 선수들이 모두 이탈했다.
GS칼텍스 레프트 이소영이 1세트에서 수비를 하다 발목을 다쳐 제외됐다. 18일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과 발등 부위 인대가 파열돼 6~7주 뒤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소영은 러츠, 강소휘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뤄 GS칼텍스를 시즌 초반 선두로 이끈 핵심전력이다. GS칼텍스는 최소 3라운드까지는 이소영 없이 버텨야 하게 됐다.
흥국생명에서는 외국인선수 루시아가 갑작스러운 급성충수염으로 수술받아 2주 공백을 갖게 되면서 출전하지 못했다. 루시아가 빠진 이날 흥국생명은 주포 이재영이 국내 여자선수로는 7년 만에 처음으로 40득점 대폭발했음에도 5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내줬다. 2라운드를 마칠 때까지는 루시아 없이 사실상 이재영 혼자 공격을 책임져야 할 전망이다. 현재 여자부 1·2위 팀들이 주축 선수 공백을 안고 전반기를 치르게 된 상황이다.
1라운드 최하위에 머문 IBK기업은행은 2라운드 시작을 앞두고 레프트 표승주가 무릎 인대를 다쳐 이탈하면서 더욱 고전하고 있다. 표승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수들의 포지션을 연쇄 이동시켰지만 논란이 끓었다. 특히 라이트로 돌아가 공격의 핵심 김희진을 다시 센터로 기용했지만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고 갈등 상황까지 노출돼 팀 분위기는 연패와 함께 더욱 침체됐다. 지난 14일 GS칼텍스전에서 간신히 5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포지션 고민은 완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개막을 전후로 여러 팀이 외국인선수들의 부상과 교체 속에 희비가 엇갈렸던 남자부는 최근까지도 돌아가며 부상 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문성민이 이탈했다. 지난 8일 한국전력전에서 경기 중 발목을 다쳐 회복기간 한 달을 진단받았다. 이미 1라운드 초반부터 외국인선수 에르난데스를 부상으로 내보내고 새 선수를 찾으며 국내 선수로만 경기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까지 빠지면서 대위기를 맞았다. 대신 3년차 신예 김지한이 라이트로 투입돼 공백을 메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손가락이 미세 골절된 세터 한선수를 대신해 지난 14일 한국전력전부터 유광우를 주전 세터로 투입했다. 베테랑이지만 이적을 거치며 경기 감각이 굳어있던 유광우는 3~4주 진단을 받은 한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주전 세터로 선두 대한항공의 살림을 맡게 됐다.
OK저축은행도 외국인선수 레오가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종아리 부상을 당해 국내 선수들로 경기하며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레오의 복귀 시점이 다가왔지만 세터 이민규와 주포 송명근이 무릎과 종아리 부상으로 100% 출전하지 못하고 관리받으며 경기하고 있다.
6라운드까지 치러지는 정규리그는 3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대장정의 끝까지 갈 길이 멀다. 시즌 초반의 ‘버티기’가 관건이다.